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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짤] [팬픽] 질투와 트러블과 下

00(39.119) 2024.05.25 23:35:47
조회 291 추천 8 댓글 4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128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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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 질투심이 솟구친 루카의 이야기. 4장 후편을 상정하고 쓴 이야기입니다. 부디 감안하여 봐주시길 바랍니다.

- 작가 : 黒音符

- 투고일 : 2024년 5월 8일


#헤븐번즈레드 #헤번레 #카야모리루카 #이즈미유키 #루카윳키




- 질투와 트러블과 -



"윳키, 저기……"

"……그래"


강물소리가 슬슬 들리기 시작했을 무렵, 나무들 사이에서 검은색의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즉시 수풀에 몸을 숨기고 놈들의 동태를 파악하려 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개체였다. 마치 새와도 비슷한 실루엣, 걸어다니긴 어려워보이는 외발, 몸통에 부채꼴로 달려있는 날개를 가진 그놈은

머리 언저리에 작은 눈으로 수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무슨 속셈이지…?)


라고 의문을 가진 것도 잠시. 그놈은 강물 쪽으로 서서히 그 목을 빼고 팡 하는 소리와 함께 물속으로 무언가를 사출했다.

잠시후 잔잔해진 강물 속에는 거무스름하고 날카로운 파편이 박혀 있었다.


"그렇구나… 그런 거였어…!"


숨을 죽인채 윳키가 말해왔다.


"뭐가?"

"아까 강에서 캔서반응이 나타났다고 했었잖아. 정확하게는 캔서가 아니라 그곳에 떨어져있던 외피로 인해 반응이 나타났던 건데… 그게 전부 저 녀석의 짓이었다는 거야."

"어째서 그런 짓을?"

"아마도 미끼로 쓰기 위해서겠지."

"미끼……"

"실제로 비슷한 짓을 하는 새도 있어. 그 새는 나뭇잎이나 벌레를 물가에 떨어트려 물고기를 유인하고는 하는데, 그거랑 같은 짓을 우리를 노리고 한 거야."


절벽에서 추락하기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우리가 원거리에서 저격당했던 것은 그저 그때 우연히 캔서의 눈에 띄어 공격당한 걸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건가. 그놈은 처음부터 거기서 보고 있었던 것이다. 사냥감이 걸려드는 것을.


"저녀석이 우리를 유인한 놈과 같은 개체인지 아닌지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지금 계속 여기 머물러 있는 건 위험해."

"그래. 빨리 떠나는게 좋겠어. 최대한 조용히."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우리는 천천히 그 자리에서 물러가고자 했다.

혹여나 실수로 나뭇가지를 밟지 않도록, 자갈을 밟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한걸음, 또 한걸음 그놈과의 거리가 떨어져 갔다.

그때 갑자기, 등뒤의 수풀이 흔들렸다.


"뭐야?!"

"큭……!"


순간적으로 자세를 낮추었다. 그런 우리들의 머리 위를 가볍게 뛰어넘어온 것은──


"거짓말이지………"


우리의 눈앞에 있던건 네 발을 한 거미 형태의 캔서.

개체명은 분명 호퍼. 크레스트도 킬러도 아닌 그냥 단순한 스몰 호퍼.

평상시라면 우리의 상대도 되지 못하는 잔챙이. 하지만 그건 세라프가 있을때의 얘기다.

어떠한 공격 수단도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있어서 그놈은… 그야말로 악몽같은 존재였다.


"루카!! 도망쳐!!!"

"으, 응!!"


자리에서 튕겨나가다시피 우리들은 달려나갔다.

세라프에 의한 신체능력 보강도 안되어있는 상태였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우리들도 일단 군인이다.

평소에도 매일같이 단련하고 있던 덕분에 숲속길이라 할지라도 달리는것 자체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점차 그놈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도망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미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큭!!"

"윳키!!!"


윳키가 갑자기 비명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오른쪽 종아리에 생긴 창상에서 새어나온 핏방울이 그녀의 니하이를 검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까까지 분명 저 멀리에 있었던 그놈은 지금은 우리의 눈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뾰족한 다리를 치켜들고 있었다.

인간의 전력질주같은건 이놈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윽, 빨리 도망쳐!! 루카!!!"


