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전원이 하나가 되어 공격한 파장에 의해
생긴 빈틈을, 우리들은 놓치지 않았다.
키미요시 카즈호
으, 랴아아아아아아앗!!
이쪽을 제지하려는 큰 참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고, 나는 리카쨩의 품으로 파고든다.
찰나에 나누는 서로의 시선
열린 그 눈동자에는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아서
한 순간 움직임이 멈출 뻔했으나.
그런 나를 뒤에서 응원해 주는 건
마에바라군의 강한, 그리고 믿음직한 목소리였다.
마에바라 케이이치
망설이지마, 카즈호쨩!
그대로 달려어어어어어어어어!!
키미요시 카즈호
하아아아아아앗!!!
기세좋게 휘둘러진 나의 무기가 리카쨩의
허리를 잡고, 혼신의 일격을 그녀의 몸에 해방한다.
후루데 리카
큭……. 이, 이런…..?!
……있, 을 수 없어……!!
나의 신체가, 붕괴해서, 사라지……다니……?
……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놀람과 절망의 비명을 단말마로 내뱉으며
리카쨩의 몸은 지면에 쓰러져갔다.
그 뒷모습에서 흩날리는 연기처럼,
뿜어져 나오며 흩어지는, 어둠의 파동.
그리고, 겨우 뿜어져 나오는 게 멈췄을 때…..
키미요시 카즈호
…….엣…….?
괴물이 된 리카쨩의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키미요시 카즈호
그, 그런……?
사고가……멈췄다.
눈 앞에 있는 광경에 다가온 충격에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온 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한 전율이 일었다.
호죠 사토코
헉……리, 리카아아아?!
소노자키 미온
리카쨩이, 사라졌어……?
어, 어떻게 된거야?!
마에바라 케이이치
어, 어째서야! 들은 이야기랑
다르다고!
미온도 레나도, 그림자가 사라지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잖아?!
소노자키 시온
……. 설마, 우리가……
리카쨔마를 죽여버렸다…….?!
키미요시 카즈호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멍하게 서서 굳어버린 채, 나는
손에 가지고 있던 무기를 떨어뜨린다.
온 힘을 다하여 싸우지 않았다면, 쓰러뜨릴 수 없었다…라니,
그런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키미요시 카즈호
우리의 목적은, 리카쨩을 구하는거였을텐데……!!
내가, 이 손으로……! 나
때문에
후루데 리카는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키미요시 카즈호
내가, 힘을 잘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래서 리카쨩은, 내가…..죽여버렸……?!
호우타니 나오
잠깐…… 카즈호!!
무릎에 힘이 빠지고, 나는 그 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진다.
하지면 시선만은, 돌로 만든 재단 위를 본 채 움직이지 않는다.
혹시 시간이 조금 지나고, 리카쨩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나타나지 않을까, 라고
한 순간 기대해봤지만……
역시, 거기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그리고 무언가가
나타날듯한 기척도…… 없었다…….
키미요시 카즈호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내가, 내가……나 때문에, 리카쨩이…….!
류구 레나
아….아니야, 카즈호쨩
때문이 아니야!
키미요시 카즈호
하지만……하지만! 내가, 내가……!
호우타니 나오
그만해, 카즈호.
네가 나쁜 게 아니야……이건, 모두가
싸워서 얻은 결과니까.
아카사카 미유키
맞아. ……이 책임은 모두에게 있어.
너혼자 죄의식을 짊어지는 건 잘못된거야.
키미요시 카즈호
아….아니야…..왜냐면……!!
위로해주는 모두의 마음은 고맙지만,
동시에 괴로워서…… 나는 의식이 멀어질듯한 충동에
공포와 구토감에, 목소리가 떨린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걸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라고 해도,
적어도 그게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떨어진 무기를 주우려고
손을 뻗는….. 그 다음 순간이었다.
???
『아니오.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방을을 굴리는 듯한 울림과 함께,
늠름하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키미요시 카즈호
엣……?
환청이 아닐까 생각해 고개를 드니, 모두가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있는 게 보였다.
아카사카 미유키
뭐…..뭐야 저거?
아까까지 리카쨩이 쓰러져 있던 곳에
빨갛고 하얀 무녀옷을 입은 그림자가 서있다.
그 모습……그리고 얼굴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키미요시 카즈호
하뉴, 쨩……?
후루데 하뉴
『맞습니다. ……애초에 당신쪽 『세계』에서
만났던 저와는 다른 존재입니다만.』
그 말대로, 나의 기억 속에 있는 어리광쟁이에
혀 짧은 말을 하는 『하뉴쨩』과는
확실히 행동과 어조가 다르다.
오히려, 눈 앞에 있는 그녀의 힘으로 가득넘쳐서…….
위엄과 기품으로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후루데 하뉴
『…….당신들이 이번에 쓰러뜨린 건
<혼>을 빼앗긴 <그릇>뿐인 후루데 리카의 몸입니다. 』
『즉, 리카의 모습이면서도, 리카
본인이
죽은 후에 <포악한 것>이
빙의한, 허상.
……그녀의 몸이 아닙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허상……..그러면, 리카쨩은?
후루데 하뉴
『안심해주세요. 살아있습니다.
애초에 <혼>은
와타나가시 전에 빼앗겨,
이 『세계』에서 납치당했습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어……?
그러고보니, 시온상과 이야기 했던 그날 밤……
라카쨩에게 전화가 왔던 걸 떠올린다.
그 뒤에, 그녀에게 물어봐도 『전화는 걸지 않았다』고
부정했기에, 착각했다고 생각했지만……
키미요시 카즈호
(혹시 리카쨩이 납치 당한건……..
