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대회] [대회]참피장사 만만세 2판(삽화 있음)

운치퀼주의(220.78) 2024.03.19 17:15:38
조회 1098 추천 26 댓글 2
														



※ 작품의 배경이 한국의 시골이어서, 작품 내 일부 '실장석'이란 표현이 '참피'로 대치됩니다.


경상북도 청도군에는 명절마다 열리는 민속 행사가 둘 있다.


하나는 소싸움.


다른 하나는 바로 참피 씨름.


참피 씨름의 룰은 인간의 씨름과 동일하다.


서로의 허리에 매여진 샅바를 붙잡고, 힘을 겨뤄서, 상대방을 모래판 위에 거꾸러 뜨리면 승리한다.


복장은 머리 부분의 두건과 하의의 속옷을 제외한 나머지 옷을 탈의하는 게 정규 복장이다.


옷을 소중하게 간직하려고 드는 본능 때문에 쓸만한 참피 씨름꾼을 기르는 건 매우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었다.


참피꾼 김씨 할아버지가 지난 설날 키웠던 연분홍(참고 : https://gall.dcinside.com/m/jissou_seki/82993)도 마찬가지였다.


그 같잖은 사육실장복을 벗기려고 쓴 시간이, 훈련 시간의 배는 더 들었다.


그러나 김씨 할아버지는 연분홍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왜냐.


무려 참피장사를 서른다섯 번이나 거머쥔 종자의 자였으니까.


혈통을 증명하는 듯, 연분홍은 김씨 할아버지가 키웠던 참피 씨름꾼 중 가장 커다랬고, 가장 힘도 셌다.


문제는 김씨 할아버지의 특식 낙지고추장탕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위장이 튼튼하지 못했다는 것.


초회전에 패배한 연분홍이 고깃덩이가 되는 걸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김씨 할아버지는, 자신의 손에 쥐여진 14만 하고 3천원을 보고 회의감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연분홍을 육성하는 데만 든 돈이 이것의 백 배, 아니 삼백 배는 될 것이다.


그걸 매꾸려면 연분홍이 적어도 참피장사를 네 번은 타야했는데, 김씨 할아버지는 연분홍이 참피장사를 적어도 다섯 번은 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김씨 할아버지의 예상은 연분홍의 커다란 녹색 똥과 함께 모래판 위로 허무하게 싸질러지고 말았다.


"데챠아앗?!"


부드드득... 부디디디딕!!!


머릿속에 가득찬 녹색 똥덩어리를 간신히 떨쳐내며, 김씨 할아버지는 힘없이 집을 향해 트럭을 몰고 갔다.


"이젠 이 짓거리도 때려치워야겠구만. 수지가 안 맞다, 아이가. 수지가."


경마나 소싸움이 그렇듯, 결국 참피 씨름도 혈통을 가진 꾼만이 돈을 버는 구조였다.


안타깝게도, 김씨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참피장사 중 자를 남긴 벌레는 아무도 없었다.


김씨 할아버지는 자신의 씨름꾼들이 자를 가지지 못한 이유가, 원시적인 훈련, 그리고 균형이 전혀 잡히지 않은 식단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 방식으로 참피장사를 스물세 마리나 키워냈으니까.


하지만 스물네 번째 참피장사를 못 만들어낸 지 벌써 십수 년이었고,


그 사이 김씨 할아버지의 재산은 점점 빚더미에 올라갔다.


그 돈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제라도 들참피를 데려다가 씨름을...


김씨 할아버지는 자신의 생각이 곧 말도 안 된다고 부정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심심할 때마다 똥을 던지는 그것들을 모래판 위에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영양상태가 비실해서 근지구력이 형편없는 들참피 놈들을 키워봤자 제대로 훈련된 씨름꾼을 당해낼 순 없었다.


결국 생각의 끝은 한숨이었다.


"어휴... 어랍쇼, 저건 또 뭐고?"


덜덜 거리는 트럭 속에서 투덜거리는 김씨 할아버지는 굳게 닫힌 대문을 열어젖히려고 드는 녹색 들참피를 보고 한숨을 또다시 내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간힘을 쓰고 있던 녀석은 차에서 내린 김씨 할아버지가 다가가기 전까지 문과 씨름하고 있었다.


"데샤아아아아아앗!~"


보통의 참피라면 김씨 할아버지네 대문을 조금도 못 움직일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녀석은 김씨 할아버지네 대문을 조금씩 밀어내고 있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힘을 주는 것도 눈여겨볼만했다.