윳키가 소리쳤다. 고통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죽음이 자신의 코앞에 당도했는데도 그녀는 날 보며 도망치라고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확실히,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그놈의 의식은 완전히 그녀에게 향하고 있다.

그래, 이 틈을 노린다면 도망칠 수 있겠지. 그녀를 버린다면, 나만은──


"어떻게 그래!!!"


즉시 땅바닥에 널브러져있던 굵은 가지를 잡아 그놈을 향해 힘껏 후려쳤다.

그 나뭇가지는 그놈의 외피를 상대로 정말 무력하기 그지없었지만, 그놈의 주의를 끄는데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놈은 약간 혼란스러워하면서 몸통을 틀어 내 쪽을 향향했다. 설마 지금 우리가 반격해올 거라곤 예상도 하지 못한 걸까.

나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그놈에게 던지며 도발했다.


"난 여기다! 잡을 수 있다면 한번 잡아 봐!!"


캔서가 내게로 달려들었다. 나는 땅을 굴러가며 그 일격을 어떻게든 피하고 즉시 달려나갔다.

조금이라도 멀리, 조금이라도, 윳키가 몸을 추스리고 도망칠 수 있게끔.

내 바로 옆에서 몇번이고 들려오는 참격 소리에 몇번이고 넘어질 뻔하면서도 나는 어떻게든 달려나갔다.


"윽!"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자세가 무너졌다. 그 틈을 그놈은 놓치지 않았다.


"크핫!?"


옆구리에 날카로운 통증이 스쳤다. 갑작스런 격통에 그만 무릎에 힘이 빠져 버렸다.

그렇게 넘어져버린 내 앞에 새까만 그림자가 다가온다.


──아아, 여기까지인건가.


깨달았다. 나는 여기서 죽는다.

솔직히 이런 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 좀 더, 좀 더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었는데… 좀 더, 윳키와 함께 있고 싶었는데…

하지만, 그 윳키를 지키고 가는 거잖아… 후회는 없을지도……

 

갑자기 단단한 것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나는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열었고,

눈앞의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왜……!!"


윳키…… 어째서… 분명 도망칠 틈은 있었을텐데…

왜 여기에 있는거야…!


"헉, 루카!! 헉, 도망쳐!! 빨리!!!"


다친 다리를 여기까지 억지로 끌고 온걸까. 니하이뿐만이 아닌 그녀의 발밑에도 점점 붉은 얼룩이 번지고 있었다.

어깨가 들썩일정도로 세차게 숨을 몰아쉬면서도 그녀는 격정적인 눈으로 날 보며 외치고 있다.

그녀는 무언가를 집어들어 캔서를 향해 던졌다.

다시 단단한 소리가 울러펴졌다. 그놈은 윳키를 향해 그 눈을 돌렸다.


"핫…! 그래, 이쪽으로 와!! 다친 녀석이 더 잡기 쉬울테니까!!"


내게 다가온 새까만 그림자가 천천히 멀어져간다. 나는 필사적으로 울부짖었다.


"뭐야! 어딜 가!! 덤빌거면 나한테 덤벼!! 윳키한텐 손가락 하나 대지마!!!"

"뭐하고 있어!! 왜 가만히 있는건데!! 빨리 도망쳐 죽고 싶어?!!"

"윳키야말로 왜 도망치지 않은거야?!! 내가 유인해줬는데 왜!!"

"죽어도 너만 두고는 안 도망쳐!!!"

"나도, 죽어도 윳키가 죽게는 안둘거야!!!"


왜 몰라주는건데, 왜! 나는 윳키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것 뿐인데.


눈꼬리에 눈물을 맺어가며 우리는 서로에게 자신의 에고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사실은, 알고 있다. 이건 그저 내 이기심일 뿐이고, 곧 최악의 엔딩이 닥쳐올거라는 것 정도는.

필사적으로 토로하는 그녀의 소망을 짓밟으며 나아간 끝에 있는 것은… 개죽음 뿐이다.


누구도 구원받지 못한다. 남는건 아무것도 없다. 숨이 끊어질때까지 내게 남는 건 후회뿐이겠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나는──


잠시 혼란에 빠져 움직임을 멈추고 있던 캔서는 결국 내 쪽으로 그 거미같은 다리를 옮겼다.


