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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챠] 명 괭갈 콜라보 2탄 스토리 번역 - 2

ㅇㅇ(58.121) 2021.12.27 01:49:24
조회 486 추천 12 댓글 2
														

글자수가 많아서 잘렸다... 5화부터 다시 올림



5화







숙소로 돌아와 대욕탕으로 가니, 하얀 수증기와 온천 향기가 우릴 맞이해주었다


아카사카 미유키

하아......피곤해서 그런지 온천물이 몸에 스며드는 것 같아.


류구 레나

손님은 우리뿐인걸까나? 까나?


호죠 사토코

이렇게 넓은 목욕탕을 저희끼리 독점하다니, 사치도 이런 사치가 없네요


호우타니 나오

그러게......와아, 기분 좋아......


나오쨩이 몸을 어깨까지 탕 속에 집어넣고, 풀어진 표정을 보였다.


소노자키 미온

으음, 역시 온천은 좋구만~!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은 거예요......


후루데 리카

하뉴의 얼굴도 녹아내리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미유키, 아까 아카사카와 무슨 얘기를 했던 거예요?


아카사카 미유키

아ㅃ......아카사카씨는 목욕하기 전에 도쿄에 전화하고 온대.

목욕하고 나면 경찰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약속했는데......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하시네.


호죠 사토코

전화라면, 일인가요? 이런 곳까지 와서, 고생이 많으시네요.


아카사카 미유키

아니, 집에 전화하는 것 같아.


키미요시 카즈호

그......그렇구나.


지금쯤 자택에 전화해서 사모님과 딸......다섯살의 미유키쨩과 이야기하고 있겠지.

탕 안에 몸을 담그고 그 흐뭇한 광경을 머릿속으로 그려나가고 있으려니......


???

전혀 안된다고!


후루데 하뉴

아우? 이건......옆에 있는 남탕에서 난 소리인가요?


류구 레나

......배틀러씨의 목소리일까나? 까나?


우시로미야 배틀러

역시 가슴은 절벽보다 큰 게 좋잖아?!


류구 레나

하우......?!


마에바라 케이이치

분명 그건 부정하지 않아! 아니, 부정할 수 있는 남자는 존재하지도 않지!

남자는 모두 다 가슴을 좋아하니까!


호죠 사토코

......이건 케이이치씨 목소리구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커다란 가슴이 멋지다는 건 당연한거야!

전세계가 인정하는 진리야! 출발점이라고!

......하지만 빈유에겐 빈유의 장점이 있어!

가슴부터 허리를 거쳐 다리 라인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그 라인......!

그건 빈유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라고 난 생각해!


우시로미야 배틀러

과연, 마이크로 시점뿐 아니라 매크로 시점으로 본다는 뜻인가. 꽤 나쁘지 않은데......!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렇지! 그리고 장래성도 놓칠 수 없다고!

현재의 완성형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성장을 처음부터 지켜본다면 애착도 한층 더 하지!

가슴 소믈리에라면, 귀부 와인뿐만 아니라 누보의 숙성을 기대하는 것도 고집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아?!


우시로미야 배틀러

이히히히! 과연 케이이치! 역시 너는 내가 인정하는 재원이라니까!

그렇다면......알겠다.

앞으로는 지금 여기에 있는 가슴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슴에도 눈을 돌려야한다는 거군......!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렇지! 예를 들어, 빈유라고 하면---


키미요시 카즈호

와앗?!


철썩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내 귀를 막았다. 돌아보니......

표정이 사라진 미유키쨩이 내 뒤에 와있었다


아카사카 미유키

......안 듣는 편이 좋을거야, 카즈호.

왠지 이야기가 과격해졌거든.


키미요시 카즈호

어......저기, 무슨......?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그 신묘한 말투를 거스를 수가 없어 일단은 그 말대로 했다

그 덕에 마에바라군쪽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가까운 아이들의 목소리는 그냥 들을 수 있었다


소노자키 미온

케, 케이쨩......


류구 레나

하, 하우우......


미온씨와 레나씨의 얼굴이 갈수록 발갛게 물들어간다.


키미요시 카즈호

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거야......?


호죠 사토코

......모르는 편이 낫답니다.


후루데 리카

미- 카즈호에겐 너무 자극이 센 거예요


후루데 하뉴

최, 최소한 목소리라도 작게......아우아우......


호우타니 나오

......남자는 바보밖에 없는거야?


아카사카 미유키

으음, 그렇구나, 그래......

마에바라군이랑 배틀러씨는, 우릴 그런 눈으로 보고 있었던거구나~ 헤에......

......라는 기분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좋을까?


호죠 사토코

하고 싶은 말은 알겠사와요. 저도 지금 당장 이 목욕통을 전부 들고 남탕에 집어던지고 싶은 기분인걸요


후루데 하뉴

다, 다른 손님에게 맞으면 위험한 거예요!


호죠 사토코

그래서 참고 있는 거랍니다?


소노자키 미온

......일단 남탕의 대화는 못 들은 걸로 하자.


아카사카 미유키

그래...... 우리가 있는 곳까지 들렸다는걸 알면 마에바라군, 분명 얼굴을 들지 못할거야


류구 레나

하우......혹시 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나? 까나?


후루데 하뉴

그, 그건 그거대로 질이 나쁜 거예요......!


