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 프리뷰 공연 때만 해도 갤주의 ‘내 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라는 목소리에 치이고도 막상 성 안 단상 뒤의 갤주는 어디 있지는 몰라서 ‘대체 목소리는 어디서 나는 거지?’ 라며, 무대 이 곳 저 곳을 두리번거리던 ‘드라큘라’ 머글이었던 나였었는데...


이미 오리지널 OST도 열심히 듣고, 시츠도 여러 번 보면서 나름 열심히 예습한다고 했건만,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첫공에서는 갤주의 드라큘라로 완벽히 변신한 모습에 치이고, 둘공에서는 갤주의 완벽하고 찰떡인 넘버와 목소리에 치이고, 셋공에서야 겨우 서사에 눈이 뜨였었지.(이건 매번 갤주의 극을 볼 때의 정해진 순번인 듯, 사실 헤드윅 때는 서사까지 넘어가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었다~, 그리고 이번에 프블에서 변신 후에 패기 넘치는 동큘의 모습에는 막공까지 계속 치었었다~) 이후에는 갤주의 드라큘라 서사에 빠져서 허우적거렸었는데, 늘 무대 위 갤주의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감정을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마성을 가진 듯해. 어디서도 잘 울지 않는데, 매번 샤롯에서 동큘을 만나면 펑펑 눈물을 흘릴 밖에 없었어. 너무나 투명하고 맑은 갤주의 연기가 늘 마음 깊숙이 와서 울림을 주었던 것 같아.

갤주가 막공 무인에서 ‘매번 공연을 막공인 듯’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할 때, 정말 울컥했었는데, 막상 공연을 보러가던 나도 ‘이번 공연이 막공인 것처럼’ 갑작스럽게 내가 공연장에 못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 절절했던 마음으로 정말 매 회 열심히 최선을 다해 관극하고, 컷콜 때 최선을 다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었다. 그래서 이번 갤주의 ‘드라큘라’는 막상 막공 때 너무나도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드는 반면, 막공까지 갤주와 배우들 모두 무사히 극을 올려준 것에, 그리고 내가 막공까지 보러갈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안도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 그래서 지금까지 갤주의 어떤 극보다 더 아쉬움보다는 그리움이 큰 극이 된 것 같다.

극을 볼수록 더욱더 빛나는 동큘과 미나와 그 모든 등장인물들과 모든 장면의 무대, 무대가 너무도 입체적으로 다가와서 매번 공연을 보고 오면 오늘이 레젼이라고 했었는데, 정말 프리뷰부터 막공까지 감히 갤주의 모든 공연, 모든 순간이 나에게 레젼이었다고 말하고 싶어. 그리고 드라큘라라는 극 자체도 사랑하게 된 것 같아.(물론 갤주가 동큘이라는 전제 하에^^) 지킬로 입덕한 지라 갤주와 함께 아직까지는 세 개의 극 밖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번 드라큘라 작품이 끝나고 난 뒤에 느낌은 마치 동큘이 준 드라큘라 오르골을 선물 받은 기분이 들어. 두껑을 열면 갤주의 드큘 넘버가 연주되면서 상자 안에서 동큘과 미나 그리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피규어로 각 각의 장면들은 연기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참 애절한 극인데, 너무나도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극이었다.

이제 막공을 본지 10일정도 밖에 안 지났지만, 2020년 봄! 그리고 5월의 장미와 함께 기억될 갤주의 드라큘라를 오늘도 그리워해본다. 그리움은 날이 갈수록 커지겠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