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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너 왜 나랑 안놀아줘 -3모바일에서 작성

꽃말stor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4.09 14:11:12
조회 96 추천 0 댓글 0


선배는 귀여웠다. 처음엔 조금씩 어색했지만 그녀는 스스로 나에게 다가와줬다.



우리 둘은 취향이 썩 잘 맞았다. 영화취향도, 커피도, 식사도. 그녀와 있는 시간은



여태 보냈던 어떤 시간보다도 보람찼다.







하루하루가 충실한 나날이었다. 학교에서도 매 쉬는 시간마다 문자를 하고,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엔 항상 같이 있고.



얼마 전에 그녀와 첫키스를 했다. 주말 데이트가 끝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에 해버렸다.



첫키스에선 향기로운 맛이 난다던 놈들. 잘 들어라. 첫키스에선 가장 마지막으로 먹었던 것의 맛이 섞인다.



우린 마지막으로 카페에 들렸었고.. 결론은 진한 커피향이 났다는거지.







이렇게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긴 한데.. 문제가 하나 있긴 했다.







"야. 너 진짜 괜찮냐?"







눈 밑에 다크서클이 낀 채로 수척해진 내 앞자리 친구. 얼마전엔 농구부 연습에서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창백하고 수척한 채로 요새 들어선 쉬는 시간에 날 가만히 보고있는 경우가 좀 늘었다.



할 말이 있나 싶긴 한데 그렇다기엔 너무 대놓고 빤히 보잖아.







"진짜 뭐 고민 없냐? 나한테 할 말이라던가?"







"..없다고."







되돌아오는 날 선 반응이 좀 머쓱해졌다. 뒷머리를 긁었다. 신경쓰이긴 한데 한결선배랑 무슨 문제라도 있나보지.







"뭐, 그럼 말고."







내가 신경쓸 문제는 아니다. 나랑 녀석은 연인도, 소꿉친구도 아니었으니까. 그냥 친구일 뿐이다.



녀석이 바란 일이었고 나 역시 동의한 사항. 그리고 내가 이 녀석 일에 상관할 이유도 없지.







[선배. 오늘 점심은 제가 싸왔는데, 어디서 볼래요?]







-[언제나 보던 곳에서?]







[오케이. 저번에 계란말이 괜찮다고 했었죠?]







-[뭐야 싸왔어?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 시선이 느껴진다. 슬쩍 시선을 돌리니 녀석이 힘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입으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데.. 쟤 진짜 괜찮은거 맞아?



교실에 있기 거북해졌다. 녀석을 피해서 나는 교실을 나갔다.







* * *







미쳐버릴 것 같다. 왜 그 여자랑 카톡하면서 저렇게 실실 쪼개는지 모르겠고, 화가 난다.



주말에 집에 찾아갈 때마다 항상 먼저 외출했다며 미안하다는 메세지가 도착한다.







너 왜 나랑 안놀아줘?







왜 그 여자랑만 있는건데. 내가 니 제일 친한 친구잖아. 소꿉친구잖아. 너 나 좋아했잖아.



근데 왜 그 여잔데. 왜 그 여자랑 있는건데. 왜 그 여자랑 손잡는건데. 왜 그 여자랑 키스한건데.







짜증나. 너랑 그 여자도 짜증나고 널 미행하는 나도 짜증나.



항상 니 방 창문을 보면서 널 찾는 일엔 넌더리가 나.







그런데도 나는 녀석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옆에서 바라보는 쪽이 되어야만 보이는 모습이 있는 거였다.



한 번도 볼 수 없던 부드러운 웃는 얼굴이나, 공부에 매진하는 진지한 얼굴이나.



친구가 없다고 오해했던 부분부터, 의외로 저 녀석을 쳐다보는 여자애들이 많다는 것도.







"모조리 짜증나.."







"너 진짜 괜찮아? 뭐가 그렇게 짜증난데?"







내 앞에 앉은 한결 선배가 날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솔직히 요 며칠간은 나도 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인정해.



녀석이 잠들 때까지 얼굴을 훔쳐보거나, 그 년이랑 만나러 가는 뒤를 쫒거나. 그 년의 인스타에서 오늘은 뭘 먹었다고 하는지



훔쳐보거나.







걘 파스타 안 좋아해. 나랑 같이 먹는 피자가 더 맛있다고 했었어. 커피도 틀려. 걘 카푸치노보다 에스프레스를 좋아한단말야.



내가 더 잘 알아 내가 더 오래봐왔어 내가 더..







"민주야?"







애초에 이 남자에게 왜 끌렸던걸까. 왜 나는 이 남자를 좋아했었지.







"선배. 우리 헤어져요."







"뭐?"







그 말만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한결 선배가 내 팔을 붙잡으며 나를 멈춰세웠다.







"잠깐만 너 왜 그래? 진정해봐 내가 뭐 잘못헀.."







"다른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뭐?"







"다른 사람 생겼다고요."







"너 그게 무슨.."







"구질구질하게 그만해요. 선배."







굳은 얼굴로 내 팔을 놓아주는 선배를 뒤로 하고 나는 우리 반으로 돌아왔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핸드폰 녹음기를 켜놨었다.



이어폰을 꼽고 저녀석이 누구랑 무슨 대화를 했는지 조용히 확인했다.







-"야 이번 주말에 여자친구 집에 초대받았는데.."







-"그거 딱 각 나오는거 아니냐? 이 부러운 새끼."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손이 사정없이 떨렸다. 진짜로? 진짜로 거기 갈거야? 그 여자랑 잘꺼야?



그건 안돼. 이녀석은 내 친구야. 그런 여자하곤 못해. 뺏기기 전에 뺏어야만 해..



아무렇지 않은 척 위장하고 놈에게 몸을 돌렸다.







".. 왜."







살짝 나를 꺼리는 듯한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서 순간 분노가 치솟았다.



한결 선배가 혼전 순결 주의라서 나도 몇번이고 하자고 신호를 보냈지만 단 한 번도 못한걸 너만 하는건 비겁하잖아?



그러니까 나도 하고 하고 싶은데 할 사람이 없고, 너도 그 짓거리가 하고 싶어서 그여자 집에 가려는 거니까.







"야, 너 왜 나랑 안 놀아줘?"







내가 뺏어줄게. 나만 보게 만들어 줄게. 내가 널 가질게. 절대로 도망도 못칠거고 오로지 나만 보게 해줄게.







"이번 주말엔 내가 약속이 좀 있어서.."







"그럼 금요일 저녁밥 니네 집에서 먹어도 되냐?"







"...뭐 그정도라면."











영원히 나만 보게 해줄게. 김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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