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벤 기다리며 심심하니 평범한 현역 게임 개발자의 시각으로 뭐가 문제고 왜 오래걸리는지 알려줌.

구구절절 살붙이는거 귀찮으니 두괄식으로 써보겠음.

1. 전투 프레임은 왜 17프레임으로 고정되어 있을까?

초당 17번 패킷을 보내게 고정 되어있기 때문임. 진짜 이 이유외엔 못찾겠음. 정확히 17번 보냄. 그리고 이는 프레임 수와 일치함. 다 따보면서 이 이유외엔 못찾겠음.

2. 그럼 왜 17번만 보내고 그게 프레임과 연관이 있는데?

17번만 보내는 이유는 솔직히 모르겠고 당시엔 그걸로 충분했나봄(2000년대 초). 문제는 이 패킷을 통해 게임 동기화를 실시함. 게임 많이 해본 친구들은 다들 알겠지만 초당 17번 동기화로는 실시간 움직임이 빡센 게임에서 적합하지 않음. 예를 들어 롤을 비유해보자면 너가 제자리에서 좌우좌우 미친듯이 무빙 쳐도 상대방 입장에서 그게 잘 보임. 왜냐하면 그만큼 미친 듯이 수십 수백개의 패킷을 보내서 동기화를 하고 있거든.

보통 온라인 게임들은 예측 시스템을 차용하는데 너가 무슨 행동을 할 때마다 패킷을 보낸다 치더라도 통신 상태에 따라 상대방 입장에선 바로 갱신받지 못해서 순간이동하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음. 예를 들어 위로 가라고 캐릭 오지게 우클 찍고 있는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순간 데이터를 늦게 받아 갑자기 위로 순간이동한 것 처럼 보일 수 있다 이거지. 상대 컴퓨터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예측 시스템을 통해 "임마 이 위로까지 이동 명령 내렸었네? 그럼 다음 패킷 올 때까지 이 이동명령을 예측해서 무빙으로 보여주자" 가 됨. 만약 예측한 것과 실제 패킷이 다르게 온다면(ex. 위로 찍었었는데 갑자기 다시 밑으로 찍음) 그만큼 다시 재보정해서 화면에 그려주게 되는데 이때 순간이동을 한다 느끼는 거지. 물론 패킷 교환이 매우 자주 일어나면 그만큼 보정 위치로 세밀하게 적어져서 티가 안남.

문제는 이러한 예측 시스템이 패킷이 느리게 오면 이 순간이동 현상이 매우 자주 발생하게 된다는 거임. 이를테면 광목으로 좌우좌우 오지게 댄스댄스춰도 왼쪽 코너를 바로 꺾을 때 패킷이 안오고 꺾고 한참 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꺾을때 패킷을 보내준다 쳐보자. 그럼 이 메시지를 받는 상대 컴퓨터에서는 "아니 이새기 분명 중앙에 있었는데 왼쪽으로 가는것처럼 캐릭 대가리 돌아가는건 봤는데 갑자기 오른쪽으로 순간이동 한 뒤 왼쪽으로 가네? 순간이동 ㅈ버그아님?" 이 되는거임. 얼마전 ㅂㄷ 치지직에서 나온 장면 상상하면 된다.

3. 그럼 ㅆㅂ 17번보다 더 많이 보내면 되잖아?

이게 맞음. 근데 지금 족상 시스템에서는 이게 좀 힘들게 되어있다. 임마들 패킷을 전부 TCP로 소화함. 과거 스타크래프트1만해도 UDP로 처리하는거 생각하면 족상은 훨씬 이후에 나왔음에도 TCP로 처리하는 멋짐을 선사한다. 프로토콜 레벨에서 빅엿이 존재하기 때문에 잦은 패킷 전송이 굉장한 부담이 되고 반응속도에 악영향을 준다. 그럼 왜 파티 안하고 솔플할때는 이런 순간이동 렉이 없냐면 솔플할때는 상대가 없어 위치 보정을 안하기 때문임. 서버가 ACK외에 별도 응답을 주지 않아 처리할 게 없기 때문임. ㅋㅋㅋ

결국 이새끼들 전투 프레임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인게임 프로토콜부터 변경해야하고(최소 UDP레벨 위에서 동작하는 것으로), 이에 맞춰 넷코드도 재작성해야한다. 그냥 이쯤되면 게임만 같고 게임 엔진 따로 써서 새로 구현하는 레벨과 거의 동일하다 보면 됨. 유저 입장에서는 전투 프레임 개선 <- 이거 하나겠지만 실제 얘네가 느끼는 작업 레벨은 소스엔진 -> 언리얼 5 업데이트 급인거지 ㅋㅋㅋㅋ

그러니까 다들 AK를 이해하고 더 욕박고 갈궈서 최대한 빠르게 나오도록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