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를 여보란듯 겨누며

케-이치는 나와의 거리를 서서히 좁혀간다.

 

그가 레나상을 쏴서 나를 구해준건가……?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나를 위협할 필요가 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키미요시 카즈호

마……마에바라군, 나를 구해준 게 너…..야……?

 

케-이치

-------------

 

키미요시 카즈호

나…….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거야?

모두가 갑자기 이생해져서, 날뛰기 시작해서…….서로……!

그……그러니까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부탁이야……믿어줘, 마에바라군!

 

케-이치

있잖아…… 저번에도 말했지만, 나는 케-이치야.

그리고, 결과적으로 구해준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 온 건, 다른 목적이 있어서야.

 

키미요시 카즈호

응? 무슨 말이야……?!

 

레이디•미-

미- 확인했답니다. 이 자리에서 살아있는건,

이 『키미요시 카즈호』뿐이랍니다.

 

케-이치

오우, 그러니까 이 녀석이 바이러스의 『항체』를 가진

캐리어라는 거네. 헤헷, 설마 이렇게 잘될줄이야……

 

키미요시 카즈호

바이러스, 항체……..?

 

싱글싱글 웃는 케-이치와 레이디•미-의

표정에 나는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혹시…… 이 사람들은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어……?!

 

키미요시 카즈호

너……너희들이 말했지……?

우리를 복원한 건 히나미자와에서 하루를 지내게 하고

데이터를 채취하기 위해서라고……..

 

케-이치

아아, 그 말대로야.

말했던 내용에 허위사실은 없어.

그저……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

 

키미요시 카즈호

주, 중요한 부분……?

 

케-이치

수수께끼의 자연재해라는 건 가스재해 같은 게 아니야.

실제로 너희 구인류는…… 바이러스의 감염폭발로 괴멸상태에 빠진거야.

 

키미요시 카즈호

바, 바이러스……?!

 

케-이치

그래.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순식간에

이성이 붕괴되고…… 파괴충동에 몸을 맡기게 되어버려.

자신 이외의 인간 전원의 숨통을 끊지 않는 이상

그 충동을 억누를 순 없어. 그리고 마지막엔 자신조차도 공격대상이 돼—

……그런 특수한 바이러스야. 그런게 만연하면

별 하나가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지~

 

레이디•미-

카즈호는 몸으로 직접 경험했기에, 그 부분은

잘 이해해 줄거라 믿는답니다. 니파-

 

키미요시 카즈호

……읏……

 

케-이치

그리고, 너희에겐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지금, 은하의 전역에 그 바이러스가 다시 유행하고 있어.

하지만, 너무 오래된 바이러스라 아무도 항체를 갖고 있지 않아.

특효약도 백신도 개발단계부터 두 손을 다 들었지.

그래서 모두들, 매일 덜덜 떨며 살고 있는거야.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 그 바이러스가 발생한 곳까지

조사 범위를 넓이면 항체의 샘플을 채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바이러스가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 이 지역을 염두에 두고

DNA를 주워모으고 우주선으로 가져가서, 클론을 만들었어……

-----그 클론이 너희들이라는 거지.

 

키미요시 카즈호

……그리고 우리들을 구슬려서 히나미자와로

보내고, 경과를 관찰했다는 거야…….?

 

케-이치

오우, 생각보다 훨씬 빨리 바이러스 감영이

시작되어 버렸지만, 결과적으로 좋았어.

솔직히, 신에게 운을 맡길 정도로 적은 가능성이었지만,

기쁘게도 항체의 캐리어를 발견할 수 있었어…….

이야이야,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난다니까~!

 

키미요시 카즈호

……그, 랬구나……

 

아아…. 그런가.

역시 내가 이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갖고 있는 이유를 잘 알았다.

 

그들은 처음부터 우리들을

자신들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멸종동물 취급은 커녕, 오히려…… 바이러스 항체를

채취하기 위할 뿐인 샘플, 모르모트 같이 생각했어……..

 

키미요시 카즈호

……읏……

 

……분하다, 슬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잘 아는 사람의 얼굴에

속아버렸다는 사실이…… 괜히 화가 나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키미요시 카즈호

(……하지만……)

 

정말로 이 『세계』에서 곤란해하는 사람들이 그걸로

구원받는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에 소용돌이 치는

검은 감정을 어떻게든 억누르려고

몇 번이고 심호흡하며…… 고개를 들고 말했다.

 

키미요시 카즈호

……..잘, 알겠어. 그런거라면

협력해줄게. 하지만……

어째서, 처음부터 그걸 말하지 않은거야?

이 『세계』의 모두를 구하기 위해서 그랬단 걸

알았다면, 나도…… 이런…….!

 

케-이치

아아? 모두를 구할 생각은 없어.

제대로 대가를 지불하는, 자신의 목숨에 대한 『보상』를

우리들에게 주는 녀석들 한정으로 구하는거야.

