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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히트맨 : 지옥의 삶 36장 - 38-1장

ㅇㅇ(220.126) 2024.05.03 15: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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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장


하루가 지났다

나는 휴식을 취했고 훈련을 했었다. 그리고 산 자의 땅으로 돌아오게 됐다. 아니면 내가 "생업(Living)"으로 하는 일을 생각할 때 난 죽은 자의 땅일 수도 있겠다.

아쿠아 호수에서 목욕을 한 실버볼러를 닦고 기름칠을 했다. 두 무기를 워싱턴 D.C의 사격장에 가져가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했다.

마약 중독의 잔재가 모두 사라졌다.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았다. 죽음을 본 적도 없고 내 목에 닿는 그의 차가운 입김도 느껴지지 않았다. 여전히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마치 혀끝에 무언가가 닿았을 때와 같았다.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서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전 네팔에서 일어난 사건 그 이전 이후로 이렇게 기분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트래비스가 다이애나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에이전시가 다이애나를 찾았을지도 모른다 그게 내 다음 임무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걸 먼저 끝내야 했다 트래비스는 윌킨스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으니 빨리 끝내라고 했다. 난 상관하지 않았다. 그것은 원칙에 관한 문제였다. 내겐 개인적인 일이었다. 찰리 윌킨스는 나를 속이고 죽이려고 했다. 보통 나는 단순히 복수나 원한을 품고 목표물을 쫓는 사람이 아니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유를 설명할 수도 없었고, 정신과 의사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헬렌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미션을 수행하는 동안 나는 '정상인'에 가까워졌다. 적어도 전보다 훨씬 더 가까워졌을터다. 그게 무슨 뜻이든 간에 말이다.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 그것도 여성의 사적인 영역에 들어가서 그 존재의 일부가 된 거다. 그리고 그녀도 내게 똑같이 해줬었다. 나는 그녀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찰리 윌킨스 곁에 있는 한 그녀는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었다.

난 또한 소위 목사란 자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위협이 된다고 믿었다. 그가 미국을 장악하면 전 세계에 도미노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동맹이 바뀔테고 국제 경제는 분열되며 붕괴될 것으로 보였기에 전쟁이 일어날 것이었다.

그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역사상 이런 일은 너무 많이 일어났었다. 인류는 실수로부터 배운 적이 없지만 난 배웠다.

윌킨스는 막아내야만 하는 자였다.

내셔널 몰은 나처럼 지치고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인상적인 장소였다.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웅장한 조각품과 동상, 명판과 건물들이 있었다. 난 왜 산 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지 궁금했다. 살아 있는 것이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이 말은, 항상 손에 피가 묻어 있는  내 입에서 나왔다.

윌킨스의 오후 선거 유세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쇼핑몰은 꽉 차있었다. 경찰이 곳곳에 배치되었고 주 방위군이 거리에 도열해 있었다. 당국은 지지자들과 시위대를 분리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내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여러 명의 체포자가 발생했고, 사람들은 언쟁을 벌이며 난투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내가 타고 있던 택시가 현장에 접근하면서 긴장감을 느꼈다. 택시기사는 그 이상 가까이 갈 수 없어서 나는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 지역에서 내려서 걸어가야 했다. 쇼핑몰 주변 몇 블록의 모든 교통이 중단되었다. 군중은 도로로 쏟아져 나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난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이곳은 불이 붙을 준비가 된 화약고였다.

나는 변장하지 않았다. 검은 양복을 입었고 흰색 셔츠 빨간 넥타이. 두 개의 실버볼러로 무장했다. 손에는 서류가방은 들고 말이다.

에이전트 47, 히트맨이 돌아온 것이었다.

나는 폴리스라인을 지나쳐서 걸어갔다. 아무도 내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경찰들은 모두 군중에게 집중하며 문제아를 찾고 있었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평범한 사업가처럼 보였나 보다.

