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두 손을 댄 마르코 그루이치의 눈이 커졌다.
"정말 대단했죠. 진짜 진짜 대단했어요."
그는 리버풀의 미드필더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조던 헨더슨과 파비뉴. 지니 베이날둠과 제임스 밀너에 대해서 말이다.
"롤 모델이죠" 그는 그들을 그렇게 불렀다. 올려다 보며 배워야 하는 선수로써 말이다.
그루이치가 리버풀의 레귤러가 되고 싶다면, 그는 그들의 수준을 따라잡아야 할 뿐만 아니라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주면 그루이치가 리버풀에 부임한 클롭의 첫 영입작이 된 지 4년이 된다. 당시 그루이치는 19살이었고, 고향 팀이던 즈베즈다에서 뛰고 있었다. 영입 후 곧바로 재임대 된 그는, 본인의 마지막 시즌을 즈베즈다가 세르비아 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썼다.
그는 안필드의 주연이 되어 프리미어 리그에서 자신의 재능을 뽐내겠단 꿈을 꾸며 고향을 떠났다.
4년이 지났고, 그루이치는 리버풀에서 14번의 출장 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여전히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루이치가 골닷컴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꿈을 그렇게 포기할 순 없으니까요. 사실, 지금이 아마 제가 지금껏 삶을 사는 동안 가장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때일겁니다."
리버풀이 지난 여름 그를 임대로 내보내려고 했을 때 그루이치에겐 충분한 선택지가 있었다. 베르더 브레멘이 강한 관심을 보였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도 마찬가지였다. 세리에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탈란타 역시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결국, 그의 선택은 연속성으로 귀결되었다. 그루이치는 그 전 시즌을 베를린에서 보냈고, 그는 이 곳에서 정착할만한 도시와 클럽을 만났다.
"베를린이 좋습니다. 운 좋게도 선수 생활하는 동안 여러 아름다운 도시들에서 뛸 수 있었죠. 베오그라드, 리버풀 그리고 지금 베를린까지 말이죠. 헤르타에 처음 온 그때부터, 정말 환영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젠 여기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그루이치는 얼마 전 도시의 유명 스팟인 티어가르텐 근처에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리고 지금은 단골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있다. 본인 말로 베를린의 유일한 단점은 교통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피치 위에서의 폼은, 본인도 인정했듯이 일정치 못한 상황이다. 헤르타는 이번 시즌을 어렵게 시작했고, 결국 감독인 안테 코비치는 11월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의 후임은 세계 축구 팬들에게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사람이었다. 헤르타 감독으로 복귀하기 전 위르겐 클린스만의 클럽 감독 경력은 십 년도 더 전에 바이에른을 맡았던 게 전부였지만, 그는 헤르타에 새로우면서도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을 몰고 왔다.
클린스만이 팀을 맡은 후 치른 첫 경기에서 헤르타는 도르트문트에게 패배했지만 홈 구장인 올림피아슈타디온엔 많은 관중들이 찾아왔다. 그 이후 헤르타는 2승 2무를 거두는 동안 세 번의 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헤르타는 리그 12위라는 성적표를 들고 겨울 휴식기에 돌입했는데, 아까 말한 도르트문트전 패배 당시 팀의 위치는 강등권이었다.
"초반이 좀 안 좋았죠" 그루이치가 인정했다. "몇 경기 지고 난 다음에 아무래도 팀 연령대가 낮다 보니까 자신감이 뚝 떨어져 버렸죠. 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순위가 더 나아질수도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습니다."
클린스만이 부임한 후 제일 처음한 일 중 하나는 그루이치에게 키맨의 역할을 맡기겠다고 통보한 것이었다. 팀이 파워풀하면서도 아직은 불안정한 그루이치에게 많은 걸 맡길것이라는 얘기였다.
"당연히 좋았죠" 그루이치가 슬며시 웃음을 보였다. "두 명의 위르겐 K를 감독으로 만난거니까요! 두 분 다 유명하신 분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 밑에서 뛰는 건 제게 대단한 일이죠."
클린스만 감독님은 독일의 레전드이십니다. 처음 오셨을 때부터 긍정적이셨고, 제게 자신감을 심어주셨죠. 감독님께 배움을 얻는 것과 밑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영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롭과 그루이치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망약 좋은 경기력을 보인 날이 있다면, 그루이치는 클롭에게서 왓츠앱 메시지가 와있을거란 걸 알고 있다.