호우타니 나오

참수 공개 처형이지.


호죠 사토코

시내 조리 돌림형이와요


후루데 리카

미- 말로 다그닥다그닥, 질질인거예요


키미요시 카즈호

그거, 서부극이 섞인 거 아니야......?


호우타니 나오

이게 내 식의 커뮤니케이션이다, 같은 소리라도 하는 날엔

우리 식의 인의와 처분을 때려박아줘야지


소노자키 미온

......여기 있는 전원에게 말해둘게. 만일 저 두 사람이 가슴을 만지려고 하면,

얼굴에 주먹을 때려박아버려. 연타해도 되고.


모두

오-!!


남탕에서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된 반동으로,

여탕 팀의 결속이 더욱 굳어졌다......실로 공격적인 방향으로.


키미요시 카즈호

(자, 잘 모르겠지만......왠지 마에바라군은 당분간 부활동에 참가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 그건 그렇고......다른 손님들은 좀처럼 들어오지 않네.


소노자키 미온

프리 오픈 중이니까, 애초에 숙박객이 별로 없어. 당일치기 손님은 날이 밝을때 들어갔을거고.


키미요시 카즈호

그렇구나......어라? 그럼 배틀러씨의 사촌분은?


아카사카 미유키

여기 말고 숙박 시설에도 온천이 있을테니까, 그 방에 있는 탕에 들어간 거 아닐까?


소노자키 미온

아니, 숙박 시설 자체는 어느 정도 완성됐지만......방에 탕이 붙어있는 별동은 아직 공사중이야


키미요시 카즈호

그럼 조금 더 기다리면 대욕탕에서 만날 수 있으려나......?


소노자키 미온

모르겠네......낮에 들어왔다면, 내일 아침에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키미요시 카즈호

그렇구나......그런데 우리 아직 제시카씨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는데,

어떤 사람일까?


소노자키 미온

배틀러씨가 하는 말론, 아가씨답지 않은 아가씨라는데......

외딴 섬 하나를 통째로 가지고 있다고 하니 엄청난 집안의 아가씨인가봐.


키미요시 카즈호

(소노자키 가도, 충분히 엄청난 것 같은데......)


소노자키 미온

뭐, 우리 입장에서도 계약 상대 쪽 아가씨라면 제대로 인사 한번 하고 싶긴 해.


키미요시 카즈호

......그러네.


......온천 시설에서 나왔을 무렵에는, 모두의 얼굴에서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느낌이었다


소노자키 미온

으음- 좋은 온천이었어! 역시 여기 오면 전신에 기운이 돌아오는 것 같다니까~!


류구 레나

하우~ 피부가 매끈매끈해~!


후루데 리카

......미- 레나. 우리 피부를 비비면서 온천의 미용 효과를 실감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후루데 하뉴

아, 아우아우아우!

더 이상 부비부비당하면 뺨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거예요~!


후루데 리카

미용 마사지라고 하기엔 자극이 너무 강한 거예요, 미-


호우타니 나오

......피부에 신경쓰기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그치만, 피부 케어는 젊을 때부터 해놓는게 좋다는 말도 있고......

너희들도 가르쳐줄까?


아카사카 미유키

아니, 괜찮아. 사토코가 관심있는 것 같으니까, 그쪽 먼저 가르쳐줘.


호죠 사토코

어머, 감사하와요. 다음에 올 때는 꼭, 나오씨에게 가르침을 받아야겠는걸요~♪


키미요시 카즈호

응, 나도 다시 오고 싶어. ......다음엔, 여자애들끼리만.

(그러지 않으면, 마에바라군이 정말로 시내 조리 돌림형에 처해질 것 같아......)


그런 미래는 저지해야해......!

그렇게 굳게 결의한 순간, 남탕의 포렴이 움직였다. 그리고......


우시로미야 배틀러

야~ 온천 정말 좋더라!


마에바라 케이이치

정말 좋더라! 배틀러와는 다시 한 번 맨몸으로 부딪히고 싶다고!


소노자키 미온

...... 남자 두 명은, 뭔가 좀 다른 의미로 상쾌한 얼굴을 하고 나왔네.


류구 레나

하, 하우......미이쨩, 말에 가시가 있는 거 아닐까나......까나?


후루데 리카

미- 한동안은 케이이치를 경계할 필요가 있는 거예요


키미요시 카즈호

에......? 어, 어째서?


호우타니 나오

됐어, 넌 몰라도 돼.


마에바라 케이이치

오, 여자애들은 벌써 다 나와있었네. 그래서 미온, 이제 어떡할거야?


소노자키 미온

숙소에서 밥먹고. 그 다음은 적당히 쉬는거......겠지?


우시로미야 배틀러

오, 좋은데!


마에바라 케이이치

료칸의 밥이라, 두근거리는데!


호죠 사토코

그럼 그 다음은 전통에 따라 베개 싸움인가요?


호우타니 나오

밥먹고 바로 운동은 좀......


소노자키 미온

그럼, 가볍게 휴식한 뒤에 베개 싸움하는 걸로.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기대되는 거예요~!


소노자키 미온

아, 맞다. 배틀러씨, 사촌분이 숙소에서 먼저 쉬고 있다고 하셨죠?

괜찮으시면 밥먹기 전에 인사 좀-


???

