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213 USS Barker와 DD-336 USS Litchfield는 워썬더 미국 해상트리 BR 3.7에 위치한 구축함이다.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미해군은 기존의 구축함들이 무장이 부족하고 항속거리가 짧아 원양에서의 함대 보호라는 임무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에 미 해군은 'thousand tonners'라는 일련의 1,000t급 구축함들을 계획했지만 이들을 전쟁기간 동안 대량양산하기에는 복잡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 능파성이 떨어져 원양항해에 불리한 평갑판형 선체를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대신 배수량을 1,200~1,300t으로 올린 구축함들을 대량양산하기로 결정한다. 칼드웰급 구축함 6척이 먼저 건조되었고, 여기서 개선점을얻어 윅키즈급 구축함 111척이 추가로 건조되었으며,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함급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 클렘슨급이 되시겠다.

1번함 DD-186 USS C클렘슨, 1919년

  평갑판형 구축함의 최종단계인 함선이었지만, 클렘슨급의 취역은 전쟁이 끝난 1919년 12월부터에서야 이뤄졌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이런 경우 함급의 건조가 대폭 축소되기 마련이었지만, 1차 세계대전 때는 아직 해군 군비경쟁이 남아있던데다 워낙 미해군이 가지고 있던 구축함이 적었던 탓에 전쟁 후에도 건조가 지속되어 총 156척이 취역하였다. 클렘슨급은 플레쳐급 이전 미국에서 가장 많이 건조된 구축함이었다. 무장은 기존 윅키즈와 동일했으나 설계 단계에서 주포인 4인치 50구경장 함포를 5인치 51구경장으로 개장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하지만 5인치 51구경장 함포를 장착한 구축함은 5척에 불과했으며 독특하게도 DD-208 USS 호베이와 DD-209 롱은 4인치 50구경장 단장 함포를 연장 함포로 교체하였다.

DD-209 롱의 모습. 4인치 50구경장 연장 함포를 장착한 모습을 볼 수 있다.

  1923년 미 해군 최악의 해상 재해 중 하나였던 '혼다 곶의 재앙'으로 인해 7척이 침몰하기도 했던 클렘슨급은, 1930년 보조함의 수량을 제한한 런던 해군조약으로 인해 54척이 퇴역을 하게 된다. 이중 5척은 미군이 꼼수로 코스트가드에 경비함으로 보냈다가 타국의 비판에 다시 구축함으로 복귀시키는 촌극을 벌여야 했으며, 그 대가로 1937년 4척이 어뢰를 제거하고 기뢰설치용 렉을 설치하여 기뢰함으로 전용된다.

미 해군 최악의 재앙 중 하나인 혼다 곶의 재앙. 안개가 낀 상황에서 기함인 USS 델피가 좌초되었을 때 후속함들이 미처 제때 확인하지 못해 생긴 사고였다.

  이미 1932년 패러것급의 취역과 함께 구식 취급을 받던 클렘슨급은 1939년 2차세계대전이 시작되자 전장에서 굴려지기 시작한다. 우선 1940년 미 해군의 구축함과 영 해군의 해외전개 기지를 교환함에 따라 20척의 클렘슨급이 다른 30척의 평갑판형 구축함들과 함께 영국으로 넘어가 유보트를 막기 급급했던 영 해군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이들은 타운급이라는 별개의 함급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타운급에 대해서는 영국 리뷰때 보도록 하자. 전쟁이 진행되고 신형 구축함들이 취역함에 따라 클렘슨급들은 소해함이나 수송선등으로 개조되기 일쑤였으며, 결국 1945년 전쟁이 끝났을 때 미 해군의 클렘슨급들은 온전히 구축함으로 남은 함선보다 다른 목적으로 개조한 함선들이 더 많을 지경이었다. 이후에는 군축으로 인해 1946년까지 전량 퇴역하게 된다.

