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줘.. 빨리..”

“나도.. 너한테 호감 있는 것 같아.. 어..”

그 말을 들은 솔이가 얼굴을 파묻는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솔이가 고개를 든다.

“그럼.. 오늘 더 있다 갈 거지? 이대로 가는 거 아니지?”

“어..”

솔붕이가 잠시 망설인다. 

그러더니 뭔가 결심한듯 대답한다.

“좀 더 너랑 있다 가고 싶은데.. 괜찮아?”

“솔붕아.. 생각을 해봐. 그게 괜찮겠어..?”

“..?”

“괜찮은 게 아니라, 너무 좋다고 하는 거야. 이런 건.”

솔붕이 얼굴이 미친 듯이 빨개진다. 

그러더니 방금 솔이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솔붕이가 얼굴을 파묻는다.

“앜ㅋㅋ 솔붕이 너 ㅋㅋ 얼굴 뭐야 ㅋㅋ”

“몰라.. 솔이 너도 방금 얼굴 파묻었으면서..”

“아이참 부끄러워하지 말고 얼굴 들어봐~”

“…”

솔이가 솔붕이의 양볼을 잡고

부드럽게 들어올려 눈을 맞춘다.

“미안 솔아.. 내가 숙맥이라..

“ㅋㅋㅋ 진짜 너무 귀엽다.”

“…”

그렇게 당분간 말이 없다가, 솔붕이가 말을 먼저 꺼낸다.

“그런데 솔아..”

“응? 왜?”

“너희 집에 좀 더 있다 갈 것 같긴 한데.. 뭐 하면 좋을까?”

“음.. 솔붕이 너 말 듣고 보니.. 그게 문제긴 하네. 

진짜로 뭘 하면 좋을까?”

“솔이 너 주말에 넷플이나 

영화 보는 거 좋아한다고 했잖아. 넷플 보는 거 어때?”

“음 그럴까? 근데 먹자마자 바로 앉아서 

넷플 보면 좀 그래. 소화 안될 거 같아.

특히 오늘 너랑 나랑 많이 먹었잖아.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집 근처에 공원에서

조금만 걷다가 들어오자. 한 30분만.”

“그래, 그러자.”

“아 잠시만.. 근데 외출하려면 짜피 옷 갈아입어야 하는데..

그러면 이왕 나갈 거 영화관 가자. 스타필드에 메가박스. 

그게 낫지 않아?”

“오.. 듣고 보니까 그게 좀 더 좋겠다. 

아 그리고 솔이 너가 말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내가 보려던

영화가 있는데.. 뭐였더라..? 한 이틀 전 즈음에 개봉한 건데..”

“아~ 송중기랑 박서준 나오는 그 영화?”

“어어 맞아 그거! 그거 평이 되게 좋던데? 

평론가랑 관람객 평이 둘 다 좋아.

특히 남자들 평이 오히려 더 좋던데? 물론 여자들 평도 좋지만.”

“근데 그거 남는 자리가 있으려나… 흠.. 잠시만. 

내가 어플 켜서 한 번 볼게. 어디.. 오후 3시..”

“있어?”

“오 적긴 하지만 몇 개 있어. 그냥 적당히 예약할게.”

“응. 그렇게 해줘, 솔아.”

“휴~ 예약 완료! 중간 정도 자리에 두 자리로 예약했어.”

“고마워, 솔아. 그나저나 지금 시간이 1시 30분이니까.. 

2시 40분 정도에 나가면 되겠다.”

“그러면 되겠다. 그럼 그때까지 나 준비 좀 할게. 

씻기는 진작에 씻었는데, 외출은 또 다른 이야기니까. 

그러니까 기다려줘, 솔붕아.”

“그래, 솔아. 천천히 해. 정 늦겠다 싶으면 택시 타도 되니까.”

그 말을 마친 이후로 솔이는 바쁘게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는 동안 솔붕이는 솔이랑 썸을 타게 된 게

믿기지가 않으면서도 기쁘기도 하고 

가슴이 미친듯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솔이랑 영화 보고 난 뒤에도 

뭔가를 할 수 있으면 뭘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아무튼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솔이가 외출 준비를 끝마쳤다.

“솔붕아, 많이 기다렸지? 

사람 많을 수도 있으니까 지금 여유있게 나가자. 지금 30분이니까.”

“어어.. 그래 솔아.. 근데 너..”

“응? 왜?”

“오늘 유독 더 예쁘네.. 

평소에도 빛이 났지만 오늘은 진짜 더 이쁘다..”

“흐응~ 내가 좋아하는 남자랑 단 둘이서 

영화관 데.이.트. 하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잖아?

특히 솔붕이 너도 평소보다 꾸미고 왔잖아? 

지금 말 나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너도 평소보다 오늘이 훨씬 멋있어."

데이트란 단어에 솔붕이가 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솔붕이를 바라보는 솔이의 자연스러운 미소를 보다보니 

부끄러움이란 감정이 서서히 희석된다. 그리고 솔붕이는 대답한다.

“고마워 솔아. 그럼.. 이제 나가자.”

“그래!”

말은 마친 솔이와 솔붕이는 솔이의 집 밖을 나서서 영화관으로 향한다.

그런데, 서로의 호감을 확인한 것과는 별개로 그래도 아직은 

약간은 어색한 느낌이 살짝 감돌기는 한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를 솔이가 먼저 타파하려고 

과감하게 솔붕이와 팔짱을 낀다. 