......아, 우시로미야군!


우시로미야 배틀러

에......?


그때, 이쪽을 향해 엄청난 기세로 뛰어오는, 다급한 얼굴의 그 사람은---


아카사카 마모루

다들 있구나......마침 잘됐어! 여탕에 우시로미야 제시카양 있었니?!


아카사카 미유키

에? 아뇨, 저희뿐이었는데요......


아카사카 마모루

그렇구나......그럼, 어디로......?


우시로미야 배틀러

저, 아카사카씨. 무슨 일입니까?


아카사카 마모루

......우시로미야군, 진정하고 들어줘. 사촌인 제시카양이, 이 시간이 되도록 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


우시로미야 배틀러

뭐......?


아카사카 마모루

숙소 직원이 저녁 식사 때문에 몇 번이나 방에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받질 않아 곤란해하고 있다는군.


류구 레나

하우......어쩌면 산책하러 간 게 아닐까요?


아카사카 마모루

그럼 좋겠지만......


그렇게 말하며 아카사카씨는 입을 다물었다.

......그 표정을 보고, 리카쨩은 신묘한 얼굴로 그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후루데 리카

......아카사카. 혹시 당신은, 제시카가 [그 녀석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아카사카 마모루

응. 물론 그렇지 않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마에바라 케이이치

하지만, 아카사카씨. 이 근처에 있는 녀석들은 우리가 거의 다 정리했으니까,

그건 너무 걱정이 많은게 아닐까요?


소노자키 미온

......아니, 그렇게 단정지을 수도 없어. 그 녀석들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도 모르잖아.


키미요시 카즈호

어, 어쨌든......다들 흩어져서 찾아보자!


우리는 그렇게까지 넓지는 않은 온천 거리를 흩어져서 찾아다녔다

그런데......집결지인 온천 거리 입구에 전부 모였지만, 아무도 제시카씨를 데려오지 못했다......


호죠 사토코

......하아, 아무데도 없사와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설마 제시카 녀석...... 온천 거리를 나간건가?


호우타니 나오

......그럴지도. 하지만 그럼 어디로 간거지?


류구 레나

하우......걸어다니면 그렇게 멀리 가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후루데 하뉴

여기서 마을 중심지까지는 길이 하나니까, 그 쪽으로 갔을 가능성도 있는 거예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하지만,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사람 하나를 찾기엔 너무 넓은거 아닌가?


호우타니 나오

게다가 밤이니까, 시야가 좁아져서......


키미요시 카즈호

하, 하지만 그렇다면 빨리 찾아내야지! 미아가 되어버리면 큰일이잖아......!


후루데 리카

......진정하는 거예요, 카즈호. 빨리 찾아낼 방법을 지금 찾고 있는 거예요


아카사카 마모루

으음......어떻게 해야 졸을까.


소노자키 미온

어때, 사토코. 뭔가 생각나는 거 없어?


호죠 사토코

......면목없는 말이지만, 제시카씨라는 분을 알지 못해서 행동 패턴을 읽을 수가 없사와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럼 효율은 나쁘지만 인해전술이 제일 확실한가......?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치만 사람이래봤자 여기 있는 사람이 전부잖아?


소노자키 미온

아, 그건 저한테 맡겨주세요. 어디서 전화만 빌리면, 마을 사람들을......

......그런데, 어라?


그때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우릴 비췄다. 천천히 언덕을 올라온 차가 멈추고, 운전석의 창문이 열리더니......

얼굴을 내민 것은, 이리에 선생님이었다.


이리에 쿄스케

어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런데서 만나다니, 우연이군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앗! 당신, 우릴 여기까지 태워준 의사 선생님이잖아?


후루데 리카

미- 이리에와 아는 사이인 거예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오키노미야 역에서 여기까지 올 교통 수단이 없어서 곤란해하던 차에 태워주더라고.


이리에 쿄스케

그런데 무슨 일이시죠? 왠지 다들 심각한 얼굴을 하고 계신데.


아카사카 마모루

저, 이리에 선생님. 히나미자와에서 여기까지 오셨다면......

오시는 도중에 여자아이, 우시로미야군과 같이 있던 제시카양을 보지는 못하셨습니까?


이리에 쿄스케

제시카씨, 말입니까......? 그녀는 지금쯤 시온씨의 안내를 받아 후루데 신사 전망대로 갔을텐데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시온......이라면, 우릴 태워다줄때 차에 같이 타고 있던, 긴 머리 여자애 말이죠?


소노자키 미온

에......? 배틀러씨, 시온이랑 아는 사이였어?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 어. 물어볼 타이밍을 놓쳤는데, 거기 있는 미온쨩이랑 똑닮은 여자아이가......


호우타니 나오

뭐, 쌍둥이니까.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그러고보면, 내가 조수석에서 이리에 선생과 얘기하고 있을때, 뒷좌석에서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리에 쿄스케

그거 혹시......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히나미자와의 야경은 정말 멋져요-!] 라고, 시온씨가 추천하던 때 얘기인가요?


호죠 사토코

그럼 제시카씨는, 시온씨와 함께 전망대에......?


온천으로 뎁혀진 전원의 몸에서, 핏기가 싹 사라져간다.


마에바라 케이이치

......어이, 신사 근처라면 오늘 구제 범위의 밖......이었지?