"별 거 아닌 거지만, 어린 선수들한테 그런 건 되게 의미가 크거든요. 진짜로요."
그가 주로 연락을 주고 받는 리버풀의 관계자는 클럽의 임대생 관리와 풋볼 파트너십 매니징을 맡고 있는 줄리안 워드이다. 워드는 그루이치의 성장세를 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 선수 본인과, 헤르타 구단과, 클롭과 마이클 에드워즈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루이치는 또한 필요로 할 때 리버풀의 체력 코치인 콘마이어 혹은 리버풀의 영양사인 모나 넴머에게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리버풀과 900마일이나 되는 거리를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루이치가 여전히 클럽의 구상 안에 들어있단 느낌을 받게 만든다. 그루이치 본인도 인정했듯이, 리버풀의 레귤러 멤버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말이다.
"힘들거란 걸 저도 잘 압니다. 저는 바보가 아니거든요. 지금 리버풀이 믿을 수 없는 팀, 세계 최고의 팀이 됐다는 걸 잘 알고 있죠. 그러니 기회를 얻기 위해선 제 자신부터 높은 레벨에 올라서야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리버풀의 경기를 챙겨보고 있습니다. 수준을 보고 배우기 위해서 말이죠. 발전만이 제게 도움이 될거란 걸 잘 압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출장을 위해 다른 팀으로 가야한다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제겐 출전 시간이 필요했고, 경기를 배우는 게 필요했죠. 언제 수비를 하고, 언제 공격을 해야하며, 피치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가 같은것들 말입니다. 전 제 모든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었습니다."
"그 중에서 수비가 큰 부분을 차지하죠. 리버풀 경기 보면 수비를 정말 지독하게 하거든요. 모든 선수들이 피치 전역에서 싸우는 게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어떨 땐 경기를 보기만 했는데도 지치더라구요."
"조던, 지니, 팝, 밀너. 다들 저 같은 어린 선수에겐 롤모델과도 같은 존재들입니다. 그 형님들이 하는 모든 건 저평가받고 있지만 실제로 수준은 저 위에 있죠. 매 경기를 격렬하게 뜁니다. 그걸 배워야 하죠. 다음 시즌엔 1군 팀에서 뛸 준비가 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게 지금 제 바람이죠."
리버풀이 작년 6월에 챔스 우승을 했을 당시, 그루이치는 마드리드에 있었다. 비행기 시간 때문에 우승 세레모니는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 때 로브렌 형이랑 영상 통화를 했었어요. 그래서 그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맛 볼 수 있었죠. 경기 전에 마드리드에 있는 것 만으로도 정말 특별했습니다. 시내 전체가 붉게 물들었거든요."
이번 시즌 더 큰 성공을 노리는 팀을 뒤로 두고, 우승을 조금이나마 맛 본지 단 몇 주만에 또 다시 임대를 떠나는 건 힘들지 않았을까?
"아뇨" 그루이치는 단호하게 말했다. "왜 또 임대를 나가야 되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고 화가 나기도 쉬운데 전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우린 지금 세계 최고의 팀에 대해서 말하고 있죠. 그 팀은 모든 경기를 이길거란 기대를 받는 팀이구요. 그들의 수준은 높을대로 높아진 상태라, 모든 선수들이 그 기준을 맞출 수 없습니다."
"어리면서도 대단한 선수들도 있죠. 트렌트나 고메즈 같은 친구들은 충분한 능력이 되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 자리에 다다르려면 다른 길을 통해야 하죠."
“저랑 본머스에 있는 해리의 처지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러기 위해선 팀을 떠나 경기를 뛰어야 했죠. 하룻밤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제 나이대의 선수들에겐 뛰는 게 더 낫습니다. 25이나 26살 쯤 되면 그땐 이제 리버풀이나 다른 팀의 로테이션 멤버가 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하겠지만요. 하지만 전 아직 23살이고 임팩트를 남기고 배움을 얻어야 합니다. 정기적인 출전 기회를 얻어야 하고, 제 자신을 테스트해야 하며, 제 몸에 대해서 배우고, 뭘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 봐야 하죠. 지금은 제가 누구고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를 찾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거죠.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분데스리가와 헤르타의 휴식기는 이달말에 끝난다. 벤치의 클린스만과 미드필더 그루이치는 아래보단 위를 바라보고 있다.
머지사이드에선 또 다른 위르겐 K가 흥미롭게 그들의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2020년은 2016년 리버풀의 첫 영입생에게 과연 무엇을 가져다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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