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하야리가미2' 中)

근래 도시괴담을 모방한 듯한 사건들이 다수 벌어지는 중인 G현, 특수수사반에 편입된 주인공들은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 그 배후를 쫓기 시작하는데.

순수 공포물이나 호러 수사극 정도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온갖 패러디를 진창 섞어놓은 코미디에 가까워요. 제 경우 유머코드가 그럭저럭 맞는 편이어서 재밌게 잘 플레이하긴 했네요. 하지만 아무래도 유머코드조차 매니악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게임은 아닌 듯 ㅋㅋ;;

오히려 수사물스러운 부분들이 너무 많았던 게 아쉬운 포인트. 사건의 수수께끼 따위는 얼른 집어치우고, 수사물은 뼈대만 남긴 채로 나머진 싹 코미디로 치환해서 장르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을 거에요. 뭔가 있는 척 하기엔 사건설계가 원체 부실해서, 진지해지는 순간마다 게임이 바보같아지거든요.

분기시스템...은 좀 별로네요. 사건 하나에 무조건 '과학적 수사 루트'와 '오컬트적 수사 루트'가 따로 있는데, 애초에 사건이 전부 오컬트 사건이라 이걸 과학적으로 수사해서 플레이어가 얻을 게 없어요. 분기 시스템을 넣었다면 각 분기의 엔딩마다 얻는 정보가 다 다르고 이걸 규합해서 진엔딩으로 달려가는 그런 맛이 있어야된다는 게 제 지론이거든요. 각 엔딩이 게임 전체에 반드시 필요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굳이 엔딩이나 루트가 여럿 존재할 이유가 없죠.

나머지 게임 시스템도... 좀 애매해요. 범인 심리 흔들어서 진실을 캐내겠다는 컨셉의 '라이어즈 아트' 시스템은 '총성과 다이아몬드'를 떠올리게 하지만, 상기했다시피 이 게임은 수사물보단 코미디라서 의미를 잃죠. 루트별 엔딩 전 나오는 '추리 로직'시스템도, 추리라는 게 없는 게임이니 모양새만 대충 내는 데 그쳤어요. 대신 난이도를 매우 쉽게 만들어서 플레이에 걸거치지 않도록 잘 치워놓긴 했는데... 차라리 앗싸리 이것도 패러디 코미디로 채우는 편이 훨씬 좋았을 듯.

흠... 2편을 끝냈으니 공포 쪽에 무게를 뒀다는 신 하야리가미3으로 넘어가버릴까, 아니면 다른 겜을 하고 다시 하야리가미로 돌아올까. 그것이 문제로다.

연휴가 꽤 기네요. 하고픈 거 다 해야지.

다들 즐겜!

보너스)

카토키 포즈? 가와라 포즈? 이게 뭘까 했더니

카토키 포즈는 이런 식으로 다리와 팔을 벌린 자세를 뜻하고

가와라 포즈는 딱딱하고 중후한 차렷 자세의 메카를, 특히 로우 앵글로 잡아서 더 중후하게 보여주는 씬을 뜻한다고 하네요.

건담 일러스트레이터인 카토키 하지메와 오오카와라 쿠니오의 이름에서 따왔다나 뭐라나. 외에도 로봇이 팔짱을 끼고 있는 '가이낙스 포즈' 등 프라모델 오타쿠들 사이에선 기본으로 통용되는 몇 가지 포즈들이 있다고 하니,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아무 쓸모 없는 지식이 늘어버렸습니다.

그럼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