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소설은 남자였던 주인공이 여자로 변한 뒤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는 소설이다.

하지만 난 대부분의 TS소설들에 큰 아쉬움이 있다. 대부분의 TS소설들은 소설의 훌륭함과 별개로 로맨스 소설 혹은 여자 주인공 소설과 다를 바 없는 글로 변해간다. 남자였던 과거는 무가치해지고 명백한 한 여성이 되어서 해피엔딩을 기다리고 있다.

소설의 훌륭함과 별개로 난 TS 소설은 다른 장르와 명백하게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란머리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을 로맨스 소설이 아닌 BH청발 소설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TS물의 주인공은 남자라고 부를 수도 없고 여자라고도 부를 수 없는 돌연변이다. 남자로서의 과거와 여자로서의 현재와 뒤섞이며 남들과 다른 감성을 지니게 된다. 16세 소녀가 책상에 앉아서 하는 망상과 예비군 4년차가 끝난 아저씨가 16세 여성의 모습으로 변해서 책상에 앉아 하는 망상이 똑같을 수 없다.

다른 모습이 돼서 이전엔 할 수 없었던 걸 하거나 해왔던 걸 다르게 하는 것. 이것이 TS물의 핵심이다. 어찌보면 예전에 유행했던 드래곤 유희물과도 비슷한 감성이라 본다.

(왜 용이 아니라 고작 여자가 되는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 강력한 야생 동물인 곰과 호랑이를 숭배했다고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평범한 남성에게 강력한 존재 중 하나인 아름다운 여성을 숭배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이계전생은 이세계 전생물이다.

주인공은 전생엔 남자였지만 이세계에서 여자로 환생한다. 안락했던 현대사회와 다르게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이세계 전생을 하며 얻게 된 능력 하나만을 의지한 채 고향 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우연히 전생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만이 이계전생을 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이세계에서 살아남는 것과 동시에 전생의 친구들을 찾으러 다니는 결심을 한다.

물론 이계전생은 조아라 노블레스 소설이고 그러다보니 성적인 묘사가 주를 차지하고있다. 하지만 그게 뭐 큰 잘못인가. 남자가 여자가 됐는데 자기 가슴 좀 주물러 볼 수도 있지.

주인공의 성애 묘사는 소설에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주인공의 지나간 과거가 어땠는지를 독자들이 자연스레 알게 해주며 주인공의 현재 모습과 사회상을 어느정도 납득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TS소설의 장점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만약 주인공이 전생 이전의 삶도 여성이었다면 이 장면은 꽤 끔찍했을 거고 과거에서 끝나는 것 뿐 아니라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좌우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환생을 하며 아름다운 여성이 됐고 끔찍한 과거는 아름다운 모습과 교환한 대가가 됐다.

이계전생의 중심 이야기 또한 TS라는 핵심 소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현대 문명국가가 아니라, 돈이 없고 힘이 없어 창녀로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 시대에서 주인공은 전생의 친구를 만난다. 타지에서 동향 사람을 만난 반가움도 좋지만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주인공이 꽁꽁 숨기고 살았던 과거의 모습을 아는 전생의 친구. 주인공을 그저 창녀가 아니라 전생의 모습을 기억하며 안타까워해주는 사람. 온갖 끔찍한 대우를 받아도 개의치 않던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를 부끄럽게 만드는 사람. 이 순간 주인공은 이세계의 흔한 창녀가 아니라 전생의 남성의 모습도 갖게 된다. 작가는 TS를 단순한 변화로만 그치는게 아니라 변화한 모습을 대하는 사회적 관계, 타인과의 상호작용까지 써먹었다.

성적인 요소가 들어간 TS 소설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해 이계전생은 모범 답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TS라는 요소를 배제한다 하더라도 이계전생은 썩 매력적인 이세계 전생 판타지 소설이다. 다양한 위치에 있는 친구들과 현지인들, 그리폰 기수와의 싸움, 몬스터들과 마법, 새로 사귄 친구들 등등. 가끔씩은 섹스 장면 때문에 스토리 전개가 느려진다고 화가 날 정도로 재밌고 그 화가 사라질 정도로 꼴리게 잘 썼다.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본인이 TS에 관심있다면 이계전생은 꼭 한번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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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연속으로 올려서 미안하지만 꼭 쓰고 싶었던 두 소설들이고

대회 규정에 2개 올리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길래 올렸음.

도배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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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서 안 보이길래 삭제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