장문) 카가 쇼조 문장의 비밀 8문 8답(카심 피눈물)

ㅇㅇ · 2022.02.19 0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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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나발은 누구죠?

출신지나 출생에 대해서는 불명입니다.

단지 어느 인물의 행방을 찾아 오랫동안 여러 나라를 전전하는 것 같습니다.

용병일 등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한 곳에 정착하고 싶지 않고, 주종관계의 의리를 갖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죠.

젊은 아가씨의 위기를 넘어갈 수 없는 건 찾는 사람과 관계가 있는 듯 합니다.

검은 이도류고 방패는 안 씁니다.

나이는 20대 중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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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피나는 왜 레이피어를 쓸 수 있는 거죠?

파엠에선 레이피어는 왕족들이 배우는 검이라는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단지 실전용은 아닌지라 무용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별로 인기가 없지요.

피나가 레이피어를 사용할 수 있는 건 그녀의 출생에 비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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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파엠 세계에서의 마법이란?

아카네이아에는 원래부터 원시적인 신들이 존재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지요.

가토는 사람들을 인도할 때 이 신들을 이용했습니다.

마도(공격 마법이나 치유 마법)이란 용족에게 있어 순수한 기술의 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난해한데다 위험했던 거죠.

가토는 사람들이 숭배하는 신들의 힘을 빌리는 것으로 설명함으로써 그들을 납득시키고 동시에 경고한 것입니다.

불의 마법은 불의 신에게, 바람의 마법은 바람의 신에게 힘을 빌리는 것이며,

신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고된 수행을 견뎌내고 항상 마음에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마도는 자연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집적하여 컨트롤하는 기술입니다.

마도서나 성스러운 지팡이는 에너지를 집적하는 그릇같은 거라고 생각해 주세요.

에너지를 해방하기 위해선 각각의 랭크에 있어 일정 기술(키워드의 습득, 정신의 제어 기법 등)이 필요합니다.

이 기술을 키우기 위해 성직자들은 수행을 하는 겁니다.

신에게 바치는 기도로 키워드를 습득하고, 신앙심이 정신력을 높입니다.

에너지 충전 기법(즉, 마도서나 성스러운 지팡이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일부 고위 사제들에게만 전해졌으나,

나중엔 카다인에서 함부로 조제, 생산되어 대량으로 나돌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평범한 마법 이야기고, 고위 마법이라 불리는 몇몇 물건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오라, 시프, 엑스칼리버, 해먼, 옴 등 시전자가 한정되는 마법은 그 에너지의 원천이 오브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토는 이 마법들이 너무나 위험하다 판단하여 더욱 고도의 프로텍트를 가미하여 사용자를 한정했습니다(스타라이트는 그럴 여유도 없었지만요).

고위 마법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형태를 취하는 것은 이런 까닭입니다. 사용자간의 합의, 계약에 의해서만 사용권이 계승되기 때문이죠(덧붙여 프로텍트는 팔시온에도 걸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토로 인해 처음으로 신의 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카네이아 왕은 팰리스에 웅장한 성전(일반적으론 팰리스 마도궁이라 불리죠)을 세워 가토를 최고사제로 초청하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불가능하단 것을 깨달은 후엔 귀족 자제를 대량으로 가토에게 보내 성직자 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카다인으로 향하는 사람들 중엔 아직 어린아이였던 밀로아와 가네프도 있었습니다.

본래 장례, 제사 등의 사무관에 지나지 않았던 그들(승려, 시스터, 사제)들이었으나

실력을 얻은 후에는 가토의 가르침에 따라 서민 구제를 적극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병자의 치료, 약자의 구제, 날씨의 예측, 학교의 설치, 다툼의 중재 등...

이윽고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됩니다.

승려들이 서민들을 간접적으로 구제하고, 마도사들은 그들을 직접적인 위협으로부터 지켜냈습니다.

이를테면 승병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속세의 권력자들의 관여를 배제하기 위해선 자위 수단이 필요했고, 가토는 최소한의 힘의 행사를 허락하게 됩니다.

후일, 그것은 큰 실수였음을 깨닫게 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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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미셰일이 아버지를 살해한 배경은?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종주국 아카네이아에 대해 부왕이 너무나도 저자세를 취한 것.

그가 10살이 지났을 무렵 대륙 전토가 기근에 휩쓸린 적이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에서도 많은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었죠.

