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백매에 대해서 말하자면 신룡이랑 이갑연도 따라와야 하는데 그랬다간 이 글이 끝도 없을 거 같기에 백매만 써봄.

맨날 백매 욕하면 ‘이 만화를 제대로 봤으면 백매가 악역이 아니라는 걸 알텐데?’ ‘또 여캐 배제하냐?’ 이딴 반응을 하는데, 니들은 백매가 여캐여서 욕 하는거냐? 아니면 백매가 의지 없이 웃음 팔고 몸 팔았기 때문에?

여캐여서 욕하면 명영이나 홍화는? 욕하는 이유가 백매가 기생이라는 이유라고?

일단 백매가 한 짓들을 보면 백매가 남자여도 욕 먹었을거고 그냥 평범한 과거서사 혹은 엄청나게 불행한 과거서사를 가졌어도 욕 먹었을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매 팬층들 뿐만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백매 쉴드하기 바쁜데 그 이유는 전적으로 랑또한테 있다.

애초에 랑또가 묘사한 백매의 피해자들을 봐라. 전형적인 가부장적 사상에 이기주의 개념의 화가남이나 아무 노력 없는 도련님들에 서로 죽이려고 하는 궁안의 인애 없는 궁인들, 남이 잘 되는 꼴은 못 보는 백성들. 이 사람들을 죽이고 처벌할 때 대부분 반응들이 어땠나. 잘 됐다, 속 시원하다, 백매는 진짜 전부를 알고 행동한다, 죽은 사람에 대한 동정은 없었고 대부분 이런식이었음.

피해자들을 만약에 정기나, 아니면 명영이 동생처럼 묘사했어도 똑같은 반응이 나왔을까? 백매한테 당한 피해자들을 이기적이고, 전부를 모르고 인애는 없으며, 누군가에겐 가해자처럼 묘사하는데 이들을 처벌하는 백매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있는 사람이기에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은 처벌’하는 것처럼 보여줌.

또 백매는 언제나 ‘전부를 알고 있으며’ 하난이는 ‘악을 모르며 그렇지 않다’라고 하고 백매는 산전수전 다 겪고 인간의 악과 선을 모두 안다고 함.

그럼 얘말고 다른 캐릭터들은? 애초에 작중에서 과거서사나 서사가 제대로 나온 캐릭터는 백매, 갑연, 사군자, 명영 정도임. 주인공조는 복아 등이 왜 그런지, 정기가 백정으로써의 삶이 어땠는지, 홍화가 사당패에 갇혀지내면서도 선을 선택한 이유가 뭔지, 전~혀 나오지 않음.

여기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캐릭터 활용성임. 백매는 알다시피 ‘욕망’의 상징임. 그럼 복아는? 한설이는? 정기는? 얘네가 뭘 상징하는지 나온적도 없음.


그럼 그나마 설정을 준 홍화랑 비교해보면 홍화는 ‘살아있는 감정’의 상징임. 게다가 백매와 부모 손에 팔려간 과거도 비슷하고 랑또가 공식으로 둘은 안티테제 캐릭터라고 했음. 근데 얘네가 직접적인 비교가 있었냐? 상황이 비슷했던 둘을 비교하면서 선과 악을 비교했었어야 했음. 홍화 과거가 나온적 있음? 홍화가 작중에서 한 일이 뭐지? 결론적으로 추국이 죽인 거? 백매가 자살하면서 살아남.

명영이? 명영이가 한 일은? 궁으로 들어가서 복아 죽는거 못 막았고 백매 위해서 천동지에 글 쓰고 신룡 역린도 못 찾았고 한 일은 백매 위해 천동지에 글을 씀으로써 복아가 죽는걸 그저 슬프게 지켜보며 복아와의 진심을 보여준거. 그 진심을 봤기 때문에 백매가 ‘아 세상에 진심이 존재하는구나’를 깨닫고 신룡을 위해 죽음.

다른 주인공조? 마찬가지임. 한설이도 신룡 역린 못 찾았고 왕한테 뭘 전했는지도 안 나오고 돌 됨. 정기 기껏 매화 자른것도 원상복귀, 홍화가 추국이 죽인것도 원상복귀, 복아는 그냥 죽음. 백매는 자결함으로써 춘매가 돌아와 신룡이 참회하고 죽은 사람들 다 살리고 처절한 후회한 뒤 영면에 들어감.


백매가 여태껏 저지른 악행들은 일단 수백명 살인 및 방관에 득용이 엄마 죽이는거 방관에 득용이 나라에서 쫓기는 신세 만들고 사치에 사군자 정신고문.

백매가 “그래도 너희가 나로 태어났으면 똑같이 했을걸? 너 나 어려울 땐 안 도와주더니 왜 이제와서 내가 한 일을 탓함? “이라하면
명영이랑 하난이는 “네 말이 맞음.. 할 말 없음..” 하는데 뭐 하자는거임? 랑또가 백매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 대체 뭐임? 결국은 뭐든게 사회 탓이라는 거임?

말하자면 백매의 말은 궤변 그 자체임. 모두가 같은 상황에서 같은 결과를 내면 애초에 선과 악이 왜 있겠음? 주인공조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을 선택한 것은 도덕적인 윤리나 그들에겐 어느순간 손을 잡아준 존재들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존재는 백매에게도 있었음. 오빠도 있었고 임금도 있었다고.

그렇다고 주인공조의 그런 존재들이 한결 같았음? 복아는 명영이가 자기를 떠난다는걸 알고있었고 정기는 동생들을 잃었으며 홍화는 정인과 시어머니를 잃었음. 만약 백매가 이들의 상황이었으면? 도련님? 결국 날 떠나는구나 진심 아니네? 나 행복하게 해준다더니 상소문 올려서 죽네? 여자 때문에 나까지 죽게만들었네? 이렇게 생각했을거임. 왜냐면 한 번 진심을 잃은 오빠와 임금에게 이렇게 대했으니까.


결론은
1. 백매를 욕하는 이유는 백매가 한 악행 때문이고
2. 랑또의 온갖 힘을 준 악역미화에 성녀 취급 된 결말과
3. 지나치게 몰빵된 과거서사 + 서사
4. 백매가 한 궤변같은 말들이 진리처럼 떠받쳐 지면서 일부 캐릭터들 캐붕
5. 모든 악행이 ‘신룡의 진심을 확인하고 싶었던 과정’이라는 한 줄짜리 정당화  

니까 백매가 여캐라서 욕한다니 뭐니 그딴 말 하지말자. 유료화 된다기에 정주행 하려다 댓글 보고 빡쳐서 적음. 소장은 후반부만 했는데 ㅈㄴ 아깝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