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에 입학해서 며칠 뒤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영재학교 3학년이다. 대학은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 합격함.

가끔씩 눈팅하다보면 요즘은 좀 덜한거같은데 뭐 서경한어쩌고 하면서 순위매기기에 인생이 걸린거 마냥 목에 핏대 세우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마디 하고 감.

내 애기를 좀 하자면, 내가 영재학교 입시 할때만 해도 1차 서류를 여러장 쓸 수 있었음. 보통 2~4개학교에 원서를 넣고 그중에 1차 합격한 학교중에 하나 골라서 2차시험을 보러가는 형식이었지. 나는 원래 A 학교에 가고 싶어서 A/B/C 이렇게 원서를 세장 씀. (B/C는 보험으로) 딱히 서류에서 결격 사유는 없었고 2차 시험도 A학교 형식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던 찰나, A 학교 서류를 떨어져버림. 원래 입시라는게 그렇게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잖아?

그래도 다행이 B/C는 붙었길래 급하게 시험 일주일 앞두고 B 학교로 시험을 준비함. 그리고 결국 B 학교에 최종합격함. 원래 A 학교를 가고 싶었어도 마냥 영재학교에 합격했다는게 기뻐서 B 학교에 열심히 다님.

다녀보면서 느낀게, 영재교 입시할때만 해도 엄청 중요해보였던 영재학교 서열(?)이 막상 학교 다녀보면 크게 의미가 없음. 서과영 학생이라고 뭐 다 잘하는거도 아니고 광주라고 해도 뭐 못하는거도 아님. 오히려 학교이름보다 그 학생의 전공이나 실력이 훨씬 더 중요함. 당연한거임.

그리고 진짜 중요한건 고등학교 학벌이 아니라 대학교 이름임.

23학년도 서울대 진학자수를 보면(서울대진학자수/고3수)

서울 77/129

한과영 28/123

대구 43/93

인천 33/78

광주 38/96

대전 27/89

세종 32/86

경기 57/126

이렇게임 퍼센트로 따져서 계산하면 각각 60, 23, 46, 42, 40, 30, 37, 45 이렇게임. 막 큰 차이가 있어보임? 뭐 서울이 조금 높고 한과영이 조금 낮고 그런거 빼면 다 비슷비슷함. (글고 애초에 한과영은 서울대 말고 카이스트 kpf (간단히 말해서 장학금 주는건데 서울대에 비견될 정도로 좋은거임)도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아서 좀 다름.) 그리고 저 조금씩 차이나는 퍼센트들도 너네들이 항상 순위놀음하면서 매긴 순위랑 비교해보셈. 많이 다를걸?

그리고 이거도 해마다 다 다름. 그 예로, 올해 세종은 서울대를 50명 넘게 합격함. 86명중에 50명이라 잡아도 58%임. 이거는 그냥 학교가 잘한거도 있지만 그 기수 애들중에 똘똘한 애들이 많은거임.

결론적으로 8개중에 어느 학교를 가든, 네가 열심히만 한다면 학교 이름때문에 네가 원하는 대학을 못간다거나 그런 상황은 절대 발생하지 않음. 

그리고 영재고가서 대입도 중요하겠지만 대학가러 영재고감? 물론 일부는 맞는 말이지만, 영재학교는 오직 대입만 말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곳임.

영재학교에 입학한다면 3년동안 그 어디에서도 쌓을 수 없는 추억과 경험을 하게 될거임. 입학할때의 너와 졸업할때의 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거임. 

이런건 학교 입결이나 입학생 수준하고는 별 관련이 없음

8개 영재학교가 다 하나하나 개성이 있고 다름.

하다못해 당장 전자기기 규정만 봐도 어떤 학교는 밤까지 완전히 자율이고 어떤 학교는 규정이 빡세서 거의 모든 연락을 pc 카톡으로 해야하는거 알고 있음?

서울에서 서과영 가려면 그냥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가면 되지만 한과영 오가려면 기차표가 왕복 5+5 해서 10만원인거 알고 있음?

그에 반해 오송역이나 대전역은 2+2=4만원임

이런 진짜 사소하면서도 큰 차이들

순위 매기고 광주가 인천보다 높니 낫니 이런걸 따질때가 아니라 자기 수준, 사는 지역, 흥미, 희망 전공 이런걸 토대로 자기한테 가장 잘 맞는 학교를 찾으면 되는거임.

잘 모르겠으면 일단 닥치고 공부나 해라 솔직히 8개중에 어딜 가도 다 좋은 학교니까.

내가 영재고 입시 한게 딱 4년 전이네. 4년전 겨울방학에 학원 다니면서 열심히 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임. 지금 공부한거 어디 안가니까 열심히 해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