하지만 아카네이아는 강제로 작물을 징발했고 그 결과 수천 명에 이르는 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미셰일은 그것을 목격하고 아버지에게 항의했습니다만, 아카네이아 왕조의 권위에 두려워하는 왕은 아무런 수단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팰리스의 저속한 하급 관리들에게도 늘 바닥에 엎드린 듯 대하며 마케도니아왕으로서의 위엄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미셰일은 이 너무나도 무른 아버지에게 실망해 있었습니다.

둘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용의 제단에 메디우스가 재생하여 도루아가 재흥하고 있었습니다.

메디우스는 마케도니아에 사신을 보내 동맹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왕은 코웃음을 친 뒤 아카네이아에게 원군을 요청하여 도루아 토벌을 위한 병사를 얻어내려 합니다.

미셰일은 아카네이아가 원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만약 단독으로 싸운다면 마케도니아는 반드시 멸망합니다. 수만 명의 백성이 다시 노예가 될 것이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미셰일은 부왕의 생각을 바꾸려 안간힘을 썼으나 아카네이아의 권위를 맹신하는 아버지와는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 격론을 거쳐 부자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됩니다.

마지막으론 가네프의 모략입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불편해졌을 무렵 왕이 미네르바를 왕위 계승자로 삼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 시대에 왕위계승권을 잃는다는 것은 곧 말살을 의미합니다.

미셰일의 고민은 이 소문을 듣고 격발하여 자신의 패도를 향해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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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그때 미네르바, 마리아의 심정은?

부왕의 암살은 미셰일이 직접 실행했고, 도루아와의 동맹을 결심한 왕을 말살하기 위해 아카네이아가 자객을 보냈다 발표했습니다.

당시 전선 수비에 있던 미네르바는 전혀 사정을 몰랐습니다. 설마 오라버니가 손을 썼을 줄은 몰랐겠죠.

다만 그녀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도루아와의 동맹에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아카네이아는 믿을 수 없지만, 아리티아의 코넬리어스 왕이라면 반드시 도와줄 것이다. 시간만 벌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네르바는 부왕이 왜 갑자기 생각을 바꿔 아카네이아의 자객에게 당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전선 인계를 마치고 며칠 후 성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무렵 왕궁에서는 미셰일이 마리아의 방을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미셰일은 마리아에게 마케도니아의 위기를 알리고, 많은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인질로 도루아에 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목숨으로 수만 명의 백성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오빠를 위해서라면 자신은 어떻게 되더라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미셰일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지금에 와선 알 수 없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다는 자도 있고, 여동생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속설도 있죠.

아무튼 마리아는 아직 어린아이면서도 이후 4년이나 되는 세월을 제국의 인질로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미네르바가 돌아왔을 땐 이미 도루아와의 동맹은 성사되었고 마리아는 인질로 보내졌습니다.

미네르바는 몹시 놀라 격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리고 그 언쟁에서 부왕을 살해한 건 오빠라는 걸 깨닫게 된 겁니다.

미셰일은 미네르바에게 쏘아붙입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더 이상 나를 거스른다면 동생이라도 용서치 않는다.

만약 우리가 도루아와의 맹약을 어긴다면 마리아의 목숨은 없다.

너는 나라와 동생 모두를 배신할 셈이더냐, 라고...

고민 끝에 미네르바는 오빠에게 굴복했습니다. 그녀의 원통함은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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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오그마가 타리스를 섬기는 이유는?

오그마가 태어난 곳은 귀양지로 알려진 페라티 섬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노예상인들에 의해 노르다의 거리로 끌려왔습니다.

그리고 아카네이아 귀족들에게 팔려나가 검투사로 키워집니다.

검투사란 말하자면 경마의 말 같은 것입니다.

싸워서 이기면 주인에게 상금이 돌아가지만 지면 죽습니다.

노예임에 틀림없지요.

하지만 오그마는 타고난 감과 단련된 육체로 상대를 계속 압도하여 14세에 맞은 첫 경기부터 한 번도 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대륙 최고의 검투사로서 명성을 얻지만 동시에 고통의 발단이 되어갑니다.

부자의 향락을 위하여 약자끼리 싸워 피를 흘린다는 하루하루를 견딜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망을 결심하지만 동료들을 대신해 붙잡여 광장에서의 공개처형, 그것도 고통스럽게 죽는 매질을 당합니다.

백, 이백, 삼백... 피부는 찢어지고 뼈마저 으스러집니다.

의식이 흐려질 때면 물벼락을 쏟아 정신을 잃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강인한 육체를 가진 오그마에게 그것은 지옥의 고통이었습니다.

