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향은

아잇 싯팔 존나꼬릿하.....진 않네?

로 시작했음. 확연한 화이트플로럴, 네롤리의 바이브가 있지만, 엄청나게 진하거나 독하지는 않음. 약간 음~꾸리한걸~ 정도?

딱 좋은정도의 화이트플로럴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와 동시에 꽤 다양한 나무의 질감이 스쳐지나감. 엄청 무성하기보다는, 숲 어딘가에 있는 공터에 나무가 반듯하게 잘라져있는듯 한 느낌. 아주 무성하고 빽빽한 나무의 느낌은 아님. 이부분이 참 좋다. 화이트플로럴이 아니었어도 이부분은 좋게 느꼈을만 함

화이트 플로럴의 보드라운 바이브는 꽤 빨리 사그라들고 그 자리를 머스크와 앰버등의 베이스노트가 채운다. 내 피부에서는 꽤 괜찮게 발향되는 머스크인 것 같다. 일부 시트러스향수나 라이트블루의 머스크는 나한테 그렇게 이쁘게 발향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 향수의 포근한 잔향이 더욱 좋게 느껴지는것 같다.

근데 사실 잔향을 대충 저렇게 말하긴 했지만, 이 향수의 잔향 노트는 앰버, 레더, 머스크, 앰버그리스 등 여러 어코드가 들어가있다. 그래서 막 딱 이러한 잔향이다!가 느껴지진 않고, 그냥 부드럽고 편안한 잔향정도로 여겨진다. 살냄새랑은 확실히 다르다. 어딘가 짭조름하고, 파우더리한 바이브가 남아있기 때문일까?

이 향은 개성이 강하거나 한 스타일은 전혀 아니다. 톰롤리만큼의 상큼함도, 네롤리36만큼의 깨끗함도 가지고있지 않다.

그렇지만 튀는부분 없이 각 어코드들의 모난부분을 잘 쳐낸 후 가운데로 동글동글하게 뭉쳐놓은듯 한 그런점이 돋보이는 향이다. 르라보의 향들은 대부분 그런게 느껴지지 않는다. 원료의 부정적인면, 그리고 부정적 시너지마저도 지우려 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모먼트들이 많은데, 패션향수다운 무난함을 보여준달까?

이 향의 조향사는 모리아스인데, 모리아스가 만든 여러 구찌향수에서도 저런 깔끔함을 느꼇던 것 같다. 그래서 구찌의 향수들은 가격대비 개성이 살짝 모자라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그게 조향사의 특색인걸까? 하는 향린이 스럽지 않은 생각도 하게되었음.

가격이 착하기에, 향수뉴비인데 네롤리가 궁금하다면 톰롤리같은걸로 시작하지 말고 이 향수를 시도해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