기념비를 둘러싼 원형 도로인 워싱턴 메모리얼 드라이브웨이 남서쪽에 설치된 이동식 무대에서 연설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무대 바로 앞에는 동서로 넓은 보도가 있었고, 이 보도는 북쪽을 향하고 있어 윌킨스의 연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프로시니엄 상단에 펼쳐진 거대한 배너가 외쳤다: "윌킨스-베인스(BAINES)! 윌킨스 목사는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마샬 베인스(Marshall Baines)라는 미국 제일당 상원의원을 선택했다. 무대는 꽤 허술해 보였다. 나무와 캔버스, 커튼 몇 개로 만들어졌고 리무진이 그 뒤에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목사가 그 안에서 중요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념비 동쪽 쇼핑몰 옆으로 밀려났다. 경찰은 쇼핑몰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선을 만들었다. 지지자들이 시위대보다 수천 명 더 많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쇼핑몰 주변에 음식과 음료 노점상까지 배치된 것은 거의 우스꽝스러울 정도였다. 그 광신도들이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픈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미국 제일당! "윌킨스를 대통령으로! "버뎃은 물러가라! "CIA 테러리스트들! "탄핵 버뎃! "지금이 혁명이다! "반란이 시작됐다! "윌킨스/베인스!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윌킨스는 살아남았!였다. 그건 두고 봐야할터. 그의 선거 선전은 그가 한 번 이상의 암살 시도를 견뎌냈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신성하다는 사실을 많이 활용했다.

나는 쇼핑몰 북쪽에서 세 대의 노란색 스쿨버스를 발견했다. 내 직감이 말하길 윌킨스가 무슨 계획을 세웠든 그린힐에서 워싱턴으로 이동한 교회 신도들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헬렌을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내가 그녈 만나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고 헬렌이 나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나는 밀고 밀치며 군중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11월 1일이라 날씨가 쌀쌀했기 때문에 모두가 코트를 입고 있었다. 어느 순간 검은색 가운과 후드를 입은 한 남자를 지나쳤다. 그 남자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그가 바로 내 앞에 서 있는 죽음이 맞다고 확신했다. 얼굴 없는 자. 나의 오랜 숙적이었다. 깜짝 놀라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걸 느꼈다. 하지만 눈을 깜빡이고 보니 얼굴을 하얗게 칠하고 전형적인 죽음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표지판이 부착된 가짜 낫을 들고 있었고 이렇게 적혀 있었다: "미국은 죽었다! 미국 만세!”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 바로 그 잔디밭에 도착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서서 난 현장을 스캔했다. 그린힐의 여러 회원들이 시위 팻말을 들고 교회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헬렌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그녀는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밝은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고 그녀를 보자마자 가슴이 찡했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녀는 긴장하고 겁에 질린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녀가 날 보지 못하도록 했다.

스쿨버스 바로 북쪽, 컨스티튜션 애비뉴에는 주 방위군 트럭 네 대가 연석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안에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윌킨스 반대 단체의 성난 고함소리가 소란스러웠다. 경찰 몇 명이 바리케이드 뒤에 그들을 막고 있었지만 그들은 근처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마치 싸움을 기다리는 것처럼 교회 성도들을 조롱했다. 당연히 모든 주요 방송국의 TV 제작진이 카메라를 교회와 다른 모든 곳을 향해 겨누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윌킨스의 계획의 전조일 수 있는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 물론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것은 불리한 점이긴 했지만, 보통은 장난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었을 터다. 모든 것이 그가 광고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선전을 시각적으로 보조하기 위해 가장 열성적인 추종자 몇 명을 데려왔고, 그 외에는 불길한 징후가 전혀 없었다. 난 그 사람에 대해 내가 생각한 바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거의 실망스러웠다.

무대 근처에 설치된 대형 스피커를 통해 쇼핑몰 전체에 음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윌킨스가 교회 사람들을 군중 맨 뒤쪽에 배치한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무대는 아마도 남쪽으로 천 피트 이상 떨어져 있었을텐데 왜 그렇게 멀리 떨어지게 했었을까?