그 직후…….?)
류구 레나
이 『세계』밖으로 납치당했다…….?
그럼, 어느 세계에 있는걸까나, 까나?
후루데 하뉴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리카쨩
정도의 존재를
납치할만한 힘을 가진 무서운 흑막이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히나미자와에 사악한 존재가 나타나……
모든 것이 이상해진건 그 여파에 의해 생긴 결과입니다.』
『수수께끼를 해명하고, 리카를 데려와야합니다…….
미래로 도달하기 전에 세계의 구조는 부서지고…….
곧이어, 모든 『세계』가 종언을 맞이하게 되겠죠.』
아카사카 미유키
하, 하뉴…… 너는, 대체……..?!
후루데 하뉴
『……저는, 당신들이 <오야시로님>이라고 부르는 자.
당신들을 이 세계로 오게한 자인,
타무라히메 미코토가 <뿔의 백성의 수장>이라 부르는 존재입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오야시로님』…….네가……?
그 사실을 듣고 나는 더욱 놀란다.
히나미자와가 오니가후치라 불리던 시절부터
마을사람들에게 경외받고…… 그와 동시에 숭상받았던
초상적 존재. 그것이, 우리가
아는 『오야시로님』이다.
하지만 설마, 그 신님이 하뉴쨩의 모습을
하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후루데 하뉴
『이유가 있어서 본래의 힘을 쓰지 못하고,
미래도 과거도 아닌 공간의 틈을 떠돌지만……
드디어, 나의 의사만이라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호우타니 나오
그러니까, 지금까지 우리들이 하뉴로 알고 이야기 하고 있었던 존재는
하뉴…….. 『오야시로님』이 아니었다는거야?
후루데 하뉴
『네. 아마도, 리카의
허상을 진실인 것처럼 조작하기 위해
<포악한 것>이
저를 모방하여 태어난 것이겠지요.
리카의 기억 속에 있는 <저>를
부분적으로 구성하여……』
『그리고, 그 허상의 리카의 잔류의사 속에 있는
절망에 파고드는 것으로 태어난, 그림자 같은 존재.』
『그렇기에, 당신들에게 보여준 『그』 마음만은
납치되기 전의 리카가, 남긴 것……
참극을 맛본 그녀의, 진실된 기억입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
그렇다는 건, 아까의 리카쨩이
절망의 마음과 함께 이야기한 사실은…….
실제로 일어난, 진실된 사실이라는 거겠지.
그 광기어린 살의는 슬픔의 또 다른 표현……..
그걸 생각하니 갑자기, 가슴이 미어지는듯한
아픔과 슬픔을 통감할 수밖에 없었다.
후루데 하뉴
『이 토지에서 <오야시로님>의
모습은
조금이지만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림자라곤 해도
헛된 희생을 만든 것에 대해선 마음 깊이 괴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뉴쨩은 고개를 숙이며, 그 자리에서 자세를 낮추고,
뭔가를 줍고나서 다시금 일어서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후루데 하뉴
『키미요시 카즈호----손을 주십시오.』
키미요시 카즈호
…..아, 네.
말하는 대로 공손하고 공손하게 양 손을 내미니,
하뉴쨩의 손이 나의 손에 겹쳐진다.
포근한 따뜻함이 손에 살며시 내려옴과 동시에
작은 홍색 고옥이 그 손안에 머무른다.
본 적도 없는 물건이라 반응하기 곤란했지만
그걸 옆에서 본 미온상이 『설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소노자키 미온
그거……혹시 『숙명의 계시』?
키미요시 카즈호
숙명…..이라니 미온상 뭔지 아세요?
소노자키 시온
후루데가의 비보 중 하나에요.
꽤나 오래 전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우리들도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지만……
류구 레나
하우…… 그거, 레나가
쓰레게 산에서 발견했던
보석이야~!
리카쨩이, 갖고 있었구나…….
후루데 하뉴
『<포악한 것>이
리카의 허상의 체내에
기생하며, 힘의 원천으로써 갖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
후루데 하뉴
『키미요시 카즈호. 이 <숙명의 계시>와
대응하는 다른 보주에, 당신들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걸 사용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겁니다.
돌아가서도, 손에서 놓지 않도록 하십시오……
분명, 당신들의 힘이 되어줄 겁니다.』
키미요시 카즈호
……우리들의, 힘…….
후루데 하뉴
『……이제 곧 있으면, 해가
집니다.
활동을 중지한 『츠쿠야미』는 다시 눈을 뜨고,
이번에야말로 살아있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겠지요.』
『이 『세계』의 히나미자와는, 완전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전에, 부디……리카가, 진심으로 소중히 생각했던
당신들만이라도, 부디…….』
키미요시 카즈호
기, 기다려! 아직 묻고
싶은 게……!
목소리에 노이즈 같은 잡음이 섞여,
하뉴쨩의 모습이 흔들린다.
무심코 손을 뻗어 부르려던 직전에
그녀는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아카사카 마모루
사, 사라졌어…….?
남은 건, 손바닥 위에 있는, 붉은
보주.
아니, 틀려. 실은 또
하나,
내게 맡겨진 물건이 있었다.
하뉴쨩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본 나만이,
마지막 순간에 전하기 위해 입만을 움직여 자아낸
소리 없는 말---
키미요시 카즈호
…………..
무엇을 말했는지 소리로는 듣지 못했지만,
그 입술의 움직임은, 싫을 정도로 잘 기억하고 있다.
키미요시 카즈호
……미안해……?
그 사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우리를 내버려둔 채, 세계의 색은
붉은 색에서 검은 색으로 모습을 바꾸려 하고 있다.
……쓰르라미의 우는 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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