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enfp 남자고
좋아하는 상대가 infj 여자인데

길거리에서 설문조사? 같은걸 요청해서 처음 알게됐거든
그 분이 다니는 회사는 교육회사인데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외주를 받아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있어 시민들 취향 등등을 설문조사 하고있었어

처음엔 가벼운 설문조사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취향이나 성향 이런걸 문답하다보니
공통점이 되게 많더라고

클래식 작곡을 했다는 점과 책 읽는 부분, 라이프스타일, 철학 등등
그리고 대화를 원래 도로 중앙에서 하다가
그분이 ‘사람을 되게 편안하게 해주시네요’
하면서 도로 구석쪽으로 가서 한 30분~40분은 서서 대화한 것 같아.

왜 물어본지 모르겠기도 하고 단지 절차인데 내 오해일 수도 있지만
여자친구 있냐는 질문도 했었고
자기 얘기도 들려주더라구 (자신의 mbti 등등)
철학적인 대화도 하고 나서 이런 대화 통하는 사람 처음봤다고 했고,
그리고 대화 내내 내 눈을 되게 빤히 바라봐 줬었어

아무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이제 마무리 하고 돌아갈때 쯤
혹시 그분 회사로 가서 추가 설문을 해줄 수 있겠냐고 하는거야

외주를 준 회사측에서 정보 유출 보안때문에 회사로 내가 가야한대

그 회사는 우리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고,
솔직히 평소같으면 회사 갔다가 헬스장 가기 바빠서 안갔겠지만
그분이 예쁘시기도 하고 대화도 잘 통해서 관심이 가서,
한번 더 보고싶은 마음에 알겠다고 하니까
연락처를 물어보더라

그래서 연락처 교환하고 보내드렸지

그러고는 한 20분? 뒤쯤 문자가 오더라고
조심히 들어가라고, 오늘 남은 시간도 화이팅 하라고.

그래서 나도 아까 대화 나눌때 식사 안했다는 말이 맘에 걸려서
얼른 들어가셔서 식사 하셨으면 좋겠다고 답장했는데

그 이후 문자가 계속 지속됐어 (지금까지 6일차)

문제는, 답장 속도가 너무 느리고.. 저녁만 되면 웬만하면 답장이 안와
그래서 나는 관심이 없는거였는데 내가 오해했나.. 싶어서
’좋은 하루 되세요 화이팅‘ 이런식으로 대화 마무리처럼 보내 놔도
몇시간 뒤에 ‘저는 ~ 하려구요’, ‘밥 뭐먹을 거예요?’ 등 이어가는 말을 건네서 또 막 관심이 없는 것 같지도 않고..

이게 infj 성향상 친절을 베푸는거라기엔 그래도 대화를 이어나가려고는 하는 것 같은데.. 답장 텀이 너무 느린편이야..(텀이 보통 4시간, 저녁시간 겹치면 막 13시간 이러기도 하고..)

그리고, 간혹 정말 가끔 서로 대화하듯이 답장이 바로바로 될 때가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겠지) 그때 마저도 대화를 하다가 답장 할만도 한 내 마지막 말을 끝으로 갑자기 몇시간동안 또 대화가 뚝 끊길때도 있고..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건
저번에 회사로 설문조사 하러 갔을때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는거야
그래서 그때 그거 보고 ‘아.. 역시 남자친구 있으시구나’ 싶었어

그 이후 설문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정말 설문에 대해 궁금한게 있어서
퇴근 이후 잠시 뵐 수 있냐고 물어봤어 (물론 전화로 해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싶은 아쉬운 마음이 조금 개입됐지)

답이 조금 늦더라구 그래서 혹시 부담되나 싶어서
‘혹시나 염려하실까봐 아까 회사에서 반지 끼신거 보니까 남자친구분 있으신 것 같던데 정말 뭐 하나만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러니 부담 안가지셔도 돼요’ 이렇게 문자를 보내니까 (질문이 궁금한거라기 보다는 같이 설문 참여했던 거기 회사 팀장님이 설문과 다른 내용의 제안을 주셔서 의아한 부분이 있어서 물어보려고 했어)

바로 답장이 오더라구
그거 패션이라고.
꼈다 뺐다 하는거라고
그렇게 보였구낭
이렇게 답장이 왔었어

그래서 남자 친구 없음을 확인하고 한발짝 다가가는 느낌으로
‘그럼 저녁 드실래요? ㅋㅋㅋ’ 이런식으로 보냈는데

혹시 담주는 바빠용? 이라고 하더라구

담주에 딱히 일정도 없었고 괜찮았긴 한데
일정을 미루는게 분위기상, 그리고 infj 성향상 부담이 되는데 돌려서 거절하는건가 싶어서
‘앗 죄송해요 그냥 저녁 안드셨을 것 같아서 뭐 좀 여쭤볼겸 말씀드렸는데 부담되시면 그냥 여쭤볼 것만 말씀 드릴게요!‘ 이렇게 답장을 하니까

저녁은 안먹었는데 이번주 계속 야근을 해서 빨리 마무리 하고 잠을 좀 자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

글서 아무튼 결국은 전화로 그 회사 팀장님에 대해 질문을 했고,
전화중 장난식으로
‘그래서 다음 주 언제 밥먹을까요?ㅋㅋㅋ‘ 하니까
다음주는 일정 딱히 없어보여서 내가
월요일? 했는데 괜찮은 것 같아 보여서 월요일 저녁에 식사 같이 하기로 했어 (내일 모레)

그렇게 약속을 잡고 통화 종료한 4시간 뒤쯤
문자가 또 오더라구
팀장님에 대해 여쭤본거 관련된 자료? 찾아서 보내줬어

아무튼 이런식으로 대화도 이어가려고 하고 점심 메뉴도 추천해달라고 하고 신경써 주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여전히 문자 패턴은 너무 느린 편이야 (지금도 어제 오후 9시반 쯤 헬스장 얘기하다가 답장이 없어서 9시 45분에 저녁 먹었어요? 하고 한번 더 보냈던 상태인데 아직 답이 없어 (현재는 헬스장 얘기한 다음날 오전 11시 50분경)

이분 심리가 무엇인걸까...
글이 너무 길었는데 지나가다가 한번씩 도와주면 댓글 하나 하나
너무 고마울 것 같아ㅠ

도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