소노자키 미온

바......바보 같은 시온!!


류구 레나

어, 어쨌든 서두르자! 제시카씨가 [츠쿠야미]와 만나기 전에!


후루데 리카

미- 후루데 신사로 서두르는 거예요!


키미요시 카즈호

으, 응!


우린 감독의 차와 온천 거리에 정차해있던 택시로 나눠타, 서둘러 후루데 신사로 향했다

그렇지만 신사까지 차로 갈 수는 없다.

우리는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뛰어올라가......

도착한 전망대에서, 두 명의 소녀......와, 카사이씨를 발견했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제시카! 여기 있었던거냐?!


그 목소리에, 시온씨 옆에 있던 나보다 조금 연상인 여자아이가 뒤돌아본다


우시로미야 제시카

오, 늦었잖아 배틀러!


소노자키 시온

언니랑 다들 왔네요. 어쩐 일이에요, 그렇게 헉헉거리면서.


카사이 타츠요시

괜찮으십니까?


우시로미야 제시카

......그런데 같이 있는 사람들은?


키미요시 카즈호

아, 처, 처음 뵙겠습니다...... 저흰 이 히나미자와에 살고 있는 사람인데......


뛰어오느라 산소가 부족한 머리로 자기 소개를 하면서, 주변을 살펴본다

생각 이상......이라고 할지, 느긋한 분위기로 가득차있다. 뒤통수라도 맞은 기분이다.


우시로미야 제시카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르겠지만......나는 우시로미야 제시카라고 합니다. 잘부탁해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인사도 좋지만, 너 말이야......

숙소 나갈거면 최소한 어디 가는지 아무한테라도 얘기 좀 하고 가라.

덕분에 다들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참 나 너는 정말......!


우시로미야 제시카

뭐어??? 너 무슨 소리 하는거야?

역에서 온천 거리까지 오는 도중에 [후루데 신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정말 멋져요] 라는 말 들었잖아.

밤에 데리러 온다고 하시니까 사양말고 보러 가자는 이야기......너 완전 까먹었구나-?


아카사카 마모루

......그런 얘기가 있었던거니?


우시로미야 배틀러

에, 아니, ......그런 얘기......!


우시로미야 제시카

했거든!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어도 안 온 건 배틀러잖아!!

그래서 일부러 차까지 끌고온 시온씨 카사이씨를 기다리게 하면 미안하니까 나만 온거라고!


소노자키 시온

카사이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는데 말이죠


카사이 타츠요시

......시온씨는 좀 더 신경써주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시온씨와 카사이씨의 농담이 들리지만 잘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과 의식도 전부 배틀러씨에게 집중해서......


류구 레나

배틀러씨......?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니......그러고보니,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우시로미야 제시카

짜증나! 너도 [보러가자고] 라고 말했거든 분명?!


우시로미야 배틀러

................


배틀러씨가 입을 꾹 다물었다


소노자키 미온

혹시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는 척 했지만

홀랑 까먹어버렸다......그런 엔딩이야?


아카사카 미유키

......오. 우리 사택에서 남녀 싸움 랭킹 상위에 드는건데.


호우타니 나오

적당히 끄덕이고 잊어버리는 남자와,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 여자의 대립......


우시로미야 배틀러

미, 미안해! 온천 거리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다보니 기억에서 떨어져나가버렸다고!


호죠 사토코

......배틀러씨-?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모두의 차가운 시선이 배틀러씨에게 향한다


아카사카 마모루

즉 그저 기억에 차이가 있었을 뿐, 특별한 문제는 없었던 거구나......다행이야.


......하지만 아카사카씨의 한마디로 분위기가 한순간에 진정된 기분이 들었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 아카사카씨이이!


아카사카 마모루

다행이야,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조금 가슴이 서늘했던건 확실하지만 기우로 끝나서 정말 다행이야.


아카사카 미유키

그......그것도 그렇네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 그렇지...... 한때는 어떻게 되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 같으니까 그게 제일 중요한 거겠지!


후루데 리카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라는 거예요. 니파-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큰 일이 나지 않아서 다행인 거예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하아? 대체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거야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니, 그건......


설마 [츠쿠야미]에게 습격받은건 아닐지, 라고 하지도 못하고,

배틀러씨가 말끝을 흐리며 입을 다물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시온씨가 웃음을 흘렸다


소노자키 시온

큭큭큭...... 배틀러씨는 깜박하는 일이 잦은 모양이에요

조심하세요. 그러다가 약속을 깜박해서 소중한 상대를 슬프게 만들어버릴지도 몰라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아......아마......


후루데 리카

미- 계속 눈을 돌리는 거예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이, 이렇게 어두운데 내 눈이 어디 보는지 어떻게 아는거냐고!


소노자키 미온

......변명도 참.


호우타니 나오

자, 자,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일단 돌아갈 준비를 하려고 하는---

그 때였다


???

위험해, 그 쪽으로 갔어! 조심해!


???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키미요시 카즈호

에?


외침 소리와 함께, 풀숲에서 튀어나온 [츠쿠야미]를 목도하고, 순간 머리가......새하얘졌다


호우타니 나오

아니......! 이 타이밍에?!


우시로미야 제시카

에......에?


아카사카 미유키

아......이건 위험한데!


