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이 더민련 플랫폼에 참여한것과 녹정 플랫폼은 다르게 볼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진보당이 더민련 플랫폼에 참여한 것은 어찌되었든 민주노총의 지지 대상이 아닐뿐더러 거대양당 중 하나인 민주당과 연합함으로서, 진보정당의 독자성을 포기하고 대놓고 민주당의 선거전략에 동참한 것으로서, 진보정당 지지자들 입장에서 보면 다당제에 해를 미치는 것이라고도 볼 여지가 있지요. 반면 녹색정의당 플랫폼은 소수정당이자 민주노총연석회의 참여 정당인 녹색당과 정의당이 원내진입을 목표로 취한 전략이기에 본질적으로 보았을 때 두 사안은 논란의 층위 조차 다릅니다. 정리하자면 본질적인 문제는 진보정당의 독자성과 다당제 유지이고, 이 부분에서 진보당이 더민련에 참여한 것을 잘못으로, 녹색당과 정의당의 플랫폼 정당을 상대적으로 덜한 잘못 혹은 잘못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나누는 것은 타당합니다.

더구나 민주당을 <자본양당>으로 규정하며 연대를 금지한 주체가 민주노동자전국회의이고, 전국회의 수장인 양경수가 외대 출신에 진보당 당원인것이야 익히 알려져있고, 전국회의도 진보당을 지지하는게 매우 잘 알려져있지요. 이런 상황에서 진보당이 민주연합에 참여하는 것은 표리부동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반면 정의당은 애당초에 녹색당과의 연대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의 논란은 자유롭습니다.

그 이후에 민주당과 진보당의 연대가 잘못된것이었는지 따질 수 있는 것입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진보당이 他 진보정당과 달리 양당제를 견고하게 한데다 자신의 방침마저 뒤엎은 것에 있는 것이고, 더 나아가 민주노총 내 분란을 야기하였다는 점에 있지요. 그 지점에서는 양경수 위원장과 윤희숙 대표가 사과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그것을 인정한 후에 민주당과 진보당의 연대 평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저는 이 연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입니다. 그러한 실용적, 친민주적 스탠스는 현재로서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겠지요.

어찌되었든 현재는 진보당이든 노동당이든 녹색당이든 정의당이든 홀로서기를 하기 어렵습니다. 먼길을 가버린 사회당 친구들과 달리 진보당은 최소한 자신들이 진보정당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진보당을 진보정당에서 "배제"하려고 하는 노녹정 지지자들의 분노도 다소 과한점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과거를 되돌릴 수도 없고 이 문제로 싸운다고 하여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진노녹정 4당이 진보정당의 독자성과 26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전략과 연합전선을 전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추신. Liberigo 파딱의 말이 다소 거칠긴 했어도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 있다고 봅니다. 진보당 지지자 파딱으로서 진보당의 입장과 당원들의 입장을 표명하고 옹호하는 태도는 필요합니다. 다만 정파존중의 원칙은 지켜야할 필요가 있고, 그 부분은 사과할만한 부분도 있지만 사임까지는 할 사안이 아니라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