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자기들도 그런 줄 알았는지
부지런히 간소화 작업 해나가는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칭찬해주고 싶음.

그런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에 더 빡세게 탐색하고 개선하고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단, 게임을 하다 보면 참 열심히 잘 만든 것 같은데

정말 여러가지 측면에서 마주하게 되는 [조악함]이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음.
퀘스트, 생활, 전투, 지형지물, 아토락시온, 하다못해 NPC 대사까지..

무릎 밑 정도의 작은 턱은 그냥 w버튼만 누르고 있어도
알아서 다리 들어서 부드럽게 넘어가게 만들면 되는데
굳이 스페이스 바를 눌러서 점프를 하거나 손으로 짚어줘야만 넘어간다던지.

메인퀘를 하는데 엔피씨 대사에 고유명사가 너무 많아서
당최 무슨 말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던지..
웬 저학력 씹덕새끼 앞에 묶인 채로 12시간 동안 내가 관심도 없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설명 듣는 것 같았음.
특히 이건 카마실비아 진입하면서부터 정말 심해짐.

아토락시온 키 조합 매번 그때그때 해 줘야 하는 것도 참 별로였고,
생활하는데 있어서도 너무 많은 UI창과 각종 딜레이, 불필요한 디테일.. 불편한 방식..
아이템 하나에도 너무 많은 문자, 설명 등..

이걸? 굳이? 왜? 이런 생각이 들 때 마다 진지하게 현타가 너무 세게 오더라.

펄어비스에서 10년 동안 나름 열심히 한답시고 여러가지 컨텐츠를 추가한거 같은데,
기존 노잼 컨텐츠나 불편 요소를 제거/개선하면서 추가하질 않고
그냥 자기들 일하기 편한 방식으로 덕지덕지 붙여온 느낌임.

깨알같은 각종 불편함, 불쾌함이 곳곳에 쌓여있다 보니,
생활, 전투, 항해 인게임에서 무엇을 하던지 조악하고 재미를 빨리 잃게 되더라.

너무 과한 디테일도 한 몫 하는데,
내가 검은사막에서 이 짓거리 하고 있을 시간에
나가서 진짜 일을 하는게 더 의미있고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임.
어느 정도는 게임적 허용을 해줘야 "그래 이게 게임이지" 이러고 넘어가는데,
비효율적이고 딱히 재밌지도 않은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말임.

특히 생활에서 이런 현타가 많이 오는데, 내가 거쳐야 할 디테일에 비해 보상이 너무 짬.
그럼 보상만 늘리면 될까? 그게 아니란 것임.
컨텐츠가 재미가 없어? 현타가 너무 세게와?
그럼 없애고 다시 만들던가 단순화시키던가.
게임이란 행위에 어울리지 않는 시스템은 게임답게 만들어야 함.

지켜야 할 것을 먼저 찾지 말고
불편하고 불쾌한 걸 먼저 찾고 개선해보고
이게 지켜야 할 기준에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