류구 레나

다들, 무방비한 제시카씨를 지키자!


우시로미야 배틀러

젠장! 제시카, 움직이지마라?!


츠쿠야미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우시로미야 제시카

헷......아, 어이......?!


----------------------------------------------


우시로미야 엔제

쳇......숨어서 지켜볼 생각이었는데, 내가 있는 쪽까지 괴물이 올 줄이야......!

어떡하지? 저 아이들이 말한 내용을 보면 맨손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닌 것 같고......

아니, 어라?

이건 혹시 [롤 카드]......?

대체 왜 내 손에 이게......?!


츠쿠야미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시로미야 엔제

......아무래도 생각할 여유도 없을 것 같네.

이 정도 개체수가 저쪽 무리에 가세하면, 오빠 일행도 귀찮아질 것 같고......!

좋아......상대해주지. 우시로미야 가문 마지막 생존자의 힘과 프라이드, 그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에필로그





키미요시 카즈호

읏, 타앗!!!


마지막 하나는, 어이없을만큼 간단하게 끝났다.

애초에 우리는 사람이 많이 모여있다. 진다는건 생각하기도 힘들었다


키미요시 카즈호

(그보다도, 문제는......)


우시로미야 제시카

...............


놀란듯이 바짝 굳어있는 제시카씨다.

그녀 자신은 다치지 않은 것 같다. 그건 다행이지만.......


키미요시 카즈호

(......분위기가! 분위기가 무거워!)


배틀러씨에게, 제시카씨에겐 [츠쿠야미]를 알려선 안된다고 그렇게 주의받았지만, 이제 늦었다

출현부터 소실까지, 제대로 전부 봐버렸다


소노자키 미온

끝났어......히나미자와, 끝났어......


류구 레나

미......미이쨩, 정신차려!


휘청거리는 미온씨의 몸을 레나씨가 얼른 지탱했다


마에바라 케이이치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서 졌다는 말은 이런 경우인가......


후루데 리카

미-......


후루데 하뉴

아, 아우아우


호죠 사토코

어, 어떻게 해야......


호우타니 나오

......이제 가망이 없어.


아카사카 미유키

아무래도 이건 정말 변명의 여지가......없지


부활동 멤버들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사정을 모르는 시온씨만이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다


소노자키 시온

저기......다들, 왜 그러는거죠?


그런 와중......우릴 감싸려는 듯, 배틀러씨가 늠름한 표정을 하고 앞으로 나섰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괜찮아. 도와준 은혜는 갚는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키미요시 카즈호

에?


그렇게 말하곤 제시카씨와 마주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듯 크게 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어갔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저, 그게, 제시카......

이건 정말 어쩔 수가 없는 사정이라고 할지, 말로 다 하기 힘든 이유가 있어서......

다들, 악의는 없었어. 그냥 너무 당연한 일이라 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뿐이고.....저기......


우시로미야 제시카

......? 무슨 얘기야, 배틀러?


우시로미야 배틀러

뭐......? 무슨 얘기라니......무슨 소리야?


후루데 리카

미- ......왠지 제시카는 별로 놀라지 않은 것 같은 거예요


호우타니 나오

설마......제시카씨는 벌써 [츠쿠야미]를 알고 있었어......?


우시로미야 제시카

방금 그 녀석들 말이야? 아, 당연히 보고서에 쓰여있었으니까 알지


키미요시 카즈호

에......?!


우시로미야 제시카

[츠쿠야미]라는 이름은 지금 여기서 처음 들은게 맞아.

헤에, 그렇구나. 저게 소문으로만 들은 그거구나...... 정말 있었다니.

역시 아버지는 속은게 아니었어!


소노자키 미온

에? 에.......?


류구 레나

하, 하우......저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그게, 우리 아버지가 자금을 댄 개발 계획에는 컨셉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백귀야행이 출몰하는, 괴물 온천] 이야!


키미요시 카즈호

......윽.......?!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러니까, 이 녀석들이 나온다는건 알고 있었고......

오히려 나오지 않는 쪽이 속고 있었다는 얘기였던거야?


우시로미야 제시카

응. 배틀러에게 말했다가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니까, 말 안 한거야.

넌 옛날부터 꽤 겁쟁이였잖아

뭐, 아버지는 백귀야행이 제일 잘 나갈 상품이라고 했었지만, 그걸 빼도

상당히 좋은 온천이었으니까, 더욱 더 플러스라고.


우시로미야 배틀러

야임마! 백귀야행이라니, 그게 상품이냐?! 그걸로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우시로미야 제시카

아버지는, 조만간 호러 붐이 온다고 보고 있거든. 좌부동이 사는 여관처럼 뭔가 이득이 되지 않을까 라던데!


호우타니 나오

......좌부동은 복의 신 같은 존재지만, 이 히나미자와의 [오야시로님]은 분명

저주가 전제인 [역신] 아니었나......?


후루데 리카

나오, 입 조심하라는 거예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꽤 재밌었다고! 어머니도 반신반의했었지만, 이제야 가슴을 펴고

[귀신이 나온다] 라고 보고할 수 있겠어!


마에바라 케이이치

괘, 괜찮은건가......그걸로......


우시로미야 제시카

뭐, 습격당했을때는 놀라긴 했지만. 다치기 전에 구제해준건 분명하니까, 별 상관 없다고 생각해.