멀찍이 바라보는 군중들은 외면하며 아무도 도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가 불쑥 튀어나와 오그마의 몸에 매달린 것입니다.

형 집행인은 황금히 내리치는 손길을 멈췄지만 기세가 오른 채찍은 멈추지 않고 무참히 소녀의 몸을 상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소녀는 도망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피로 범벅이 된 오그마의 몸을 감싸며 형 집행인을 노려봅니다.

소녀의 의연한 태도에 군중은 놀라고, 이윽고 큰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옵니다.

오그마의 주인인 귀족은 사람들의 역정이 두려워 마지못해 오그마의 해방에 동의했습니다.

소녀는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그를 사들여 필사적으로 간병했습니다.

그리고 겨우 의식을 되찾은 오그마에게 자유뿐만 아니라 생활의 보탬을 위해 어머니의 유품인 소중한 티아라까지 주려 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저주하던 사내는 이때 비로소 사람의 따뜻함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오그마의 아버지는 팰리스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처형된 아카네이아의 하급 귀족이라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어머니는 페라티에서 오그마를 돌보다 죽었습니다.

그루니아 출신의 사람답게, 아름다운 여인이었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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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7. 레나와 미셰일의 관계는?

레나의 집안은 마케도니아에서도 상당히 유력한 귀족(사병을 거느리는 영주)입니다.

어머니는 그루니아 왕국의 궁정 사제였던 사람의 딸로, 레나의 시스터로서의 능력은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레나는 열 살 무렵 어머니를 여의고, 그루니아의 할아버지 슬하에 맡겨져 성직자로 자랐습니다.

그루니아에서의 몇년간은 레나에게 있어서 행복한 나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스터로서의 능력을 같춘 레나는 할아버지와 함께 그루니아의 벽지로 나가 성직자로서의 의무를 다하게 됩니다.

그루니아의 자연은 실로 엄격하여, 많은 개척 농민이 오랑캐의 습격과 풍토병에 시달렸습니다.

레나는 늙고 쇠약해진 할아버지를 도와 그들을 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루니아의 청년 무관으로 있던 카뮤와 알게 된 것도 이 무렵입니다.

카뮤는 그루니아 왕가에 버금가는 명문 귀족 출신이었으나, 타락하고 서민의 보호를 망각한 귀족(기사 계급)들에게 정나미가 떨어져

스스로의 요청으로 변방의 개척촌들을 지켜내고 있었습니다.

오랑캐와 도적들에게 '그루니아의 흑기사'라 불리며 두려움받던 카뮤 장군이었지만,

평소에는 농민들과 함께 이마에 땀 맺히게 일하고, 아이들과 놀고, 굴하지 않는 미소도 지어 보이는 마음씨 착한 청년이었습니다.

아직 어렸던 레나에게 카뮤의 삶은 누구보다 숭고한 것으로 비춰졌습니다.

자기희생이 부재한 정의는 위선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카뮤와 함께한 소녀 시절의 나날은 레나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듯 합니다.

시대는 동란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부왕을 암살하여 왕권을 손에 넣은 미셰일은 민심 장악에 주력했습니다.

이 무렵 그루니아에서 소환된 레나는 양아버지의 명에 따라 마케도니아 왕궁에 있었습니다.

미네르바 왕녀가 데려온 시스터로서 말입니다.

미셰일이 자신의 반려로서 레나를 원한 것은 그녀가 아름답고 총명했던 것도 있지만,

동시에 레나의 양아버지 등 구체제의 유력 귀족들을 회유하려는 목적도 있엇습니다.

선왕의 사인을 아는 자는 일부이지만 귀족들의 동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레나는 다른 귀족 아가씨들에게 부러움의 눈초리를 샀습니다.

미셰일은 왕태자 시절부터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사람들은 그야말로 아카네이아의 굴욕적 간섭(간접지배)로부터 조국을 지켜주리라 믿었습니다.

많은 처녀들이 그의 영웅적인 풍모를 동경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측실이라도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레나는 미셰일의 청혼을 거절하고 그 앞에서 사라진 것입니다.

레나의 운명은 이후 가루다, 데빌 마운틴, 그루니아 성으로 흘러가게 되지만, 그것은 또 다음 기회에.

여담으로, 마치스는 여동생이 미셰일을 싫어하여 도망쳤으며, 자신이 그 원망을 산 것이 아닐까 우려했지만, 그것은 조금 다릅니다.