무대에 있던 고등학교 밴드가 다나 린더의 집회에서 연주한 것과 비슷한 미국 애국가를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데자뷰같았다.

10분간의 서곡이 끝나고 부통령 후보인 베인스가 무대에 올라 청중에게 연설했다. 그는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전 여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진 않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는 책벌레 덕후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다람쥐 같은 타입의 사람이었다. 슈퍼맨이라는 페르소나가 없는 클락 켄트. 98파운드의 약골말이다. 진짜 보잘것없는 사람이었다. "여러분 모두 메인 이벤트를 보고 싶어 하는 거 알아요. 어렸을 때 록 콘서트에 갔을 때 돈을 내고 본 밴드보다 오프닝 공연이 먼저 시작되는 게 항상 싫었죠.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할 필요 없이 여러분에게 미국의 차기 대통령, 유일무이한 찰리 윌킨스 목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쇼핑몰 전체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분출했다.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 반대편에 있던 참석자들도 그 열기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그 흥분은 무시할 수 없었다. 나는 선거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 흥분은 전염성이 있었다. 난 무대를 더 잘 보기 위해 목을 위로 젖혔다.

내 목표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는 아주 작은 점처럼 보였지만 그는 여전히 거대한 아우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의 카리스마는 쇼핑몰 북쪽 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기묘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재림예수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군중이 조용해지려면 거의 10분이 더 걸렸다. 윌킨스는 사람들에게 진정하라고 계속 호소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불협화음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결국 그는 말을 할 수 있었다. 그의 부드럽고 음악적인 목소리가 쇼핑몰에 울려 퍼지면서 예상치 못한 평온함이 퍼졌다. 마치 그가 말하는 행위 자체가 청중에게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았다. 난 단 1초도 믿지 않았지만 그가 왜 미국에 사는 양들에게 사랑받는지 이해했다.

“친애하는 저의 미국시민 여러분!”

박수가 쏟아졌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함성이 터져나왔다.

“반란은 지금입니다!”

열광스러웠다.

그리고 그렇게 되길 마치 신호라도 보낸 것처럼 말이다.

윌킨스가 말을 시작하자마자 주 방위군 제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자들이 스쿨버스 뒤에 주차된 트럭 뒤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들은 곧바로 대열을 지어 서 있었다.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몇몇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린힐에서 온 사람들, 헛간을 습격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내가 옷걸이에서 보았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진짜 방위군이 아니었다.

그들은 신모델군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지도자가 나타났다. 절뚝거리며,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명령을 외쳤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분명했다.

크롬웰이었다.

내가 움직이기도 전에, 내가 무언갈 하기도 전에 NMA는 민간인들을 공격했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비무장하고 무고한 찰리 윌킨스의 추종자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깨달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경비대"는 그들을 한 사람씩 빼내어 쏴죽였다. 일부 무장 병사들은 곤봉을 들고 게슈타포 스타일로 넘어지거나 움츠린 지지자들을 구타한 후 총을 쐈다.

* 게슈타포 : 독일 나치의 비밀경찰대

그것은 끔찍한 광경이었다.

군중들은 순식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실제 경찰과 방위군조차도 느리게 반응했다.

사방에서 총성이 울리고 패닉에 휩싸였다.

60초 만에 내셔널 몰은 수천 명의 인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덫이 되었고, 나는 그 한가운데에 갇혔다.

무대에서 모두에게 침착함을 유지하라고 외치는 윌킨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늦었고 공연장은 집단 히스테리에 휩싸여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이 너무 분명해졌습니다. 헤드라인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주 방위군이 집회에서 의지의 교회 회원들에게 발포! 저 남잔 선거에 대한 동정심과 지지를 얻기 위해 자국민을 희생시킨 것이었다.

믿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난 양손에 실버볼러를 하나씩 뽑아 들고 신모델 군대 병사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민간인들이 뛰어다니고 있어서 정확한 목표물을 조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땅에 쓰러진 여성을 봤다. 헬렌이었다. 그녀는 쓰러져 안전한 곳으로 기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녀는 짓밟히기 직전이었고 죽임을 당할터였다 바로 내 눈앞에서 말이다.

