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이 오마쥬한 영화 중 하나라고 알고 있었는데

직접 보니 오마쥬를 넘어서 킬빌의 베이스 자체가 이 영화인 것 같다.

넷플처럼 OTT가 발달한 오늘날 개봉했다면 필히 전세계적으로 흥행했을 영화이다.

내가 구분하는 컬트 영화는 이레이저 헤드처럼 난해한 부류와

로키 호러 픽처쇼처럼 난해하지만 오락성이 훌륭한 영화인데

수라설희는 후자에 해당하는 영화이다. 난해하면서도 오락성이 훌륭해서

대중이 감상하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임팩트가 대단하고 나이먹고 영화 보면

여운 같은게 금방 잊혀지는데 이 영화는 여운이 꽤 오래갔다.

줄거리는 격동의 메이지 시대

시골에 신임 교사로 발령난 남편의 가족이 정부 앞잡이라고 4명의 악당에게 선동 당하고

남편과 아이는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아내는 3일 밤낮을 노리개로 농락당하다

악당 일행 중 한명의 반강제로 아내가 된다.

아내는 기회를 틈타 악당들을 한명씩 죽이다 교도소에 무기징역으로 수감되는데

자신은 무기수가 되서 더이상 복수를 할 수 없자

자기 대신 복수할 살인귀를 만들기 위해 교도관들과 무작위로 성관계하여

아기를 만든다. 그렇게 태어난 그녀가 바로 수라설희(수라유키)다

어릴 떄부터 무사 출신 검도, 무도 고수 도승에게 수련 받은 유키는 떄가 되자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출동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복수 대상 일부는 나이가 늙어감에 이미 사망했다는 것도 알게 되는데

이 설정은 용비불패 후속으로 유명한 조센 웹툰 고수에서 베낀 것으로 보이는데

작중 사부가 나이 먹어서 자기는 복수 못하니까 제자 양성한 것도 묘하게 똑같다.

무튼 영화 얘기로 돌아오면 여주가 무난하게 무쌍 찍지만 적절히 고난도 겪으면서 복수를 행한다는 얘기다.

예산 자체는 별로 들어간 것 같지 않지만 임팩트 있는 카메라 구도와 장면 편집

미장센이 예사롭지가 않다. 특히 가짜티 나는 분수처럼 치솟는 피는

의도한 건지 아니면 그냥 저 시대 적절한 효과였는지를 떠나서 영화 매력에 배를 주는 요소이다.

어렸을 떄 봤으면 이해 못 헀을 거 같은데 나이 먹고 봐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