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는 워썬더 소련 해상트리 BR 4.3에 위치한 선도구축함이다.

모스크바는 소련 성립 이후 최초의 해군 건함 프로젝트였던 Project 1급의 3번함으로써 건조됨. 적백내전과 외국 간섭기를 거치며 안그래도 러일전쟁과 1차대전을 거치며 거덜나 있던 러시아제국해군의 잔존함선들은 말그대로 찌꺼기만 남은 상황이었고, 그나마 살아남은 함선들도 구식인 상황이었음. 결국 1925년부터 소련해군은 유럽에 파견단을 보내며 자국 해군의 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기 시작했고,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선도구축함(Destroyer Leader) 개념이었음. 일반적으로 구축함전대의 기함은 경순양함이 맡기 마련이지만 이 두나라는 해군군축조약 이후 부족한 배수량 쿼터로 인해 구축함전대의 기함을 순양함에게 맡길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기존 구축함보다 크고 화력은 세지만 경순양함 수준은 아닌 선도구축함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내 건조하기 시작함. 아직 순양함급 대형함선을 만들 능력이 없던 소련에게도 이 선도구축함이라는 개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음.

Project 1급 1번함 레닌그라드의 도면

Project 1급은 말그대로 소련해군의 야심작이었는데, 일단 덩치부터 무려 만재배수량 기준 3,000t급의 대형구축함이었음. 동시기에 영국이나 미국조차도 만재배수량 기준 2,000t을 넘어가는 구축함이 없고 10년 이상 지난 1942년에야 3,000t급 구축함을 등장시키는 걸 보면 소련이 이 구축함에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는가가 보여짐. 3개의 보일러와 스팀터빈에서 나오는 66,000마력의 고출력 역시 비록 6년 먼저 나왔지만 같은 선도구축함인 샤칼급의 49,000마력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구축함급에 어울리지 않게 3개의 추진축을 가진 Project 1의 최고속도는 40노트(74km/h)까지 치솟았다. 무장 역시 기존 소련 구축함들이 쓰던 102mm가 아닌, 순양함이 쓰던 130mm의 구경을 채택하였으며, 아예 포도 기존의 130mm 1913년형이 아닌 신형 B-13주포를 5문 장착하기로 결정함. 어뢰 역시 소련 해군 수상함 최초로 533mm 구경을 도입했으며, 4연장 발사관 2기를 장착하였다. 대공무장은 45mm 21-K 2문과 12.7mm DShK 4정을 장착함. 이들을 통제할 화력통제시스템은 이탈리아 갈릴레오사로부터 수입함. 참고로 원래는 수상기까지 달려다가 아 이건 아닌데요하고 포기함.

항해중인 모스크바

이렇게 야심차게 시작한 Project 1은 러시아/소련 해군 군함들의 전통을 깨고 발트함대보다 흑해함대를 중심으로 배치되는데(발트 함대 1척, 흑해함대 2척), 이는 소련해군의 흑해지역 주적이던 로마니아가 1930년 영국으로부터 신형 구축함을 2척 구매했기 때문임. 이런 안보상황 변경과 처음 해보는 군함 설계/건조인만큼 생기는 시행착오, 여기에 130mm B-13의 개발지연까지 겹쳐져 Project 1의 실질적인 건조는 1932년에야 시작하는데, 특이하게도 1번함인 레닌그라드가 1932년 11월에 건조를 시작한 반면 2번함과 3번함인 하르코프와 모스크바는 한달 전인 1932년 10월에 건조를 시작함. 취역 역시 상당히 뒤쳐지는데 레닌그라드는 1936년 12월에야, 하르코프와 모스크바는 레닌그라드에서 찾아낸 문제점을 최대한 뒤 1938년 11월과 1938년 8월에야 취역함.

항해중인 모스크바

모스크바는 1938년 8월 취역 직후 흑해함대 제3 경임무전단(Divison of Light force Unit을 더 잘 해석해줄 인간 찾음)의 기함을 맡고 있었음. 같은 해 11월에는 터키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의 사망을 위로하는 소련 조문단을 수송하는 임무를 맡음. 그러고는 별 일 없이 세월을 보내다가 1941년 추축군의 소련 침공이 시작되자 보복 차원에서 참전국이던 루마니아 해안가 포격에 들어가는데...

출항중인 모스크바. 모스크바(Москва)의 이니셜 Мс가 눈에 띈다.

루마니아의 항구도시 콘스탄자에 대한 포격 임무 도중 1941년 6월 26일 새벽 05시 21분, 모스크바는 갑자기 3번포탑 밑의 폭발로 인해 침몰했다. 워낙 갑작스러운 침몰이다보니 원인조차 불분명한데,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루마니아가 설치한 기뢰를 건드렸다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해당 지역에서 작전하던 소련 잠수함이 적으로 오인해 투하한 어뢰가 맞았다는 의견이 있음. 덕분에 동형함인 레닌그라드나 하르코프(이쪽은 1943년 얄타 공격 중 침몰하면서 멈춤)이 그나마 현대화 개장하면서 대공이 늘어난데 비해 모스코바는 대공이 병신임.

솔직히 2번함인 하리코프가 Project 7U 뒤에 나오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이쪽은 마지막 작전 때는 37mm 대공포 7문에 76.2mm 2문으로 대공도 확실한데다 순양함 트리에 있는 크라스니 캅카스랑 크라스니 크림이랑 같이 작전했음. 그에 반해서 모스코바는 그냥 가장 먼저 침몰했다는 거 빼고는 눈에 띄는 특이점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