그런거지, 멧돼지같은거잖아!

우리 섬에도 가끔 나오는데, 가까이 오면 위험하지만......구제할 수 있다면 문제없는 거잖아?


우시로미야 배틀러

에, 그 섬에 멧돼지도 나오냐?!

괜찮은거야?! 그거랑 멧돼지랑 똑같이 취급해도 괜찮은거야?!


호죠 사토코

저, 저기......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키미요시 카즈호

나,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카사카 마모루

이미 다 알고 자금을 댄 거라면 계약 위반 문제는 발생하지 않겠구나.


키미요시 카즈호

아니, 아카사카씨. 지금은 계약 얘기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


류구 레나

그러니까...... 처음부터 그 녀석들을 제시카씨가 봤더라도, 별 문제 없었다......

라는게 맞는 걸까나? 까나?


마에바라 케이이치

뭐, 뭐......

뭐냐고 그게!


소노자키 시온

어머, 꽁트처럼 다같이 넘어져버렸네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아하하하! 시온씨 말대로 재미있는 마을이잖아!


우시로미야 배틀러

크, 크윽......


아직 모두가 지면을 뒹구는 와중에,

배틀러씨가 가장 먼저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크라우스 백부님은, 엄청난 센스의 소유자라고 예전부터 생각해왔지만 말이야......

너랑 나츠히 백모님도, 비슷한 사람들이었다는건가......


아카사카 미유키

그런가? 요괴 여관이라니, 꽤 눈썰미가 샤프하다고 생각하는데


호우타니 나오

......미유키, 지금은 쇼와야.


키미요시 카즈호

쇼와지......하지만......다행이야. 아무 문제도 없었던 거구나.


아카사카 미유키

그러게......내 감도 무뎌졌나. 이상한 예감이 들었던건 완전 기우였나봐.


그렇게 말하며 미유키쨩이 미안하다는듯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그런 그녀를 위로하듯이, 아카사카씨가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카사카 마모루

경찰의 직무는 최악의 사태를 회피하는거야. 기우든 헛수고든 아무 일도 없었다는걸 기뻐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야한다고 난 생각해.


아카사카 미유키

......맞아요. 아카사카씨처럼, 그렇게 생각하도록 할게요.


소노자키 시온

아, 맞아. 모처럼 모였으니까 다같이 야경을 보자구요


후루데 리카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로 예쁘다는 거예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럼, 조금만......

오......오오!


환성을 지르는 배틀러씨를 따라서, 우리도 얼굴을 내밀고 히나미자와를 내려다보았다


아카사카 마모루

도시같은 불빛은 없지만......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달이 크고 아름답게 보이는구나.


후루데 리카

미- 히나미자와가 자랑하는 야경인 거예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산에는 산의 풍취라는게 있어서 좋단 말이야.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래.....좋네. 가끔은 이런 것도.


소노자키 시온

이런 풍경은, 좋아하는 남자애랑 봤을때 제일 예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응. 언젠가 데려와주고 싶어.


류구 레나

하우......제시카씨는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아아, 아니 그게......그러니까.

그 쪽은 아무 생각 없을지도 모르지만......뭐, 응.


호죠 사토코

어머, 그런 말씀 하셔도 괜찮은건가요?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그럼 나중에 절하고 가는 거예요.

이 히나미자와에는 사랑의 신님이 있는 거예요~!


아카사카 마모루

에......? 여기 신님이 사랑의 신님이었나?


후루데 리카

......아카사카, 나중에 벌 게임인거예요


아카사카 마모루

뭐?!


우시로미야 배틀러

하하하하! 조용하고 예쁜 야경이라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시끌벅적하구만.


호우타니 나오

시끌벅적한건, 싫어하나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아니, 너무 좋아하지! 역시 여행이라는건 여럿이서 복작대는게 최고야!


아카사카 미유키

맞아맞아, 즐거운게 좋아!


우시로미야 배틀러

오, 의견이 일치했군. 저기, 분명 미유키쨩이었나.....으음?


키미요시 카즈호

왜 그러세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저기......빛이 나고 있는데, 무슨 일 있는건가?


배틀러씨가 가리킨 곳은 히나미자와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간 방향.

분명 그 곳에선, 뭔가 커다란 것이 빛나고 있었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저건 뭐지? 뭔가 이벤트라도 하는건가?


카사이 타츠요시

이벤트 같은 예정은, 듣지 못했습니다만......


소노자키 미온

응, 나도......으아아아아아아아아?!


아카사카 마모루

왜......왜 그러는거야, 미온양.

얼굴이 하얗게 질렸네, 뭔가 본거야?


소노자키 미온

저, 저거 불난거 아니야?!


마에바라 케이이치

에......아, 정말이네! 새빨간 불같은게 살짝살짝 보인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게다가 저쪽은 온천 거리가 있는 방향?!


류구 레나

에, 그럼 불타고 있다는게......


키미요시 카즈호

오......온천 거리?!


그리고, 다음날 아침


우시로미야 배틀러

하아......하룻밤새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키미요시 카즈호

.................


우리는 검댕과 숯으로 뒤덮인......온천 거리[였던] 장소를 초연히 바라보았다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렇게나 여러 건물이 있었는데, 전부 재가 되어버린건가......?