"루카……! 젠장, 웃기지 마!! 지금 누구한테 가는 거야!! 여기로 오란 말야!!! 여기로…!"


몇 번이고 그놈에게 돌이 날라왔지만 그놈의 다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놈은 완전히 나만을 노리고 있었다.

지금 윳키의 상태로는 멀리 도망치지 못할거라고 판단하여 내린 결론인건지,

아니면 가장 가까운 사냥감부터 사냥하겠다는 단순한 결론인건지는 모르겠지만.


"루카, 루카!!!"


검게 빛나는 낫이 내 머리 위로 들어올려졌다.

피할 수 있는 거리일지는 몰라도 이제 그럴만한 체력같은건 전혀 남아있지 않다.

죽음이 닥쳐오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눈에 비친 것은 절망으로 가득찬 그녀의 얼굴만이──


"윳키……!"


──도망쳐.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캔서가 그대로 날아가 땅바닥을 굴렀다.

순간 얼이 빠진 내 귀에 들린건 별로 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맑은 목소리.


"정말이지. 간발의 차이였는걸."


그 소녀는 아름다운 금발을 휘날리면서 혀를 차며 자신의 세라프를 손가락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그 옆에서 차례차례 익숙한 동료들이 뛰어왔다.


"루카 씨! 유키 씨! 무사한가요!!"

"오타마님……"


우리를 향해 가장 먼저 달려온 그 소녀는 즉시 우리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 천진난만한 얼굴이 사색이 되어 있었다.


"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바로 치료해 드릴테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급하게 구급상자를 꺼내는 그녀.

그리고 그 옆에서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극이 펼쳐지고 있었다.


"쓰레기가, 잘도 우리 대장이랑 참모를 넝마로 만들어놨구나!!!"

"개작살날 각오는 해뒀겠제 망할 자식아!!"


순간 나도 당황할 뻔했다. 아까까지 그토록 우리들을 괴롭히던 그 캔서는 분노한 카렌쨩과 메구밍의 손에 삽시간에 밟힌 거미같은 꼴로 변해 있었다.

이쯤되면 솔직히 불쌍하… 기는 무슨. 내가 윳키를 죽이려한 놈한테 동정이나 보낼만큼 착해빠진 녀석으로 보여?


──그래, 살아남았구나. 우리 둘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전개를 못따라간 머리가 이제서야 이야기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마음속에서 환희와 안도감이 부풀어올랐다. 무엇보다 윳키가 ─비록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있다.

눈앞의 경치가 점차 뿌예지고 있었다. 지금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 또한 나와 같을테지.


"이정도면 응급 처치는 된거 같아요…… 어떤가요? 아프지 않으세요?"

"괜찮아. 이제 많이 편해졌어. 그렇지 윳키?"

"그래,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다행이다……! 아, 맞다. 이거 두분께 돌려드릴게요."


오타마님이 우리에게 돌려준 것은 절벽에서 떨어질때 우리가 놓쳤던 그것이었다.


"전첩?! 어떻게 찾았어?!"

"돌아오지 않으시는 두분을 찾으러갈때 전첩의 신호를 추적하며 갔었거든요. 그런데 두분 없이 전첩만 떨어져 있던 것을 발견했을땐 정말 가슴이 철렁했었어요. 설마 전첩과 떨어지셨을 거라곤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해요. 구하러 오는게 너무 늦어져서요……"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약간 곤란하단 듯한 표정을 지었다.


"오타마님이 왜 사과해. 전부 내가 방심해서 이렇게 된 건데. 오히려 감사를 해야지. 구하러 와줘서 고마워 오타마님.

"아니, 방심한건 내 쪽이야. 네가 잘못한게 아니니까 그건. 뭐 그부분 말고는 너랑 같은 생각이지만."

"아니아니, 그치만 윳키는 그때 드론 조작하고 있었잖아. 방심할것도 뭣도 없다구. 애당초 내가 경계하고 있었는데."

"아니, 애초에 내가 그게 함정이란걸 바로 알아챘으면 이렇게 될 일도 없었어……!"