나는 무기 하나를 집어 들고 그녀에게 달려가 장애물이 되는 사람은 누구든 밀치고 주먹으로 때렸다. 그녀에게 다다르기 전에 내 길을 막는 NMA 남자를 날려버려야했다. 그 남자가 그녀 위에 쓰러졌기 때문에 나는 셔츠 깃을 거칠게 잡고 그를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그녀 옆에 웅크리고 앉아 손을 잡았다.

“헬렌.”

그녀는 혼란스럽고 겁에 질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거기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내가 누군지 몰라봤다. 내가 보여준 적 없는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나예요, 헬렌.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게요. 일어설 수 있어요?”

그러자 그녀의 표정이 바뀌었다. 적나라한 분노가 수면 위로 끌어올라왔다.

“당신!” 그녀가 울부짖었다.

난 그 잔인함에 충격을 받았다.

“이 모든게 당신 때문이야!” 그녀가 침을 뱉었다.



37장



헬렌은 47의 손아귀에서 손을 튕겨내고 발걸음을 옮겼다. "저리 꺼져!"

히트맨은 헬렌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허리를 꽉 잡았다. "내 옆에 있어야 해! 여긴 안전하지 않—."

그는 그녀의 어깨 너머로 실버볼러를 겨누고 그 방향에 있는 신 모델군대 세 명을 향해 총을 쐈다. 무장대원 두 명은 쓰러졌지만 한 명은 아직 살아있었고, 부상을 입었지만 몸을 웅크리고 47을 향해 돌격 소총으로 조준해 헬렌과 암살범을 쓰러뜨리려했다. 47은 헬렌을 밀쳐내고 몸을 돌려 남자의 머리에 구멍을 뚫었다. 그때 47 주변은 총알을 피하며 도망치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는 다시 헬렌의 손을 잡으려고 몸을 돌렸지만 헬렌은 이미 군중 속으로 도망친 뒤였다

“헬렌!”

그녀는 공포에 질려 그녀에게 달려오는 교인 무리 사이로 빠져나갔다. 뒤에서 NMA 병사들이 총을 쏘았고 여러 명의 희생자가 풀밭에 쓰러졌다. 격분한 47은 두 번째 실버볼러를 꺼내 양손으로 싸웠다. 그는 총격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지만, 3초 동안 6명을 부상입히거나 죽였다. 그러고는 뒤를 돌아봤지만 헬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쇼핑몰 전체에 사이렌이 울렸다. 워싱턴 D.C 경찰은 급히 출동했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주방위군이 민간인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면 분명 뭔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가짜 방위군이 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교인들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진짜 방위군은 쇼핑몰 곳곳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광란의 질주를 통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혼란과 공황이 지배했고, 모든 행동에 대한 오해의 안개가 피어올랐다. 그 결과 그린힐 자원봉사자 외에 더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거나 사망했다.

다음은 최루탄이었다. 수류탄이 호를 그리며 하늘을 날아 민간인 군중 사이에 착륙했다.

이 재난은 완전히 통제불능의 상태였다.

에이전트 47은 자신을 방어하는 동시에 적을 공격하기 위해 미친 듯이 헬렌을 찾아 헤맸다. 결국 어떤 경비병이 NMA 요원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워싱턴 시 경찰은 이제 그들과 섞여 불확실한 목표물을 향해 맹목적으로 사격을 가했다. 한 워싱턴 경찰관이 47이 두 개의 무기를 휘두르는 것을 발견하고 조준한 후 발포하여 47의 오른쪽 허벅지 바깥쪽을 명중시켰다. 암살자는 쓰러져 엎드린 후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본능적으로 두 개의 총신으로 순경에게 총을 발사했다. 그는 총알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이 너무 뒤틀린 탓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뿌연 가스 때문에 시야는 더욱 나빠졌다.