솔이가 갑자기 팔짱을 끼자 솔붕이는 잠시 당황했지만,

그렇게 팔짱을 낀 상태로 시간이 흐르다보니 

어느새 팔짱 낀 느낌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걸어가면서도 

조잘조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둘은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렇게 기분 좋은 느낌으로 걷다보니 

어느새 영화관에 도착했다. 

시간도 2시 50분이라서 아직 넉넉하다. 

3시에 바로 영화가 시작할 리가 없으니까.

“솔이 너 혹시 영화 보면서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오~ 오늘 힘들게 대접해준 보람이 있네. 그럼 나 팝콘이랑 콜라 하나만 사줄래?”

“그래 알았어. 저희 러브콤보 하나만 주세요.”

그렇게 라지 팝콘과 콜라 2개를 손에 들고 솔이와 솔붕이는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근데 솔붕이 너, 일부러 러브콤보 고른 거 맞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까 봤는데, 더블콤보면 레귤러 팝콘이 둘인데, 러브콤보면 라지 팝콘이 하나더라구.

즉, 더블콤보면 각자의 팝콘을 따로 먹어야 하지만.. 러브콤보면 팝콘 하나로 둘이서

같이 먹어야 하니까.. 팝콘을 먹으려고 손을 집어넣다가 우리 둘 손이 만날 수도

있는 거지..! 솔붕이 넌 그걸 노린 거야! 맞지? 힛~”

“오.. 그래?”

“순진하게 모르는 척 하긴~”

솔이가 솔붕이에게 장난을 친다. 

그런데 솔붕이도 솔이의 이런 장난에 장단을 맞춰주기로 한다.

“헉! 어떻게 알았지? 하.. 안 들킬 줄 알았는데.. 들켜버렸네.. 어떡한다?”

“ㅋㅋㅋㅋ 솔붕이 너 방금 연기하는 표정 ㅋㅋㅋ 진짜 겁나 웃겼엌ㅋㅋㅋ”

“ㅋㅋ 근데 솔이 너 말대로 팝콘 먹으려다 솔이 네 손 잡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거야. 분명. 

내가 너 팝콘 먹으려고 손 넣을 때 나도 일부러 넣을 거거든~”

솔붕이는 또또또 얼굴이 빨개진다. 그리고 황급하게 대화 주제를 돌린다.

“흠흠.. 그나저나 사람 진짜 많네? 

아까 솔이 네가 센스 있게 예약해서 다행이다. 빈자리 없이 꽉 차겠는데?”

“솔붕이 부끄러워서 말 돌리는 거 봐 ㅎㅎ”

“음.. 들켰네? 근데 아무튼 진짜 많긴 하지 않아?”

“사실, 아까 솔붕이 너랑 오면서 잠시 검색해봤거든? 

이틀 전에 개봉했는데 벌써 100만 넘었긴 하더라구?”

“와.. 그 정도면 오늘내일해서 잘 하면 250만, 260만도 나오겠네?”

“아마도? 이제 '너랑 같이' 영화 보고나면

 더 확실히 알 수 있겠지. 힛.”

그렇게 정겹게 대화가 오고 가다가 드디어 영화가 시작이 된다.

영화를 한참 감상하면서, 솔이가 영화 시작 전에 말했듯이 

솔이와 솔붕이의 두 손이 팝콘통 안에서 여러번 마주치기도 했다. 

물론 솔이가 말했던 것처럼 솔이가 일부러 타이밍 맞춰 넣은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가끔 두 사람의 손이 마주쳤을 때 

둘은 놀란 나머지 손을 바로 떼기도 했고, 어떨 때는 

잠시 둘의 손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이후, 영화의 크레딧이 오르고 사람들이 영화관을 빠져나간다.

“와, 진짜 영화 잘 만들었네. 최근에 이 정도로 재미도 있고 

작품성도 뛰어난 영화 본 기억이 없는 거 같아.”

“그러게, 솔붕이 니가 영화 선정 잘 한 덕에 

나도 진짜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완전 꿀잼영화 봤네. 고마워.”

“고마워 할 건 나지. 너 아니었으면 이렇게 영화 보러 올 일도 없었을텐데.

아무튼 이제 슬슬 나가자, 솔아.”

“잠시만, 솔붕아. 이리 좀 와봐.”

“왜 그래 솔아?”

“내 쪽에 바짝 좀 붙어봐.”

“…?”

찰칵. 다름 아니라 솔이가 솔붕이랑 같이 셀카를 찍은 것이었다.

“어어..? 뭐야? 왜 갑자기 사진 찍은 거야?”

“으이구~ 우리 숙맥 솔붕이! 서로 호감 있는 거 확인한 다음에 

처음으로 둘이서 같이 이렇게 어울린건데 

당연히 이런 건 남겨둬야지~”

“아아..”

“솔붕이 너 설마.. 모쏠?”

“으음.. 크흠.. 어..”

“ㅋㅋㅋ 괜찮아 아직 20살이잖아. 그리고.. 모쏠이면 어때?

나랑 이어질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헉…”

“ㅋㅋㅋㅋ 또 얼굴 빨개진닼ㅋㅋㅋ 사과 아니야? ㅋㅋㅋㅋ

얼굴 진짜 빨갴ㅋㅋ”

아무튼 그렇게 깔깔거리다가 둘은 영화관 밖으로 나왔다.

“와 근데 시간이 벌써 거의 6시네.. 흠..”

“저기 솔아..”

“응 왜? 솔붕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닷. 내일 또

열심히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