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전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헬렛루즈는 전략 기반 FPS임. 100발 쏴서 한발도 안들어가면 당연히 못하겠지만, 단순히 총 잘쏘고 다닌다고 이기는 것도 아님.

그래서 이 글에서는 전술-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정보 수집에 대해 써보려고 함. 이건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고, 이걸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는 미니언과 챔피언의 차이 정도임. 아주 중요

1. 시야

너무나도 당연하다. 눈에 보이는 정보만큼 확실한 건 없다. 이 당연한 걸 왜 쓰는가? 가끔 눈을 감고 다니는 애들이 있다.

설명할 내용과는 크게 상관 없지만, 대충 제발 눈 좀 뜨고 다니라는 내용

시야는 전략 이전에 FPS라면 당연히 중요한 건데, 헬렛루즈는 통상적인 교전 거리가 50~200미터로 캐주얼한 FPS와는 비교가 안되게 길고, 심지어 일부 병과를 제외하면 광학 장비가 없기 때문에 오로지 맨눈으로만 식별해야 한다. 실제로 처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적응하면 그닥 어렵지 않다. 처음 할 때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자극이기 때문에 어떤게 필요한 정보인지, 어떤게 불필요한 정보인지 구분을 못하기 때문임. 게임에 익숙해지면 불필요한 자극은 뇌가 알아서 쳐내고 너에게 필요한 정보, 적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뭘 하고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경험을 쌓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일단 옵션 조정이 가장 유효함.

이건 내 그래픽 설정임. 안티앨리어싱은 선명성 TAA, 수풀이랑 후처리는 꼭 낮출 것. 단 후처리를 낮추면 맛깔난 반사광이 사라짐... 그 외 설정은 가뜩이나 안나오는 똥프레임 어떻게든 뽑아보겠다고 낮춘건데 사실 별 차이 없다. 많은 경우에 GPU 로드율이 30~50퍼에서 쳐놀음 좆망겜

그리고 한 가지 더 조언하자면, 넓게 봐라. 적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움직이는 점을 찾는다는 느낌으로 바라보면 적이 좀 더 잘보임. 배틀필드처럼 환경에 지속적인 변화가 생기는게 아니라서 움직이는 건 적 밖에 없다. (아군은 표시 해주니까 예외)

2. 소리

이것도 FPS라면 어딜 가든 중요한 거지만 헬렛루즈는 전장이 워낙 시끄럽고, 브리핑이 겹치면 사실상 사운드 플레이는 반 쯤 포기해야 될 정도로 안들린다. 근데 그렇다고 해도 바로 옆에서 나는 소리에 반응 안되는 거는 본인 문제임을 기억하세요

그럼 헬렛루즈는 어떤 소리에 반응해야 할까? 발소리는 물론이고 총-포, 엔진, 비행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고 이걸 들으면서 당연히 브리핑도 놓치면 안된다.

(녹음해서 들어보면 더 좋겠지만 귀찮음,,,,누가 "해줘")

1)발소리

50~200미터에서 교전하는 데 발소리가 뭐가 중요하냐? 할 수 있지만, 전선이 형성되면 그 거리에서 교전 한다는 것이고 적이 50미터 내에 안들어온다는 얘기는 아님. 특히 방어 시에는 적이 50미터 이내로 왔다는 소리는 스폰 지점이 적에게 발각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고, 우회 공격 시에는 당연히 발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죽으면 다시 뛰어야댐...

발소리를 잘 듣는 팁 같은건 없다. 이건 그냥 본인 역량임. 가끔 가상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방위를 파악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이건 사플 자체로만 놓고 보면 바람직하지 않음. 애초에 게임에서 지원하는 서라운드가 아니면 임의로 소리를 찢어서 서라운드를 만드는데, 기술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게 방향을 알려주는건 아님. 듣기는 좋음 소리 빵빵레후

2)총-포소리

총마다 소리가 다르고 포마다 소리가 다르다. 적이 어떤 총을 쏘고 있는지 알면 어떤 병과인지 유추할 수 있고, 그러면 당연히 모르는 거보다 교전 방향을 유리하게 정할 수 있음. 예를 들어 MG34 소리가 들린다면 적 탱크가 있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고, MG34 2정이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사격 중이라면 98%는 그 자리에 적 탱크가 있는거임. 또 포병 플레이 중에 적 STG44 소리가 들린다면 적 보병분대가 빡이 쳐서 집단린치를 가하려고 찾아왔으니 10분 정도는 전선을 뛴다든가 하는 판단도 가능함.

또 전차포의 체급마다 소리가 다르고, 주둔지에 있는 곡사포도 전차포랑 소리가 다름. 곡사포는 구분하기 쉬우니까 논외로 하고, 전차포의 소리로 적 전차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전차를 운용하기 수월해진다. 어떤 전차부터 노려야 하는지, 또 내가 중형전차라면 중전차는 피한다든가 하는식으로.

