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냉동수면이여 

1. 줄거리 

지구연합군 초중전함 '타이런트'의 함장. 그는 행성 알파-제타의 궤도에서 몰려드는 생체전함들을 상대로 분전하다 함선 AI에 의해 강제로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워프 코어 오류에 의해 그는 시공간 속에 봉인되고 말았고 그가 눈을 뜬 것은 10만년 후의 알파-제타였다. 지구연합은 사라지고 생소한 마법과 검의 세계에 떨어진 함장. 그는 AI 타이런트와 함께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2. 감상평

볼 소설이 없어 장갤을 하염없이 돌아다니다가 추천 받은 소설. 안 그래도 요즘 스텔라리스한다고 SF뽕에 차있던터라 바로 퍼먹기 시작함. 그런데 왠걸. 의외로 맛있더라. 우선 함장이 굉장히 시원시원함. 지구로 돌아간다는 목표의식과 인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주인공의 성향이 너무 잘 드러나서 마음에 좋았음. 거기에 설정도 굉장히 치밀한 편. 보통 갑자기 마법이 튀어나오거나 하면 좀 구멍이 있을 수 있는데 나는 보면서 딱히 설정 구멍 못느겼음. 오히려 너무 탄탄해서 좋았지.

다만 후반으로 갈 수록 소설이 산으로 가는 느낌이 없잖아 있긴함. 보통 SF나 스페이스 오페라 보면 은하 하나. 아니면 국부 은하군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은 범위가 우주 전체까지 확장됨. 솔직히 보면서 좀 당황스러웠음. 그래도 주인공의 목표의식이 굉장히 뚜렷하고 강력해서 별 문제는 없긴 했음. 설정에 치여서 주인공이 사라지는 그런 소설은 아니었음.

그래도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주인공만 부각된다고 해야하나? 함대전이나 주인공 부하들이 나오긴 하는데 솔직히 내 성에 못찼음. 좀 거대한 함대전도 나오고 거대한 대의를 가지고 있는 조연들도 나오면 좋겠는데 이게 너무 한정되는거 같음. 주인공과 지구 연합 AI 몇몇 정도? 나머지는 지식수준이나 의식수준이 사실상 중세 수준에 머물러 있고... 주인공과 달리 신념이라던가 사상이라던가 그런게 없는거같았음. 물론 적들은 그런게 있긴했다만 그래도 주인공처럼, 인류의 자유와 권리를 위하여, 그것을 마음 속에 품고 싸우는 그런 비중있는 조연이 있었으면 좋았을거같음...

물론 그렇다고 소설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님. 글은 굉장히 재밌고 흥미로웠음. 안 그래도 SF 잘 없는데 간만에 재밌게 봤던거 같다. 이런거 관심 있으면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