암살자는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 몇 초 동안 자신의 다리를 검사했다. 상처는 표면적이었지만 몇 바늘 꿰매야 할 것 같았다. 47은 고통에 몸을 움찔거리며 일어나 다시 아수라장으로 뛰어들었다. 그때 그의 눈동자 한 구석에서 연기를 뚫고 움직이는 푸른 빛이 번쩍였다.

헬렌의 블라우스였다. 그건 25피트 떨어진 위치였다.

“헬렌!”

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손을 내밀었지만 그녀는 망설였다.

“괜찮아요, 헬렌!”

겁에 질린 그녀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헬렌은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총성이 어두운 공기를 뚫고 울려 퍼지고 총알이 두 사람 사이로 흩어졌다. 헬렌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흔들렸다. 그녀는 충격으로 눈을 크게 떴다.

“No!”

“안 돼!”

그녀는 앞으로 고꾸라지며 잔디밭으로 쓰러졌다.

에이전트 47은 총격을 가한 두 명의 뉴모델군 병사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방탄 조끼가 몸통은 보호했지만 얼굴은 보호하지 못했기에 에이전트 47은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켰다.

헬렌은 구르다가 등을 대고 누웠다. 47은 그녀 옆에 웅크린 채 총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블라우스는 진홍색으로 젖어 있었고, 그녀의 눈은 하늘을 바라보며 초점이 흐려져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힘들어졌다. 암살자는 그녀가 폐에 총을 맞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녀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헬렌,” 그가 속삭였다.

그녀는 입에서 피가 솟구치자 숨이 막혔다. 47은 그녀를 옆으로 눕혔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녀가 죽기까지 남은 고통의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히트맨은 그녀를 고통에서 구하기로 했다. 그는 총알 하나를 집어 들고는 총알을 가슴에 대고 정확히 심장 위에 위치하게 했다.

“헬렌, 미안해요.”

에이전트 47은 자비의 행동으로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얼마나 오래 그녀의 곁에 머물렀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몇 초였을 수도 있고 10분이었을 수도 있었다. 주변에서 소란이 일어났지만 그는 그 소중한 순간을 위해 소란을 잠재웠다. 그러고는 피투성이가 된 손을 뻗어 그녀의 눈을 감아줬다.

암살자는 다른 무기를 뽑아들고 일어섰다.

이제 그는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그들이 진짜 방위군이든 변장한 신모델 군대든 상관없었다. 47은 군복을 입은 사람을 향해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재킷 주머니에 여분의 탄창을 가지고 다녔고, 5분 만에 6개의 탄창을 소진했다. 사용한 탄창을 꺼내고 새 탄창을 넣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6초로, 그가 열두 살 때 배운 기술이었다.

47은 계속 이동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가 치열해지자 뒤로 물러나 스쿨버스를 향해 북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크롬웰을 만났다. 그는 그를 보고 미 해병대의 표준 소총인 M16을 47에게 직접 조준했다. 암살자는 무장 괴한이 스프레이 사격을 하자 옆으로 뛰었는데 총알은 버스 근처에서 움츠리고 있던 무고한 사람들을 명중시켰다. 그는 암살자를 완전히 놓쳤다. 47은 등을 구르며 머리 위로 무기를 겨누고 크롬웰에게 속사 공격을 가했지만, 그 남자는 이미 버스 중 한 대의 열린 문으로 뛰어들어 문을 닫은 뒤였다. 47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차량은 제자리에서 멈췄다. 크롬웰은 미친 사람처럼 버스를 몰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앞을 가로막는 사람을 덮쳤다.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었다. 에이전트 47은 다른 버스 중 한 대에 올라탔다. 시동 장치에서 열쇠를 발견한 그는 수동 손잡이를 이용해 문을 닫고 엔진을 킨 다음 첫 번째 버스를 따라 출발했다.