단순히 소리 차이로 구분하기 어렵다면 초탄-차탄 간의 시간차를 생각해봐도 됨. 중전차는 8초정도 걸림

3)엔진소리

엔진소리로는 트럭, 정찰차량, 전차, 하프트랙을 구분할 수 있다. 전차 간에는 엔진소리 차이가 없음. 이걸 구분해야 트럭이 오면 죽이고 하프트랙이 오면 위치를 추적하고 전차가 오면 도망갈 수 있다.

4)비행기소리

사실 이거 쓰려고 소리 파트 빌드업함. 지휘관이 보급품 투하, 교두보 구축, 정찰기 호출, 기총 소사, 폭탄 투하를 쓰면 비행기가 날아온다. 이 때 날아오는 비행기의 기종이 다르기 때문에 소리도 다름.

기총 소사랑 폭탄 투하는 사실 게임 하다보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비행기 소리일거임. 죽는건 누구나 싫잖아? 근데 얘네들은 안다고 해도 어디로 떨어지는지를 모르니까 건물에 숨는거 말고는 피할 방법이 없다.  굳이 피하고 싶다면 이 소리를 듣고 피하려고 하지 말고, 정찰기 소리를 듣고 피해라.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지휘관이 폭탄 투하같은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스킬을 사용하기 전에는 정찰기로 적 위치를 확인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음.

이거 피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게 바로 수송기 소리를 듣는거임. 수송기는 보급품이나 교두보를 보내는데 사용한다. 소리가 들리면 바로 맵을 열어서 지휘관이 보급품이나 교두보를 보냈는지 확인하고 아니라면 적군이 사용한 것이므로 하늘을 쳐다봐야 한다. 진짜 중요함. 적 보급이 어디 떨어지는지 알면 적 주둔지 위치를 추측할 수 있고, 교두보를 놓치면 게임은 뒤집어진다. 진짜 들리면 꼭 지도 보고 하늘 보자. 꼭

3.지도

좀 과장해서 말하면 앞에 쓴 내용 전부 무시해도 됨. 이거만 할 줄 알아도 된다. 사실 이거 쓰고 싶어서 글 쓴거라고 봐도 무방함. 물은 모든 답을 알고 있지 않지만, 헬렛루즈에서 지도는 모든 답을 알고 있다.

얼마 전에 쓴 글에도 올렸던 영상.

영상을 보면 저 미친 친구들은 뻔히 맵에 적 전차 마커가 올라와 있는데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굳이 자진해서 서쪽 굽은 길로 돌아가서 방어하겠다고 측후면을 노출시켜서 터진다. 이건 제대로 미친 친구들이고, 이 정도로 멍청한 행동을 하는 애들은 사실 거의 없음. 나는 마커나 핑 말고, 지도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을 적으려고 함.

스크린샷이 있으면 더 보기 편할텐데 귀찮아서 있는 스크린샷으로 설명하니 혹시 상황에 맞는 스크린샷이 있다면 올려주세요

0)지도좀 존나게 볼것

이게 안되면 쓰는 내용이 전부 무의미하다. 지도를 안보는데 지도를 어떻게 보는지 알면 무슨 소용일까? 이건 나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가이드라는 이름의 (비)공식 설명서에도 두 번이나 강조되는 내용임. 그냥 지도를 봐라.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보다가 총 맞아서 죽었으면 리스폰 창에서 지도를 봐라. 과장 좀 보태서 죽어서 생기는 가장 큰 손해는 전선 붕괴보다 15초 가량 지도를 못 본다는 거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보통 3~5초에 한 번 지도를 봄. 지휘관 할 때는 빈도를 바꿔서 3~5초에 한번 지도를 끄고 세상을 본다. 그 외에는 지도 펴놓고 게임함.

각 병과마다 지도를 활용하는 법은 조금씩 다른데, 이건 나중에 병과 설명할 때 쓸 예정

1)스폰 지점을 통한 정보 습득

이건 전략적으로 지도를 해석하는 것 보다는 지금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필요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다. 스폰 지점 근처에 적이 접근하면 스폰 지점의 색이 바뀐다는 건 게임을 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걸 이용하면 적의 공세 방향을 추측할 수 있고, 그 말은 곧 내가 어디서 뭘 해야 되는지 정할 수 있다는 거임. 이건 여러 스폰 지점에서 불이 켜질 때 유용하게 해석 가능한 정보임. 한 군데 잠깐 불 들어온다고 거기에 공세가 형성됐다고 해석하는 건 잘못된 판단.

분대장이나 지휘관이 아니라면, 이런 내용을 알고 있더라도 아군 스폰 지점을 여기에 맞게 설계를 할 수 없으므로 분대장한테 스폰 지점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하든지, 아니면 그냥 불 들어온 스폰 지점이나 방어하자.

