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그냥 반에서 평범한 A였다. 반애들이랑 축구도 하고 야자 째서 피씨방 가고 그냥 그런 평범한 남고생. 중학교 시절에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조금 힘들었던게 트라우마가 됐고 거기에 남중, 남고였던지라 연애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래서 러브코메디라 부르는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꽤 봤다.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대리만족 하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요즘은 보기가 싫더라. 성인 되고나서는 애니자체도 잘 안보게 되었지만 특히 럽코물은 보면 볼수록 현실과의 괴리감 때문에 더욱 비참하더라. 차라리 판타지나 액션물 같은거는 너무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니 가상체험의 느낌으로 재밌게 볼 수 있겠지만 럽코물은 내 주변에 경험할 수 있을것 같으면서도 현실과는 다른 애매한 괴리감 때문에 볼수록 기분이 나빠지더라. 밤에 달달하고 밝은 빛의 럽코물을 보고 폰을 끄면 느껴지는 어둠과 창밖의 거친 차소리, 그리고 암울할 내일을 맞이하는 고요한 밤에 누워있으면 애니랑 내 삶이랑 너무 대비가 되어서 급격히 몰려오는 공허함과 우울함에 심장이 짖눌리는 감정이 든다. 어두운 기운의 사신이 심장속에 들어와서 알맹이만 빼가는 좆같은 느낌. 니들도 비슷한 느낌을 느껴봤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애니장르가 보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