"싸우는 중에 잠시 괜찮을까?"


점점 열기를 띄기 시작한 말다툼은 제3자의 난입으로 중지됐다.

날카로운 눈을 하고 우리에게 다가온 츠카삿치 ─아무래도 각성 중인것 같다─는 고개를 까딱하며 뒤쪽을 보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저기 봐봐."


그녀가 보라고 한 곳. 그곳에서는 낯익은 거체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 단단한 날개로 주위의 나무들을 부러트리면서 날아오는 그놈은 아까 강가에 있던 그 캔서였다.

아마 우리들의 말소리와 전투음에 이끌려 온거겠지. 하긴 이렇게 요란법석을 피웠는데 듣지 못하는게 더 이상하다.


"요격할테니 내 지시에 맞춰서 공격해. 살인마."

"감히 누구에게 명령할 셈이냐! 네년이 내게 맞춰라 첩보원!!"


카렌쨩이 츠카삿치 옆에 나란히 섰다.


"미안하지만 아까걸로는 분이 풀리질 않아서 말이다! 네놈이 좀 어울려 줘야겠다!"


라고 하며 사납게 웃어대는 카렌쨩.


"야만스럽기는."


그런 카렌쨩을 보며 한마디 툭 던진 츠카삿치.

그리고 츠카삿치는 이어서 말을 던졌다.


"뭐, 그 심정이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탕 하고 총성이 울려퍼졌다. 그 총구에서 뻗어나온 탄은 의기양양하게 돌진해오던 캔서의 머리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착탄했고, 큰 폭발이 일어났다.

비틀거리는 거체. 그리고 그 머리 위에 카렌쨩의 칼날이 번쩍였다. 그놈의 한쪽 날개가 송두리채 잘려나갔다.


제어를 잃은 캔서는 불쾌한 비명소리와 함께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놈에게는 총탄과 참격이 자비없이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읏샤!! 우리도 빼믄 섭하제! 자, 가자 타마야!"

"네!"

"느그는 거 앉아 쫌만 기다리고 있으레이. 머 기다릴 긋도 없긋지만!"


우리에게 상냥한 미소를 띄우며 두 소녀도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정말 굉장하다니까, 다들."

"그러게… 정말 의지가 되는 녀석들이야."


분명 2명 분의 전력이 빠졌는데도 31A에 그정도는 문제도 안된다는 듯이 일방적으로 공세가 퍼부어지고 있다.

다들 미리 짜고 공격하는건가 착각이 들 정도로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그 넷에게선 일말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31A의 독무대. 머지않아 저녀석도 아까 밟힌 거미마냥 산산조각이 나버릴 것이 분명했다.


"……Hello World"


전첩를 들고 윳키가 중얼거렸다. 웜홀이 열리고 세라프가 내려져 왔다.

내 시선을 눈치챈 그녀는 약간 쓴웃음을 지었다.


"카렌짱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약간 분이 안풀려서 말야. 다리는 다쳤어도 이 자리에서 포격 정도는 가능하겠지."

 

그 말을 듣고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그 마음은 이해하고도 남는다.

나도 할 수만 있다면 바로 저곳에 달려들고 싶으니까.


"나도 도와줄게."

"고마워."


세라프를 쥐고 있는 그녀의 손에 내 오른손을 포개었다. 다른 팔은 그녀를 지탱할수 있도록 그녀의 허리에 둘렀다.

윳키의 세라프는 포격형 세라프다. 위력, 사정거리 전부 우월한 무기지만 그만큼 반동도 심하다.

다리를 다친 지금 그녀에게 그 반동은 상당히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 부담은 내가 대신 진다. 원래라면 혼자서 다루는 세라프를 이번엔 둘이서──

후우, 하고 그녀가 숨을 들이마셨다.

조준을 캔서를 향해 맞추고, 총구에서 빛이 모이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세라프에서 키이이이잉 소리가 날때, 그녀는 외쳤다.


"너희들! 거기서 떨어져!"


그 순간, 굉음과 반동이 우리를 덮쳐왔다.

겨우 자세를 유지한 우리 앞에 있던건 유성이 캔서에게 파고드는 광경이었다.