제발 좀 지도 펴고 불 들어오거나 잠겼으면 주변 돌아서 열어라..

2)아군이 모여 있는 위치와 모양

아군이 모여 있는 곳의 위치나 모양을 보면 전선에 있지 않아도 어떤 상황인지 추측할 수 있다.

유형별로 스크린샷이 있으면 이해하기 쉬울텐데 컴퓨터 바꾸면서 그나마 있던 지도 스샷도 날아감..그냥 스폰 이빠이 박은거 자랑하려고 찍은거라 별다른 정보는 없는 스샷이지만,, 그냥 보세용

이 지도를 보면, 아군이 I-8-7부터 6까지 비스듬하게 모여있다. 이건 어떤 상황일까? H-8-7 주둔지에서 스폰해서 남쪽으로 밀면서 진입하려는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얘네들이 남쪽으로 가기 전에 H-6-8 주둔지에서 주공을 형성하고 북쪽으로 치고 들어갔지만, 전차 통제가 안돼서, 그리고 우회 병력이 분탕을 쳐서(지도를 보면 F-7, G-7에 적 보병 마커가 찍혀 있는데, 그 친구들임) 공세가 무너졌고, 거기로 공격 가던 친구들이 남쪽으로 다시 공격을 가는 상황임.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사실 그러려고 찍은 스샷이 아니라 크게 할건 없지만, 저 거점이 마지막이 아니라 중간 쯤에 있는 거점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아군 포병도 사거리가 닿을테니 아군 전선보다 살짝 북동쪽에 포를 쏘면 킬이 잘 들어오겠지? 또 아군 병력이 저렇게 많은데도 안뚫린다는건 적군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니까 북쪽으로 들어가서 스폰을 박으면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라 메종 오르메스 라는 거점의 특성상 교두보를 날리진 않았지만, 저렇게 심하게 대치하고 있을 때는 폭탄 투하 없이도 쉽게 교두보를 성공시키기도 한다. 다 앞만 쳐다보고 있거든.

적당한 스크린샷은 없지만, 아군이 저런 일자 대형으로 방어를 할 때에는 상대 교두보에 취약하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사실 소리 듣고 반응하면 막을 수 있는데, 대부분 저렇게 대치하면 소리고 지랄이고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눈 앞에 적 잡기 바쁨.

또 아군이 거점 원 안에 몰려 있는, 독 안에 든 쥐 처럼 보일 때는 포위당했다는 얘기고, 10분 내로 거점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임. 아무리 신들린 에임으로 막아도 결국 폭탄 투하 쿨이 돌면 갈려나가고 주둔지도 터진다. 아군이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즉시 공격을 중단하고 보급품 트럭을 받든, 지원병을 데리고 가든 우회해서 새 주둔지를 박아야 한다. 지휘관이 증원으로 막는 시간 내에 포위를 풀지 못하면 그대로 함락임. 아군 방어 병력이 버텨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버틸 수 없으니까 포위 당한거임.

반대로 아군이 공격 중인데 포위 대형을 완성했고, 게이지가 올라간다면 다음 점령지로 미리 이동하는 것도 좋다. 다만 너무 많이 빠지면 포위가 풀리니까 적당히 간보면서 결정할 것.

또 선형으로 대치하는데 다음 거점으로 미리 가버리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선형은 결코 완전한 공세가 아님. 포위하지 못하고 선형으로 들어간다는 건 일단 스폰 지점이 한 곳에 몰려있다는 걸 말하고(위에 스크린샷 처럼 스폰이 하나일 때 주로 만들어짐. 주로 전초 기지가 멀리 뻗어나가질 못하니까 생기는 대형임), 적 포병이나 폭탄 투하에 공세가 꺾일 수 있으며, 점령을 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뺏길 가능성도 있다. 선형으로 밀고 점령했을 때는 다음 거점이 비어 있는게 아닌 이상 방어선을 구축하고 공격에 나서는게 좋다.

뭔가 길게 썼는데 대충 지도 딱 보고 이거 불안한데 싶으면 막고 좆됐다 싶으면 돌아서 주둔지 만들고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 하라는 뜻

3)아군이 쳐다보는 방향

지도를 확대해서 잘 보면, 아군을 표시하는 원에 화살표가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건 아군이 현재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 알려주는데, 이걸 통해서 지금 아군들이 어디로 밀고 나가는지, 또 어느 방향을 바라보며 대치하는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독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완벽한 대형은 아닌데 쳐다보는 방향은 어느 정도 일정할 때 공세를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음. 주로 포병에게 유용함.

시야와 소리, 지도 3박자를 통합해서 정보를 유추해낼 수 있다면 너도 핼랠루 초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