우시로미야 제시카

미, 믿을 수가 없어......콜록, 콜록콜록!!


류구 레나

하우......연기를 마셨나봐요. 잠시 현장에서 떨어져 있는게 좋겠어요


우시로미야 제시카

미, 미안......콜록


계속해서 콜록거리는 제시카씨의 등을, 레나씨가 쓸어내렸다

......하룻밤 내내 타오른 불때문에, 눈깜짝할 새에 온천 거리는 전소했다.

이 부근 일대가 출입금지 상태라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숙소 등지는 반소로 그쳤다고 한다

......그렇지만 도저히 영업은 할 수 없는 몰골이라고 한다


소노자키 미온

......불이란거 무섭다.


소노자키 시온

정말이에요......


후루데 리카

미-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요?


호죠 사토코

어떻게 하든 뭘하든 벌써 손쓰기엔 늦은거 아닌가요......?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이것만큼은 정말......


다들 입을 모아 속삭이고 있는데,

내 옆에서 미유키쨩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아카사카 미유키

내 안좋은 예감이란게, 설마 이거였어......?


호우타니 나오

......감이 정말 좋네. 정말 이 화재를 예상할 수 있었다면,

형사가 아니라 점쟁이가 되는게 맞지 않을까?


아카사카 미유키

노스트라다무스라도 되란거야?

그 사람 점쟁이 되기 전엔 의사 아니었던가


호우타니 나오

그런건 됐어......


그런 와중에, 바리케이드 테이프 너머에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사람을 보고

우리는 크게 손을 흔들었다


키미요시 카즈호

아......아카사카씨!


아카사카 마모루

야, 다들 와있었구나.


우시로미야 배틀러

소방서 사람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아카사카 마모루

관할 밖이라 자세히 듣진 못했지만, 아직 정확하게 단언할 수 없다는데......

아무래도 원인은 분전반이었나봐.

초기 진화가 늦어져서, 온천 설비로 불이 옮겨간 것 같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분전반......이라면, 전기 화재인가.


키미요시 카즈호

전기인데......불?


호죠 사토코

카즈호씨, 전기를 얕보면 큰일난답니다.

그 녀석들이 왠만한 불보다 무섭다구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하지만, 이 온천 시설은 지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그런데 어쩌다 이런 일이......?


소노자키 시온

설비 노후화......는 아닐테고 시공업자의 실수일까요.


소노자키 미온

......그러니까 부실 공사란거지?! 그런것때문에 온천 거리가 수포로 돌아가다니......

시공업자 녀석들 고소해버리겠어!!


소노자키 시온

자, 잠깐, 언니! 너무 성급해요. 좀 진정하세요!


소노자키 미온

그치만 시온! 그렇게 공들인 온천 거리가......

마을의 발전으로 이어질 일대 사업이......!!


호죠 사토코

......미온씨.


후루데 리카

미이......


아카사카 마모루

......미안합니다. 이건 제 잘못이에요......

소노자키양도 여러분도 진정하세요. 아직 조사중인 내용인데 괜히 입밖에 내버렸군요.

화재 원인에 대해선 아직 소방서 측이 조사중입니다.

분전반이 정확한 원인인지 아닌지도 아직 모릅니다.

그러니 현재로선 시공업자의 실수라고 단정지을 수 없어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그렇군......그 쪽에 과실이 있다고 멋대로 단정지어버리는 것도 좋지 않겠다.

어쩌면 정말로 그냥 불행이 겹친 사고일지도 몰라.


소노자키 시온

......하지만, 만약 업자측에 악의가 없었다고 해도, 인재人災였던건 사실이잖아요?


아카사카 마모루

그것도 편견입니다, 소노자키양.

상대에게 악의가 있다는 전제로 생각하면 사실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젊은 여러분들은, 모든 것을 되도록 편견을 가지지 않고 판단해줬으면 합니다


우시로미야 배틀러

맞아......단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일방적인 시선만 고집하면, 사실이란건 금세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니까


우시로미야 제시카

괴물도 무섭지만, 인간의 편견도 무섭다는 얘기군.

......아니 그치만, 괴물도 무섭고, 어머니도 무서워......

어떡해, 배틀러~


류구 레나

하우......어쨌든 사람은 죽지 않은거죠? 그리고 다친 사람은 있었나요?


아카사카 마모루

에? 아, 아니......현시점에 들은 바론, 몇 명이 넘어지는 등 경상을 입긴 했지만......

큰 부상을 입은 사람은 없다고 해.

꼬박꼬박 훈련을 하고 비상시 매뉴얼을 갖춰놓은 덕인지, 피난 유도가 확실했다는군.

소방서 사람들도 대단하다며 칭찬 일색이었어.


류구 레나

그렇군요......다행이야. 그럼 만만세 라고 봐도 되겠네요.


키미요시 카즈호

레나씨......


호우타니 나오

그러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화재라면 보험금으로 어느 정도 보상받을 수 있어.

완전히 대손해만 보고 끝나는 건 아닐거야.


후루데 리카

미- 사람의 목숨은 돈과 바꿀 수 없는 거예요. 불행 중의 다행이라고 하기엔 손해가 너무 클지도 모르겠지만......


우시로미야 배틀러

......그러게, 목숨이 무엇보다 중하니까.