* * * * *



"아… 피곤하다…"


시트에 그대로 철푸덕 쓰러진 상태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계다.

최근 몇주간 중에서 정말 최고의 하루였다. 체력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말이다.


"수고 많았어."


나를 격려하는 그녀 또한 그 목소리에 피로가 가득했다. 미소짓고 있지만 그 표정에도 피로는 감춰지지 않았다.

여기는 31A부대 전용헬기의 내부다. 행선지는 물론 우리들의 기지.

아무래도 츠카삿치가 미리 근처에 헬기를 대기시켜 놓은것 같다. 정말이지 이 철두철미함에는 혀가 절로 내둘러진다.


서로 담소를 나누는 동료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옆에 앉아있는 소녀를 살펴보았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채 그대로 추욱 늘어져있는 나와는 달리 그녀는 뭔가 정신없이 손가락을 움직이며 전첩을 조작하고 있었다.


"뭐해?"

"어? 아 이거?"


윳키는 질문을 건낸 내게 잠시 고개를 돌린 후 다시 전첩으로 시선을 옮겼다.


"간단한 보고서. 그 신종 캔서에 대한 정보들을 정리하고 있었어."

"그걸 지금? 다쳤잖아 윳키. 나중에 해도 괜찮을텐데."

"뭐, 그렇긴 하지만 할수 있을때 해두고 싶어서."

"흐음―"


헬기소리 사이에서 그녀가 전첩을 두들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전첩을 몰래 훔쳐보니 그 화면에는 엄청난 양의 글자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전부 그 캔서의 특징이나 능력에 대한 설명인걸까.

그때 절벽 위의 우리를 저격한 캔서는 수색 도중 토벌되었다고 한다.

즉 그곳에 신종 캔서는 두 마리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쪽이든 31A의 적수는 되진 못했지만.


츠카삿치 왈,

"고작 그정도 함정에 속아넘어가다니 너무 해이해진거 아냐? 쓸데없는 고민할 여유가 있으면 긴장감이나 더 가지고 작전에 임해줬으면 좋겠는데."

라고 하신다.


고민을 가지고 작전에 임하고 있었던건 사실이다. 그래서 경계도 평소보다 소홀하게 했던 것도 맞고,

긴장감이 부족했다는 것도 차마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츠카삿치의 그 말은 그녀 나름대로의 격려이기도 했다. 즉 빨리 화해하라는 말을 돌려서 말한 거겠지.

나는 마음을 다잡고 옆에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있잖아, 윳키."

"……왜?"

"미안해."

"어?"

"저번에 그거……"


윳키는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그걸 왜 네가 사과하는건데. 그때 그건 내가──"

"나 그때 질투가 나서…"

"뭐?"


순간 얼빠진 목소리를 낸 윳키. 그런 윳키 옆에서 나는 깊게 숨을 들이내쉬었다.

그녀와 화해하려면 지금 뿐이다. 그대로 다물고 싶어지는 입을 억지로 열면서 나는 말을 이어갔다.


"……윳키, 요즘 히구밍이랑 친하게 지내잖아."

"뭐, 동료로서 나름 친분은 쌓고 있지만…"

"저번에도 모처럼 휴일인데, 히구밍이랑 같이 있는 윳키가 너무 즐거워보여서, 그래서……"


말을 하면 할수록 내 이기적인 면모만 드러나고 있는것 같았다. 차마 얼굴을 들기가 힘들었다.

환멸하고 있을까. 이런 내가 질렸을까.


"후…… 하하하."


그녀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마치 야단맞기 전의 아이처럼 주눅들어 있던 나는 쭈뼛쭈뼛 고개를 들었다.


"윳키?"

"후, 아니 그, 미안해. 설마 네가 질투를 할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해서… 그래, 그랬던거구나……"


뭐가 이상하다는 것처럼 그녀는 계속 웃고 있었다. 나는 약간 과장되게 부루퉁한 얼굴을 지어 보였다.


"예전에도 얘기한적 있잖아. 나 질투심에 미칠 수도 있다고."

"보통 그런말 들으면 평범하게 농담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든."

"너무해!"

"너무하기는 뭐가. 애당초 그렇게 말하면서 너도 너대로──"


말을 하는 도중에 그녀는 입을 멈췄다.