1920년대 항해중인 DD-213 USS 바커

  USS 바커는 1919년 12월 27일 취역하였다. 이후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던 USS 바커는 1929년 점점 긴장이 고조되던 아시아 지역에 주둔하게 된다. 1930년대 12.7mm M2 중기관총 2정을 추가하는 개량을 받은 USS 바커는 계속 아시아지역에 주둔하다 태평양 전쟁을 맞이하게 되며, 이후 계속 동인도 제도 주변의 초계임무를 돌다 1942년 1월 9일 경순양함 2척과 구축함 5척의 엄호를 받는 수송선단에 합류하여 필리핀 지역의 미육군 증원을 도왔다. 이후 1942년 5월 캘리포니아에 도착할 때까지 태평양 지역의 초계임무를 돌았던 USS 바커는 다시 한번 개장을 받게 되는데, 3인치 23구경장 대공포와 12.7mm M2 기관총, 기존 폭뢰투사기를 제거하고 6기의 20mm 오리콘 기관포와 폭뢰투하레일을 설치한다.

1942년 8월 개장 직후 태평양으로 다시 나온 USS 바커

  1943년 3월 USS 바커는 그동안 주둔하던 태평양을 떠나 대서양으로 재배치된다. 6월 27일부터 유보트 사냥 임무를 수행중이던 CVE-13 코어를 중심으로 한 TG 21.12에 합류한 USS 바커는 7월 13일 U-487의 생존자 33명, 8월 24일 U-185의 생존자 36명을 구조한다. 이 두 유보트 모두 CVE-13 코어의 함재기들이 격침시켰다. 이 것이 USS 바커의 마지막 일선 임무로, 1943년 9월 이후 USS 바커는 1945년까지 6차례의 수송선단 호송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아직 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1945년 7월 18일 퇴역한 USS 바커는 1945년 11월 30일 매각되어 스크랩됨으로써 함생을 마무리 하였다.

U-185의 생존자를 이송중인 USS 바커의 승조원들.

1930년대 중반 항해중인 DD-336 USS 리치필드

  DD-336 USS 리치필드는 1920년 3월 20일 취역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USS 리치필드는 신생 터키공화국과 그리스의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출항한 39전단에 합류하여 1922년 6월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USS 리치필드는 1922년 9월 터키 내의 기독교 도시였던 스미르나에서 일어난 (터키군이 일으킨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대화재에서 그리스와 아르마니아계 난민들을 그리스로 이송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온 USS 리치필드에는 무공훈장을 받은 터키계 미육군 일병 조지 딜보이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이후 1930년대 USS 바커와 같은 개량을 거친 USS 리치필드는 1937년 태평양함대에 배속되어 진주만에 주둔하게 된다. 1941년 12월에도 USS 리치필드는 진주만에 주둔중이었지만, 다행히 12월 6일 잠수함 한척을 대동한 채 나간 USS 리치필드는 진주만의 참극을 피할 수 있었다.

1919년 8월 12일 진수중인 USS 리치필드

  이후에도 1944년까지 진주만에 계속 주둔하던 USS 리치필드는 출항하는 잠수함 엄호, 진주만 경비로 시간을 보내다 1944년 1월부터 진주만에서부터 미드웨이나 에니웨톡으로 향하는 수송선단 엄호에 들어간다. 이런 임무 도중 1944년 8월 불시착한 PBM 마리너의 승조원들을 구조하기도 한다. 수송선단 엄호 와중에도 정박한 함선에서 잠수함들의 훈련을 돕던 USS 리치필드는 1945년 3월 괌으로의 마지막 수송선단 임무 이후 자신의 잠수함들과의 강한 유대관계를 입증이라도 하듯 3월 31일 아예 잠수함 보조함인 AG-95로 개명되고 만다. 그대로 7월 21일 괌에서 출발하여 8월 9일 진주만에 도착한 USS 리치필드는 바로 퇴역이 결정되었으며 1945년 11월 28일 퇴역하여 1946년 3월 26일 필라델피아 해군공창에서 스크랩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