우시로미야 제시카

그건 맞아. 사람이 죽어서 배상해야하는 문제 같은걸 생각하면,

그것보다는 훨씬 낫긴해


키미요시 카즈호

제시카씨......


웃어보이는 그 얼굴 뒤에는, 허세가 보였다

하지만 우릴 불안하게 만들지 않기 위한 그 태도는......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무나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제시카씨를 키운 사람들이다. 그녀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분명 멋진 사람일테지......


우시로미야 제시카

뭐, 시공업자는 몰라도

히나미자와는 좋은 마을이란걸 알았으니 됐어.

사람들도 착하고, 재미있고

다시 한 번 여기 온천 거리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어머니가 불안해한다고 해도

이번엔 내가 책임지고 설득해주겠어!


소노자키 미온

괜히 안좋은 기억만 만들어서 미안.

......괜찮다면 다음에 평범하게 놀러와.


우시로미야 배틀러

오, 그거 좋은데! 그때는 내 여동생 데려와도 되냐?


류구 레나

하우~ 배틀러씨는 여동생이 있나요?


우시로미야 배틀러

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아직 어린애야.

만나면 사이좋게 지내달라고!


류구 레나

조그만 여동생분......하우......!


소노자키 시온

......레나씨, 침 흘러요.


호우타니 나오

나, 나도 귀여워해줄거야!


후루데 리카

미- 꼭 꼭 데려와줬으면 하는 거예요

안좋은 기억이 생겨버린 장소라면, 아무도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법이지만......

그걸로 끝나는 건, 너무 쓸쓸한 거예요


아카사카 마모루

그래. 리카쨩 말대로야.

안좋은 기억에 휘둘려서 좋은 기억을 만들 기회까지 버린다면 아깝다고 생각해


후루데 리카

아카사카는, 히나미자와에 좋은 기억이 있나요?


아카사카 마모루

당연히 많이 있지...... 리카쨩과 친구들이 다들 잘 대해주었으니까.

다음엔 딸을 데려올게. 분명 그 아이도 여길 좋아해줄거야.


아카사카 미유키

..............


우시로미야 배틀러

좋아......형사님도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여동생을 데려와야겠다!


후루데 하뉴

아우아우, 다~들 대환영인거예요!


호죠 사토코

기다리고 있겠사와요!

전력으로 귀여워해줄테니까요~!


마에바라 케이이치

......사토코가 말하니까 왠지 불안하네.


호죠 사토코

케이이치씨?! 멋대로 악의를 찾아내지 말라는 얘기를 방금 들은 참이 아닌가요!!


키미요시 카즈호

아, 아하하하......


우시로미야 엔제

...............


그림자에 숨어 살펴보는 내 시야에는, 소리 높여 웃는 오빠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분명히 보인다

이건......꿈일까, 아니면 환상......?


과거의 세계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오빠의

즐겁고 행복해보이는 광경을 눈앞에 두고,

나도 모르게 나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

.................



호위

......가씨, 아가씨......


우시로미야 엔제

.............


호위

정신차리세요, 아가씨......!


우시로미야 엔제

......으, 윽.........


호위

아, 정신차리셨네!

돌계단 쪽에 엎어져있는걸 발견했을땐 저도 놀라자빠질뻔 했다구요......!


우시로미야 엔제

여기......어디야......?


호위

어디라니......머리 다쳤습니까?

히나미자와가 잠긴 댐 호수잖아요, 잘 보세요


우시로미야 엔제

.................


내려다보니 돌계단이 도중에 끊겨, 댐 호수가 저 멀리에 있는 산까지 이어져서......펼쳐져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봤을때 시야에 들어온 그 마을의 풍경은, 어디에도 없다

......마치 환상처럼 사라졌다


호위

왜 그럽니까, 아가씨?

혹시 꿈이라도 꾼 겁니까?


우시로미야 엔제

꿈......이라.

맞아, 분명 꿈이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떠올린 망상, 이라고 하기엔

너무 리얼해서, 납득하기 힘들다


우시로미야 엔제

(......게다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는 오빠, 제시카 언니는 제쳐두고......

마을에 있던 여자아이들의 얼굴은 전혀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공상 속의 마리아 언니나 일곱 말뚝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해야할지, 별종인 존재다.

아니, 상상 속의 인물이라기보다, 이건......


우시로미야 엔제

......유령을, 만난 것 같아.


호위

예에? 죄송함다, 아가씨, 뭐라고 하셨죠?

방금 못 들어서, 한번만 더......


우시로미야 엔제

아무것도 아니야.

......어서 차로 돌아가자. 얼른 호텔에 들어가서 한숨 자고 싶어.


호위

나 참, 엔제씨......?


호위는 아직 미련이 남아있다는 투로 투덜거렸지만,

직무엔 충실하다는듯 곧장 나를 따라왔다


그런 그를 어깨 너머로 돌아보고 빙긋 웃은 후에

나는 어쩐지 속시원한 기분으로 주차해놓은 장소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우시로미야 엔제

히나미자와......라......


이번에 도쿄로 돌아가면 자료를 찾아보자.

지금 내가 찾는 것과 방향성이 다르겠지만, 기분 전환 정도는 될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주변에 들리는 쓰르라미의 울음 소리가, 괜히 더 날카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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