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블러드스테인드와 블라스퍼머스 1편을 끝냈다.

엔더 릴리스는 하다가 접었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생각 외로 좋은 메트로배니아가 많이 없는 건가?

나는 메트로배니아라는 장르를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즐기면 그렇게 재밌지는 않은 것이다.

물론 내 끈이 짧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메트로와 배니아 중에서 메트로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에 대해 알게 된 것도 슈퍼 메트로이드였고

충격받았던 것도 슈퍼 메트로이드니까.

메트로이드가 능력을 해금하면서 길을 뚫는 어드벤처에 가깝다면,

캐슬배니아는 무기를 얻고 레벨을 올리는 rpg에 더 가깝다.

월하를 기준으로 봐도 슈퍼 메트로이드에 비해 능력 해금에 따른 공간 확장이 다양하지 않다.

박쥐, 안개, 늑대, 이단 점프 정도?

어떻게 보면 메트로이드는 약간 선형적이기도 하다.

바로 바로 능력을 써서 확장하도록 하니까.

캐슬배니아는 넓은 맵 속에 그냥 던져버리고.

뭐 그렇다고 캐슬배니아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그냥 내 취향이 어드벤처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다크소울이나 젤다 같은 게임을 좋아하니까.

블러드스테인드는 여러모로 캐슬배니아다웠다.

그래픽이나 외적인 요소를 배제했을 때,

월하나 gba 버전의 감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뭐 애초에 그런 걸 원하는 플레이어를 위해 만들었으니까.

초반에는 참 깔끔하다.

탐험을 하면서 아이템을 얻고, 능력을 해금하며 맵을 확장한다.

근데 블러드스틸이나 신분증, 아쿠아 같은 부분을 생각하면 참....

메트로배니아에서 능력을 통한 맵의 확장을 원하는 경우,

그 능력이나 막힌 길이 명확해야 하거나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쿠아는 말할 것도 없이 잘못된 설계고, 신분증도 블러드스틸도 참 애매하다.

둘 다 초반에 보여주고, 나중에 찾아와라를 시각적으로 인지시키기는 하지만

지속성이 전혀 없다. 월하의 안개가 생각난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의 열쇠 같은 역할이다.

물론 이게 일반적인 어드벤처라면 상관이 없을 수 있다.

다크소울이나 레지던트 이블은 열쇠만으로 충분히 탐험의 감각을 제공하니까.

그러나 이상하게도 메트로배니아는 이렇게 설계해버리면 탐험의 감각이 크게 훼손된다.

아무래도 메트로배니아 특성상 플랫포머가 필수적인데,

공간 확장을 단순 아이템으로 끝내는 순간 플랫포머의 변수가 크게 제한되서 그런 게 아닐까?

능력이 꼭 거창할 필요도 없다.

슈퍼 메트로이드에서 베리어 슈트나 그래비티 슈트로 용암 지역을 거치듯이

어떻게든 내가 얻은 능력을 통해 확장되고 있다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라스퍼머스도 그런 면에서 크게 재밌지 않았고

엔더 릴리스는 뭐 하다 말았으니 할 말도 없다.

사실 2D 평면, 상하좌우가 제한된 상황에서 액션성을 살리기는 꽤 어렵다.

그렇기에 메트로배니아의 핵심은 탐험이라 생각하는데,

이 탐험의 감각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임이 생각보다 잘 없다는 게 좀 아쉽다.

애초에 메트로배니아 제외해도 탐험의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이 많이 없는 건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