"응? 내가 뭐?"

"아무것도 아냐."

"에에! 말하다 마는게 어딨어! 신경 쓰이잖아!"

"아 시끄러워! 그런 것보다 봐봐. 슬슬 도착한거 같아."


창밖을 가리키며 그녀는 이 이야기를 대충 넘어가고자 하고 있었다.

산과 숲을 지나 우리 눈앞에 나타난건 우리들의 소중한 집.

나온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도 집을 보니 왠지 울고 싶어졌다.


"…돌아왔구나, 우리들."

"……그러네"


슬그머니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평소 같았으면 심하게 당황하는 티를 냈을테지만, 그녀는 그런 나를 그저 가만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행이다……"


그렇게 중얼거리며 나는 눈을 감았다. 따뜻한 물방울이 뺨에 흘러내렸다.



* * * * * *



바스락거리며 흔들리는 봉지를 들고, 살짝 콧노래를 부르면서 나는 새하얀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 바로 앞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 사람을 확인하고 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히구밍~~"

"너냐……"


그녀는 마치 역귀라도 본것마냥, 그야말로 지긋지긋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런 히구밍의 반응을 그대로 흘러넘기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히구밍도 윳키 병문안 온거야?"

"뭐 그런거지. 나와 같은 수준의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녀석은 거의 없거든. 그런 귀중한 녀석을 잃으면 곤란하니까."

"그렇구나."


절로 웃음이 나왔다.


"고마워."


내 뜬금없는 말에 히구밍의 얼굴이 점점 더 구겨지고 있다.


"…어째서 네가 감사해 오는거지? 너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였을텐데?"

"그치만 기쁜걸. 윳키를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고마워 항상 윳키와 친하게 지내줘서."

"친하게 지냈다고? 딱히 그랬던 기억은 없다만… 정말이지 네가 하는 말은 언제 들어도 이해하기 힘들군."

"그런 말 많이 들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다 들으라는 것처럼 한숨을 쏟아낸 후에 그대로 내 옆을 지나쳐 나가려고 했다.


"아, 잠깐만 히구밍."


그렇게 다시 불러세우자 언짢은 기색을 전혀 숨기지 않고 돌아서는 히구밍.


"아직도 볼일이 있나?"

"응. 자 받아. 이거 히구밍 몫."


그리고 봉투 안에 있던 것을 그녀에게 건냈다. 그것을 받은 그녀는 표정을 보아하니 아마 혼란스러운것 같았다.


"…뭐지 이건?"

"윳키가 좋아하는 빵"

"…………"


표정이 점점 더 심하게 구겨지고 있다. 몇 초의 침묵 후에 그녀는 무슨 바보를 보는듯한 눈으로 나를 쏘아봤다.


"…그걸 왜 나에게 주는거지? 준다면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윳키한테 주는 것이 맞지 않나?"

"물론 윳키에게도 줄 거야. 히구밍한테 준건 그… 내 사과의 표시랄까?"

"사과? 아아, 그렇군. 항상 내게 폐만 끼치는 것에 대한 사과인건가? 핫, 이제야 너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 같군."

"아, 미안해 그부분은 전혀 미안하다고 생각 안해서. 앞으로도 폐는 계속 끼칠 예정이니까."

"그럼 대체 뭔데 이건!!! 뭐에 대한 사과라는 거야!!!"


결국 참지 못한 히구밍이 절규했다. 그리고 마침 우연히 그 자리를 지나가던 간호사에게 병원에선 조용히 해달라는 꾸중을 들었다.

꽁한 얼굴로 입을 다문 그녀는 이 상황이 전혀 납득되지 않는것 같다.


"뭐 너무 깊게 생각할거 없으니까. 그냥 받아둬. 그럼!"


그렇게 손을 흔들며 나는 복도 안쪽으로 걸어갔다. "그거 유통기한 오늘까지니까 빨리 먹는게 좋아~" 라는 말을 남기며.

등 뒤에서 "웃기지마!!" 라고 절규소리가 울려퍼진거 같은데 뭐 기분탓이겠지.



* * * * *



뚜벅뚜벅 구두 소리와 함께 나는 복도 안으로 들어갔다.