미셰일은 구체제 측의 유력 귀족들을 제압하기 위해 마치스 외에도 수많은 귀족 자제들을 전쟁터로 몰아넣었습니다.

반란을 방지하기 위한 인질로서죠.

미셰일이 레나를 원망했냐면 그것도 좀 다릅니다.

미셰일은 레나의 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런 만큼 복잡한 생각도 있었을 것입니다.

레나가 고향을 떠날 때도 미셰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해한 후의 미셰일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노라고 맹세했지만,

그럼에도 가끔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여림이 아리티아의 애송이가 세계의 패자가 되는 것을 허락하고 만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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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카심이 사기꾼으로 불리게 된 건 어째서죠?

카심은 타리스의 사냥꾼입니다.

시다보다 세 살 정도 나이가 많고, 타리스 성 아래에선 효자로 평판이 높습니다.

그의 집은 가난하지만 자식이 많아, 어린 남동생과 여동생이 일곱 명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사냥꾼이었지만 그닥 열심히 일하지는 않았고, 낮부터 흥청망청 마셔댄 적도 많습니다.

카심의 집은 부지런한 어머니와 카심 덕분에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어머니가 아홉 번째 아이를 출산하고 그대로 쓰러져 버린 것입니다.

산후조리가 나빴던 탓일까요? 아무리 한심한 아버지라도 과연 한 집안의 기둥, 자신에게 맡기라며 가루다에 돈을 벌러 가지만, 그대로 소식이 끊깁니다.

카심 집안 열 명의 운명은 장남인 카심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이 상태로는 타리스에서 사냥을 하던 것만으로는 도저히 먹고 살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큰 여동생인 린에게 뒷일을 맡기고 타리스를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오빠..."

"미안해, 린. 너한테만 힘든 일을 맡기게 되는구나."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거야.

엄마 병간호도 하고, 동생들도 돌볼 수 있어.

그래도 오빠, 부탁이니 빨리 왔으면 좋겠어. 엄마 약을 살 돈이 모이면 바로 돌아와줘.

우린 참을 수 있으니까. 다 같이 일하면 되니까."

"응, 알았어. 가루다에서 한몫 잡으면 좋은 돈벌이가 된다고 들었어. 그러면 어머니 약도 살 수 있고, 너에게 여자다운 옷도 사줄 수 있을 거야."

"내 옷은 사주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무리하면 안 돼. 나, 오빠가 좋은걸. 오빠까지 없어지면 싫어..."

"바보, 울지 마! 나는 아버지와 달라. 그 녀석은 우리를 버렸지만 난 반드시 돌아올 거야. 린, 약속할게. 오빠를 믿어!"

이렇게 해서 카심은 가루다의 해적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시다의 목숨을 건 설득에 감명받아 동맹군에 참가합니다.

시다가 준 약간의 돈은 약과 함께 린에게 전해졌습니다.

그 후에도 카심은 시다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당장 고국에 돌아가지는 않고 동맹군의 일원으로서 계속 싸웠습니다."

암흑전쟁의 종결 후, 카심은 비로소 가족이 기다리는 타리스로 돌아갑니다.

그 손에는 어렵게 구한 옷가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린, 기뻐해 줄까... 그 녀석이라면 분명 어울리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타리스로 가는 길을 서두릅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자 이미 모든 것이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린은 병든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위해 스스로를 노예 상인에게 팔았습니다.

카심으로부터 보내지는 돈이 끊기자, 그녀에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카심은 반 미치광이가 되어 여동생을 찾아다녔습니다.

워렌의 누추한 술집에서 변해버린 여동생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어느 추운 겨울날의 일이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된 린은 차가운 바닥에 눕혀져 있었습니다.

카심은 그녀를 힘껏 끌어안고 울며 몇 번이나 사과했습니다.

린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카심이 수전노나 사기꾼으로 불리게 된 것은 영웅전쟁이 시작된 후였습니다.

카심은 동료들에게 경멸받고, 세상으로부터 비웃음을 샀지만 결코 본심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단지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바칠 뿐이었습니다.

그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카심이 경험한 비극은 이 시대에선 흔히 있는 일이니까요.

하찮은 이야기라고 웃을 수도 있습니다.

단지 카심에겐 세계를 구한다느니, 조국을 지킨다느니,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것 등은

사실 아무래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의 밑바닥에 놓여 여동생 하나 지켜낼 수 없는 자신이 대체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할 건 없겠죠.

린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

"오빠, 약속... 잊으면 안 돼. 모두를... 지켜줘..."

그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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