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0월을 지나 생존한들 어쩌란 말인가
우시로미야 가도 일본 재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이상
1986년 12월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일본 경제의 영향을 조금도 피해갈 순 없다
장남가는 어중간하게 무능한 장남이 그의 인맥과 수완으로 뜬금 유능행동을 펼치며 나름 적은 피해를 입었다
장녀가의 요식업 회사는 확실히 휘청였으나 장녀 부부 그리고 그들의 아들 또한 유능한 인물이기에 부흥의 여지가 있다
차남가는 애초에 뒷세계의 인물이다

하지만 차녀는 달랐다
직원 수도 몇 되지 않고 자기 이름을 내건 자그마한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던 로자는 꺼져가는 나라의 경제와 함께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의 형제들도 상황이 여간 좋은 것만은 아니라 기대할 수 있는 지원도 적었고
그녀의 성격 상 자기 혼자만 뻔뻔하게 도움을 요할 성격도 아니라 가정은 더욱 궁지에 몰렸다
마리아는 그녀의 엄마가 검은 마녀에게 점점 더 침식된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녀는 생활고에 침식되고 있었다
수입원은 메말랐으나 딸의 우우행동은 그칠 줄 몰랐고 로자의 히스테릭한 행동은 날이 갈수록 거세져만 갔다

어느새 시대는 90년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우시로미야 마리아 어느새 성인이 되었다
몸도 쭉ㅋ빵ㅋㅋ해졌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다른 이들 보다도 더 공허했다
학대와 애정결핍, 이지메, 경제 불황을 유년기에 직격으로 맞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어머니와는 절연에 가까운 상태로 찢어진 상태였다

근데 이제 지엄마랑 똑같이 임신공격 당하고 먹버당하고 싱글맘되고 원나잇 중독되고
자기랑 똑같은 딸내미 낳아서 우우거리고
보증서고
학대하고
그러는거지
이젠 생각조차 나지 않겠지
내가 어렸을때 엄마는 지금의 나와 똑같았단건 알고 있지만
자기는 엄마가 검은 마녀에 씌여있다고 생각했단건
기억하지 못하겠지
아마 지금 마리아의 딸내미가
마리아가 검은 마녀에 씌여있다고 생각하는것도
알아채지 못할거다

바야흐로 때는 2000년대에 접어들었고
마리아는 여전히 남자의 사랑을 갈구하며 원나잇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