벽에 있는 여러개의 문들 중 하나 앞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노크를 하니 "네, 들어오세요." 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그 말을 듣고 나서 나는 문을 열었다.


"응? 뭐야 루카 너였구나."


새하얀 침대 위에서 상반신을 일으키고 있던 윳키는 날 보고 표정을 풀었다.


"응, 병문안. 몸상태는 어때?"

"그럭저럭이야. 당분간 안정을 취하라고 듣긴 했는데 솔직히 그정도까진 아니거든 이거."


나는 윳키가 앉아있는 침대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때 다친 그녀의 다리는 지금은 이불에 덮혀 보이지 않았다.


"다리… 많이 아팠지?"

"뭐 일단은. 하지만 그렇게 깊이 베인건 아냐. 아마 흉터도 안남을거라고 하네."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러는 너는 어떤데? 이제 움직여도 되는 거야?"

"응. 나도 그렇게 깊게 베인건 아니었거든. 염증이 생긴것도 아니고 곧 퇴원할 수 있을거 같아. 임무에 복귀해도 문제없대 이제."


봐봐, 하면서 나는 옷을 걷었다. 캔서에게 베였던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어 이전과 같이 깨끗한 피부로 돌아와 있었다.

윳키는 잠시 손을 뻗더니, 내가 다쳤던 그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조심스럽게, 뭔가를 확인하는 것처럼.

약간 간지럽다. 나도 모르게 움찔대자 순간 정신이 든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손을 거두었다.


"미, 미안해. 멋대로 만져서……"

"으응, 괜찮아 더 만져도 되는데?"

"아니, 됐어! 이미 충분히 확인했으니까!"


그녀는 휙휙대며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는 작게 숨을 내쉬더니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행이야. 정말……"

"…응."


적막한 공기가 우리 주위에 흐르고 있었다.

나도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건 순전히 운이 좋았던 것 뿐이라는 것을.

그때 조금이라도 잘못되었으면…… 나든 윳키든, 어쩌면 우리 둘 다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동료들도 소중한 기억도 전부 잊어버린 채 지금쯤 아무생각없이 기지 내를 뛰어다니고 있겠지.

정말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그녀와 마주할 수 있다는 이 현실이 정말 말도 안되는 기적같이 느껴졌다.


"……아 맞다. 윳키한테 이거 주려고 했었지 참."

 

가라앉은 공기를 다시 띄우고자 나는 애써 기운차게 들고온 봉투를 뒤졌다.

 

윳키에게 주고 싶은건 두 개. 일단 먼저 이거부터.


"자, 받아."

"이건… 푸딩 도라야키야?"

"좋아하는 거지?"

"그렇긴 한데 용케도 기억하고 있었네. 딱 한번 얘기했을 뿐인데."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면서도 그 얼굴에는 숨겨지지 않는 기쁨이 드러나 있었다.

그대로 그녀는 부랴부랴 봉지를 뜯어 안에 있던 빵을 덥석 물었다.


"음, 맛있네……"


정말로 맛있다는 듯이 입꼬리가 느슨해진 상태로 눈을 가늘게 뜨는 그녀.

다행이다. 좋아해줘서… 그녀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절로 미소가 띄워졌다.

그렇게 생글생글 그녀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데 문득 그녀의 시선이 내게 향하는게 보였다.


"뭐야?"

"아니, 너무 맛있게 먹고 있길래."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부끄러우니까."

"그럼 저어기 보고 있을게."

"너무 그렇게는 안해도 되니까."


힐끔힐끔 나를 신경쓰면서 그녀는 빵을 한입 더 깨물었다. 뭔가 아까만큼 자연스럽게 먹고 있는거 같지 않은데?

어쩔 수 없네. 나는 시선을 윳키에게서 거두어서 창밖으로 옮겼다.

창밖에선 눈부신 햇살이 땅을 비추고 있었다. 언제 봐도 보기 좋은 광경이다. 태양의 높이를 보니 슬슬 점심때이려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 꼬르륵 하고 분위기 못읽는 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졌다.


"너 말이야…"


윳키의 반쯤 감은 눈이 내게 향하고 있다. 약간 부끄러움을 가지면서도 나는 데헷 하며 혀를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봉지를 내게 내밀었다.


