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자데친 시절부터 모솔갤 오 년 차,

지금 스물다섯 쳐먹고 이제야 목소리 재능이 발현돼서 아줌마부터 12년생 띠동갑한테까지 목소리 좋다는 소리, 꼴린다는 소리 듣는다

와꾸 안 보이는 인터넷 아무 곳이나 가서 입 열면 남녀와 국적을 불문하고 목소리 좋다, 성우 같다, 어디서 들어 본 목소리 같다 하는 놈이 나온다

존나 서러운 게 뭔지 아냐?

목소리가 존나 탑티어급으로 좋아도 듣다 보면 질리고 질리면 난 더 이상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없음

들으면 키 클 것 같다, 잘생겼을 거 같다 이 지랄 하는데 내 현생은, 내 껍데기는 그 망상을 충족시킬 수가 없어

나이는 나이대로 쳐먹고 있는데 이걸로 인터넷상에서 트롤하는 거 말고 아무 짝에 쓸모가 없다고

나한테 필요한 건 그저 단 한 사람뿐인데 사람 바퀴벌레처럼 바글바글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도 날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정신병에 걸린 것 같이 고통스럽다

예전엔 안 그랬거든? 요즘은 일어나면 하루종일 숨이 막히고 그만 살고 싶어지는데 어떡하냐?

오늘도 나 보고 목존잘이라는 여초딩한테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버추얼 세상에서 놀았음

그러고 있는 딱 그 순간만 마음이 평온해지는데

이게 스물다섯 쳐먹은 남자의 정상적인 삶이냐? 호흡기 달고 생명 유지만 하는 느낌이다 진심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