두 차량 모두 총알이 박혀 있었지만 타이어는 멀쩡했다. 크롬웰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지만 47은 재빨리 기어를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바닥에 짓누르듯이 꽉 밟았다. 두 운전자 모두 방향을 바꾸고 수많은 보행자를 피해야 했지만, 크롬웰은 그런걸 덜 신경을 썼고 버스는 쇼핑몰을 가로지르며 끔찍한 소리를 내는 충돌에 계속 부딪혔다.

마침내 47번 버스가 크롬웰을 따라잡았다. 두 버스가 나란히 속도를 내는 동안에도 그는 목표물의 왼쪽을 굳건히 지켰다. 무장 괴한은 창문 너머로 추격자를 노려보며 먼저 무대에 오를 생각으로 찡그렸다. 47은 수동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 실버볼러를 든 암살자는 조심스럽게 총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눌렀다. 총알은 열린 문을 뚫고 다른 버스의 운전석 유리창을 깨뜨렸다. 총알이 남자의 두개골을 관통해 반대편으로 빠져나가자 크롬웰의 머리가 폭발했다.

무장 세력의 버스는 통제 불능 상태로 급격히 방향을 틀어 쇼핑몰의 서쪽 가장자리로 향했다. 경찰은 운전자가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버스를 향해 탄약을 쏟아부었다. 버스는 마지막 급제동을 하고 30도 이상 기울어져 식품 판매대를 들이박았거 차량은 옆으로 추락한 후 20피트 정도 더 미끄러지더니 비명을 지르며 아찔하게 멈췄다.

에이전트 47은 모든 것을 무시하고 윌킨스를 잡는데 집중했다. 그는 전속력으로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그가 버스 경적을 울리자 군중은 그의 눈앞에서 홍해처럼 갈라졌다.

찰리 윌킨스는 무대 위에 멈춰 서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오 주여,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의 계획은 크롬웰과 그의 부하들이 교인 몇 명을 쏘고 군중 속으로 사라져 실제 방위군과 섞인 다음 결국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크롬웰은 흥분했다. 한때 이라크에서 인명을 구하려 했던 미국의 영웅이었던 그는 자국민을 학살하려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그는 신모델 군대에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을 학살하라고 명령했다. 대런 시플리가 인간성을 잃은 것처럼 윌킨스 역시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렇게 되었다.

“찰리! 내려와요!”

윌킨스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했지만 확실하지 않았다. 그는 눈앞에 펼쳐진 대학살 현장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리고 스쿨버스 두 대가 나타났다. 한 대는 추락했는데 누가 운전하고 있었을까? 다른 한 대는 무대와 충돌 직전에 그를 향해 과속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목사님!”

윌킨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미치 카슨은 무대 아래에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뛰세요, 젠장! 뛰어요! 리무진을 타고 나갈 수 있어요!"

교회 지도자는 생전 처음으로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이다. 윌킨스는 의지를 찾기 위해 영혼에 손을 뻗었지만 의지는 거기 없었다. 그가 배운 모든 것, 그가 가르친 모든 것이 공허하기만 했다.

그의 의지는 실패한 것이었다.

마침내 카슨은 윌킨스의 발목을 잡자 그가 휘청거렸다. 윌킨스는 뒤로 넘어졌고, 그 순간 정신을 차렸다. 카슨은 목사의 다리를 계속 끌어당겼고 결국 목사를 무대 앞에 있는 단락까지 그를 끌어내렸다.

“빨리요, 찰리!”

멍한 채 충격에 빠진 윌킨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카슨은 윌킨스를 일으켜 세우고 무대 옆으로 팔을 잡아 이끌었다. 그들은 이미 문이 열려 있는 리무진으로 달려갔다. 윌킨스는 뒷좌석으로 몸을 숨겼고 카슨은 운전석에 앉아있었다. 문이 쾅 닫히면서 시동이 켜졌다. 카슨은 차를 돌려 쇼핑몰과 인디펜던스 애비뉴의 가장자리를 향해 남쪽으로 운전했다.


