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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감상] 플라워 킬링 문 후기앱에서 작성

비트-다케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6 09:21:22
조회 111 추천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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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명장 마틴 스코세시가 애플의 힘을 통해 뜨거운 감자를 지닌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을 완성했다. 작품성도 높지만 주제와 메시지를 매우 자연스럽게 삽입한 점도 스코세시가 왜 위대한 감독이라 불리는지를 보여준다.


필자는 이 영화가 갱스 오브 뉴욕의 후속작 혹은 차분한 갱스 오브 뉴욕이라고 칭하고 싶다. 스코세시 영화의 주요 테마인 인간과 세상의 민낯, 그것도 미국의 민낯을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는 가짜 미국인(백인)들이 어떻게 진짜 미국인(원주민)들을 짓밟았는지를 폭로한다.


영화의 스타일은 서스펜스 극영화에다가 다큐 같은 느낌을 주는 실제 사진과 영상을 중간중간 삽입하고 라스트 시퀀스는 극중극 형식이다. 이런 형식은 전부 의미가 있다.

서스펜스적 전개는 영화의 재미와 실제 역사의 잔혹함을 느끼게 하고 다큐 형식은 이 영화가 단순 허구가 아닌 실제 역사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며, 마지막 극중극은 이런 비극적인 역사마저 타인과 시간에겐 그저 흥미거리로 소비되는 현실을 풍자하는 중요한 시퀀스이다.

특히 이 시퀀스에서 스코세시 본인이 직접 까메오로 출연하는데 의도는 결국 자기도 이런 비극을 상품화 해서 파는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신선하고 용기 있는 반성이다.


영화는 FBI 수사관(제시 플레먼스)을 제외하면 거의 이분법적으로 선(원주민)과 악(백인)을 나누어 놓았지만 의외로 촌스럽지가 않다.

실제 역사가 악랄해서이거나 스코세시의 솜씨 혹은 그 둘의 시너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 백인들은 대부분 악랄한 존재이다. 선조들이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학살했듯이 이 영화 속 백인들도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 죽인다. 이번엔 법을 피해 교묘한 방식으로 비겁하게 말이다.


이들의 수장격 존재인 킹(로버트 드 니로)은 원주민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조카를 이용하여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 조카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양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내를 사랑하는 듯 하지만 그도 원주민들을 괴롭히는데 동참하고 백인 세력한테 휘둘려서 아내 몰리(릴리 글래드스톤)를 죽이는데 일조한다. 그는 필부일 뿐이다.


나머지 백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원주민들 앞에서 대놓고 피부색을 거론하고 야만인이라고 폭언을 내뱉는다. 한명은 원주민을 죽이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

그에 반해 원주민들은 오프닝부터 철저히 피해자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당하게 자신들의 땅에서 얻은 석유로 부를 거머쥐게 된 이들이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재산과 목숨을 빼앗기는 것을 보면 절로 측은지심과 의분을 느끼게 한다.

이런 이분법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강렬한 시퀀스가 두번 나온다. 첫 번째는 불타는 모닥불에서 이글거리는 화면을 통해서 백인들이 날뛰는 듯이 춤추는 씬이고 두 번째는 폭탄 암살 시퀀스이다.


전자는 불타는 욕망을 가진 백인들의 광기를 카메라와 배경만으로 탁월하게 표현한 것이고 후자는 남편은 폭탄으로 인해 몰골이 흉해질 때 안나(카라 제이드 마이어)는 성녀 같은 포즈로 적어도 앞모습 만큼은 시체가 온전하다. 숭고미마저 느껴지는 죽음이다. 이런 의도는 백인으로서의 반성을 예술적으로 잘 보여준다.


어니스트도 백인에 대한 비판을 보여준다. 그는 분명 죄책감을 지니고 있고 가족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자식이 죽기 전까지는 자신의 행동을 거부하거나 반성하지 않는다. 이것은 침묵하는 자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스코세시는 예전부터 미국의 민낯을 들추어도 영화가 반성한다는 느낌이 약했는데 이번엔 직간접적으로 반성한다. 어르신다운 성숙함이다.


플라워 킬링 문이 스코세시의 최고 역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의 필모그래피와 헐리우드 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극영화로서의 재미와 뼈 있는 주제를 지닌 이 영화는 오펜하이머와 함께 2023년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 시네마의 승리를 대표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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