 

키미요시 카즈호

엣…… 어, 어째서…….? 너는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우리를 이용한 게 아니야?!

 

케-이치

하아? 어이어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너희를 소생시키기 위해 얼마나 돈과 수고를

들였는지 알고나 있어?

너를 잘게 조각내서 항체의 원인을 받아내고……

백신이나 치료약을 대량으로 만들어서,

고가로 온 은하에 팔아댄다----- 그게 이번 일의 목적이야.

그리고 나는, 은하 제일의 부와 재산을 손에 넣을거야!

이런 월급쟁이 환경보호관 같은건

부자가 되면 얼른 버리고 작별할 거라구~!

 

키미요시 카즈호

그, 그럼 너는……사리사욕을 위해서

우리를 희생시켰다는거야……?!

고고학이라던가, 환경보호라던가

그럴듯한 말을 하면서 결국은……!

 

케-이치

헷…… 그런 걸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쪽이 멍청한거야!

다른 녀석들이 어떻게 되든 난 몰라! 나는 나의 인생을 구가한다.

그것 뿐이야! 앗하하하하……!!

 

키미요시 카즈호

……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

 

키미요시 카즈호

사람의 목숨을….. 모두의 마음을 짓밟다니

잘도…… 잘도 그런짓을!!

 

마음 안쪽에 불어오는 화와 후회, 그리고 증오에

버틸 수 없게 된 나는, 무작정 케-이치를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들어올린 주먹은 그의 눈 앞에서

부자연스럽게 딱 멈춰서……

 

다음 순간, 옆에 있던 레이디•미-에 의해

지면에 엎드리게 되었다.

 

케-이치

……말했잖아?

우리들에게 거역할 순 없다고.

 

레이디•미-

니파-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주는거에요.

주인의 명령은 절대적이니까요.

……뭐, 명령이 있든 없든 상관 없지만 말이야.

나는 안드로이드니까, 자신만 좋으면

너 같은 건 어떻게 되든 별로 흥미 없어.

 

키미요시 카즈호

윽……으, 으윽……!

 

레이디•미-

개체명, 『키미요시 카즈호』. 너는 대은하성단의 구세주로

온 몸이 관으로 연결되어 배양 포트 안에서 계속 살게 될테지.

뭐, 쉽게 말하자면…… 치료약을 생산하는 토양으로써

미래영겁의 시간동안 죽는 것도 못하게 되려나……..?

 

키미요시 카즈호

……….싫어, 싫어……..!!

 

레이디•미-

처음에 말했잖아? 너에게 거부권은 없어.

부디, 어리석은 인간을 위한 도구가 되도록하렴.

크흐흐흐흐……아하하하하하하…….!

 

그렇게 말하며 레이디•미-는 나를 엎드리게 한 채로

주사기를 놓는다.

 

피스톤이 눌리며…… 바늘 끝에 떠오르는 작은 액체.

 

그리고, 바늘의 끝부분이 내 팔 가까이까지 오는 게

눈에 보이자, 절망에 못이겨 무심코 눈을 감았다---

 

그 순간이었다.

 

후루데 하뉴

---나쁜 녀석들, 얌전히 있는 것이에요!

 

키미요시 카즈호

엣……? 그 목소리는 설마----

 

케-이치

큭! 너, 너는……!

 

무려, 그 장소에 모습을 보인 건 무녀복……

같은 의상으로 몸을 감싼 그 하뉴쨩이었다.

 

후루데 하뉴

하아아아앗!!

 

레이디•미-

……윽……?!

 

청백색의 파동을 두른 검을 들고

하뉴쨩은 이쪽으로 달려온다.

 

그걸 본 레이디•미-는

퍼뜩 크게 뒤로 후퇴해 내게서 떨어진다.

 

후루데 하뉴

---받아라아아!!

 

틈을 주지 않고 내딛은 하뉴의 참격이 두 번 세 번 반복되고……

가로로 일자의 검광이 레이디•미-의 몸체를 베어낸다.

 

레이디•미-

읏……으헉…….?!

 

그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레이디•미-는

낮은 신음을 흘리며…… 고통시러운 표정을 띄우며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는다.

 

레이디•미-

의, 의표를……찔렸습니다.

손상 레벨, 아주 큼…..인겁니다……

 

후루데 하뉴

자, 이틈에 여기로!

 

키미요시 카즈호

으……응……!

 

나는 꺾일 것 같은 양 발을 채찍질해

하뉴쨩의 등뒤로 숨는다.

 

케-이치

큭…… 못 들었어!

성단조사관이 이런 곳에 나타나다니……!

 

후루데 하뉴

당신들의 걔획은 모두 조사했답니다.

전 은하를 괴롭게하는 바이러스를 악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다니…… 저희들이 결코 용서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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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봐 ㅋㅋㅋㅋㅋㅋ

이벤스 보니까 갑자기 픽업하는 카드들 뽑기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