-----------------------------------------------------------------------------------------------------------

에이전트 47은 시야에서 목사를 잃었지만 리무진이 무대 뒤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허술한 구조물을 돌아다닐 시간이 없었다. 버스가 충분히 튼튼했길 그는 바랬다.

충돌까지 50피트 남았다.

히트맨은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흘끗 보았다. 경찰차가 그의 뒤를 바짝 쫓으며 불빛을 번쩍이고 있었다.

30피트가 남았다.

그는 왼쪽 사이드 미러를 흘끗 보았다.

얼굴 없는 자가 비추었다, 죽음이었다.

47은 그의 눈을 피하고 정면을 바라봤다.

10피트.

2피트

버스가 무대를 찢으며 마치 종이로 만든 것처럼 무대를 찢어버렸다. 측면이 무너지고 '윌킨스-베인스!'라는 현수막이 잔해 위에 처참하게 구겨져 떨어졌다. 경찰차는 잔해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오른쪽과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그리고 추격전은 계속되었고 리무진이 선두 그리고 47의 버스가 바짝 뒤따랐다.



38-1장


리무진은 남쪽으로 돌진하여 인도를 뛰어넘어 서쪽 방향 전용 도로인 인디펜던스 애비뉴로 돌진했다. 다행히 집회 때문에 교통이 통제된 상태였지만 경찰차와 다른 긴급 차량이 도로에 줄지어 있었다. 하지만 카슨은 리무진을 돌려 서쪽 도로를 따라가는 대신 소방차와 구급차 사이를 지나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잔디밭으로 뛰어들며 남쪽으로 계속 달렸다.

"대체 뭐 하는 게야?" 뒷좌석에서 윌킨스가 소리쳤다.

"내가 나가는길을 알아요!" 운전자가 소리쳤다.

리무진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더니 서쪽으로 향하는 메인 애비뉴 남서로 들어섰다.

“자네가 우리 모두 죽일거야!” 목사가 비명을 질렀다.

“입 좀 닥쳐요, 찰리!”

차는 다시 잔디밭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차량 통행이 통제되지 않은 동쪽 인디펜던스 애비뉴와 그 사이에는 넓게 펼쳐진 풀과 나무가 놓여 있었다.

그 뒤에서 에이전트 47이 버스 핸들을 꽉 잡았고, 무거운 차량이 서쪽 방향 인디펜던스 애비뉴를 가로질러 잔디밭 위로 튕기고 부딪히며 메인 애비뉴를 가로지르는 동안 에이전트 47은 버스 핸들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는 경찰차가 있었지만 그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잠시 동안 그는 경찰이 쏘아대는 총알 속에서 지상에서의 생을 마감하는 상상을 했다. 윌킨스를 따라잡고 그를 죽인다고 해도 경찰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수백 명이 그를 쫓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오늘이 그가 죽는 날이라면 그렇게 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임무를 완수함으로서 지저분하고 위험한 범죄자를 세상에서 제거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지옥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었다.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을까?

여자의 사랑?

아니다,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는 거의 그럴 뻔했지만 의도적으로 거절했다. 평범한 관계에 대한 유혹은 그에게 배움의 경험이었고 평생 소중히 간직할 것이었지만, 그에게는 맞지 않았다. 죽음, 그 얼굴을 알아내야할 존재이자 항상 한 발 앞서 있는 47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버스가 동쪽 인디펜던스 애비뉴로 접근하면서 50야드 앞에 있던 리무진과의 거리가 좁혀졌다. 히트맨은은 도로의 교통량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큰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절대 건너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운전자가 교통 체증에 합류하여 흐름에 따라 동쪽으로 운전할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작전이었지만 리무진이라면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버스는 그렇게 수용적이지 않았다. 너무 크고 번거로웠기 때문이다. 47은 그렇게 하려면 속도를 상당히 줄여야 했고, 그때쯤이면 경찰이 그 위에 있고 리무진은 이미 멀리 사라져 있을 것이었다.

아무렴 어떤가.

암살자는 페달을 계속 밟고 코스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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