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같이 한심한 새끼랑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상기시킬 때마다 풀고 있던 모든 것을 다 집어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ㅈ같아짐.

너같은 새끼와 하루를, 이틀을, 일주일을, 혹은 수능 전까지의 날들 매일을 같은 한 공간에서, 같은 공기를 공유하고 같은 길을 밟고 같은 규율대로 행동하게 된다는 사실이 끔찍할 정도로 넌더리가 나고 싫증이 남. 대부분의 모든 글마다 생각이 짧고 무례하고 무식하고 매너 없는 댓글만 싸지르는 너같은 새끼와 일말의 유사성도 갖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큼.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하루의 일과 끝 자기 전 그 잠깐의 시간 동안 한다는 게 신상을 숨긴 익명 사이트밖에 없는 너의 처지가 한없이 안타깝고 딱하고 불쌍하기도 함. 갤러리에 글을 올리는 걸로, 무의미하고 무례하고 재미도 없는 댓글들을 쓰는 건 네 인격에만 영향이 있을 뿐 결국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 텐데? 너는 앞으로도 이런 온라인 공간에서만 떳떳하고 떳떳할 거고, 그런 본인의 거짓된 당당함에 한껏 도취해 현실 세계를 도피하고 또다시 내일, 그리고 모레, 글피도, 일주일 뒤에도 잇올 갤러리에 들어와 댓글을 쓸 거임. 현실에서는 결국 본인이 그 한심한 익명 버러지가 자신임을 절대 밝히지 못하며 평생 죽을 때까지 스스로 마음 속에 부끄러움을 안고 살아가겠지. 네가 잇올에서 쌓아올리는 노력이 결국엔 결실을 맺어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토리겠지만, 너는 대학을 가서도 대학을 졸업해서도 여자친구를 만들게 되어도, 희박한 확률로 가정을 꾸리게 된다고 쳐도 네가 지금 이렇게 한심한 시간과 무례하고 부끄럽고 미개한 글을 남겼다는 사실은 변치 않고 죽을 때까지 니 꼬리표가 되어 따라다닐 거임. 부디 신촌 잇올에서 본인이 그 버러지 익명임을 절대로 티내지 말고 들키지도 말고,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지도 말고 그냥 쥐 죽은듯이 조용히 자기 공부만 하셈. 내가 눈 마주친 재원생이 혹여 너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치가 떨리도록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