"어? 뭐야?"

"먹으라고…… 배고픈거지 지금?"

"괜찮아? 좋아하는 거잖아."

"괜찮아. 먹고싶어지면 다시 사먹으면 되고. 먹기 싫으면 무리해서 안먹어도 되니까."

"전혀 안싫어. 고마워 윳키."


윳키가 건넨 봉지를 받아 뜯은 후 빵을 덥석 깨물었다. 폭신폭신한 도라야키 빵과 안에 있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푸딩이 입안 가득 퍼졌다.

나도 모르게 뺨이 풀어질 정도로 맛있었다.


"맛있어!"

"그렇지?"


정신없이 빵을 볼에 밀어넣고 있던 나를 보며 그녀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아까 빵먹을 때랑은 다른 흐뭇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지켜보는 듯한 그런 자애로운 눈빛으로.

그게 약간 멋쩍여져서 분위기를 얼버무리고자 나는 가지고 온 봉투를 다시 뒤졌다.

봉투에서 나온 것을 보고, 윳키의 얼굴에 이번엔 약간의 의아함이 깃들었다.


"……고양이?"

"어때? 귀엽지?"

"뭐어, 귀엽긴 하지만……"


그때 뽑았던 고양이 인형. 그것을 윳키의 무릎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윳키에게 주는 선물" 이라고 말하며.

그걸 들은 그녀는 약간 경악하고 있는것 같았다.


"에?"

"인형 싫어해?"

"아니 전혀, 전혀 안싫어. 그런거 아니니까…… 그렇구나. 선물…… 그렇구나…"


곱씹듯이 중얼거리면서, 그녀는 깨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는 듯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인형을 들어올렸다.


"잘 받을게. 고마워 루카."


꽃이 피는 것처럼 그녀는 활짝 웃었다.

그 얼굴을 정면에서 마주하기가 조금 부끄러워져서, 나는 아주 약간 시선을 옆으로 피했다.


윳키랑 인형은 별로 안어울릴거 같다고 누가 그랬던가. 누구야 그런 바보같은 생각 한 녀석은.

나구나. 정말 착각도 유분수지.

이것 봐봐, 이렇게 인형을 안고 수줍게 웃고 있는 그녀는, 인형보다도 훨씬──


"……귀여워."

"그러게. 꽤 애교있는 녀석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아니 뭐 그렇긴 한데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정정해줄 생각으로 입을 열려고 했지만, 도중에 포기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부끄럽다.

다함께 장난치는 평소같은 분위기였다면 농담조로 말을 꺼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둘만 있는 공간에서, 이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게 그녀에게 그 말을 건네는 건… 지금의 내겐 너무 허들이 높다.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그렇게 말하며 마지막 남은 한 입을 먹었다. 그와 동시에 방송이 울려퍼졌다.


"31A의 카야모리 루카, 즉시 사령관실로 오도록."


엄격한 목소리. 세라프 부대를 통솔하는 테즈카 사령관의 호출 방송이다.

아마 이번 임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호출한 것 같다.


"……호출이네"


인형을 안으면서 그녀는 약간 서운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다녀와."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며 그녀는 내 등을 가볍게 밀었다.그녀 나름의 격려를 해준 거라고 여겼다.


"응. 갔다 올게."


사실 나도 약간 섭섭하긴 하지만, 우리는 지금 살아있으니까.

살아있는 이상 또 다시 볼 수 있으니까.

그녀의 미소에 보답하듯이 미소를 돌려주고, 그녀의 곁에서 떠나 병실의 문손잡이에 손을 걸었다.


"……그래."


나가기 전에 한 마디만 더. 나는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윳키."

"어?"

"그 다리 다 나으면……"


무심코 한 호흡을 쉬었다. 지금 도망치고 싶어하는 거냐고.

그런 자신을 질타하면서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다.


"같이 놀러 가자. 단둘이서."


……끝에는 조금 장난스런 말투가 되어버렸네.

그런 내 말을 들은 그녀의 눈이 몇번 깜빡거리더니, 이내 그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그것은, 오늘 본 어떤 것보다도 환한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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