보통의 들참피라면 10초도 되질 않아 지쳐 나가떨어지지만, 녀석은 1분 넘게 힘을 주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참피와 모래판을 오갔던 김씨 할아버지의 촉이 발동했다.


물건이다.


"허, 이놈 봐라."


"데샤아아아아앗! 문 씨는 당장 꺼지는데스!! 와타시는 사육실장이 될 거다 데스!!"


넘치는 힘을 주체 못해서 그런 것인지, 녀석은 김씨 할아버지가 지근까지 다가와서 문을 열 때도 눈치채지 못했다.


"데ㅐ...뎃?"


갑자기 문이 열리자, 자신의 힘을 못 이겨낸 들참피는, 그대로 김씨 할아버지네 마당 쪽으로 넘어졌다.


철푸덕!


"데뵥?"


바닥에 엎어진 참피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해냈다는 걸 깨닫고, 기쁨의 참피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김씨 할아버지가 자신을 부르기 전까지.


"어이."


"데뎃? 똥닌겐?"


"니 힘 좀 쓰네?"


"데프픗! 똥닌겐 답지않게 눈썰미가 좋다데스! 와타시의 힘씨가 어느 정돈지 알았다면 어서 빨리 스테이크와 스시를 내놓는데스!"


"스테이크하고 스시?"


김씨 할아버지는 다시 대문을 걸어잠근 다음, 마당에 널브러진 강화 실장채를 쥐어들었다. 며칠 전까지 참피 씨름꾼 연분홍의 등짝을 후려칠 때 사용했던 것이다.


"니, 씨름하면 줄게."


"데프픗. 똥닌겐. 세레브한 와타시가 그런 추잡한 걸 왜 하는 테베에엣!"


김씨 할아버지는 인정사정 없이 들참피를 후려팼다.


징이 박힌 강화실장채는, 들참피의 살점을 인정사정 없이 짓이겼다.


"데...데덱...덱..."


순식간에 곤죽이 된 들참피를 내려보며 김씨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제부터 니 이름은 잡초데이. 알긌나?"


"데...데엣... 데스웅..."





그로부터 수 달이 지났다.


다시 명절이 돌아왔고, 그 사이 잡초는 훌륭한 씨름꾼으로 성장했다.


덩치는 조금 아쉬웠지만, 힘만큼은 김씨 할아버지가 키웠던 장사 중 제일이었다.


그 연분홍을 뛰어넘을 정도로.


연분홍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김씨 할아버지는 잡초에게 전날밤 낙지고추장탕을 먹이지 않고,


스테이크(사실은 실장분쇄육으로 대충 만든 싸구려 떡갈비였지만 들실장 잡초에게 있어서 그게 그거였다)나 잔뜩 먹였다.


그래선지 잡초의 배는 빠방하게 불러있었다.


김씨 할아버지는 두둑한 잡초의 배에다 붉은색 샅바를 둘러매며 말했다.


"잡초야. 니 오늘 꼭 이겨야된데이. 알긌나?"


"알겠다데스우! 똥닌겡! 와타시가 꼭 천하장사가 되겠데스웅!"


들참피답게 간혹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분충성 발언이 거슬렸지만,


김씨 할아버지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참피 씨름꾼은, 씨름만 잘하면 그만이니까.


천하장사만 된다면, 승리한다면, 본인을 똥노예 취급해도 상관없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씨름꾼 훈육사 노릇하느라 생긴 빚을 모조리 갚을 수 있을 테니까.


그런 김씨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한 것인지,


잡초는 초회전 상대를 그대로 모래판 위에 처참히 내던지며 초살해버렸다.


"테프프픗. 시시하다데스!"


"테에엥... 테에엥..."


"잘했다, 우리 잡초!!"


잡초는 모래판에 무릎을 꿇은 채 오로롱거리며 운치를 싸지르는 상대를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고,


김씨 할아버지는 환호성을 질렀다.


갑자기 잡초의 팬티가 부풀어오르며,


그 부풀은 팬티 속에 자신의 손을 집어넣기 전까지는.


"데프픗...."




a16d08ab110e782a907f5550f15dc6f18240200ace2bcd5b7cfa0d55d619f7ca



"패배똥분충은 와타시의 운치나 쳐먹는데치!!!"


휘익!!


철퍽!!!


"테엣...?"


부다다닥!


느닷없는 운치 테러를 맞고 붉은 눈에 똥이 들어가는 바람에 그만 임신을 해버린 상대방은 거하게 빵콘을 지리고 말았다.


들참피가 굴복시킨 다른 들참피의 면상에다 똥을 뿌리는 것은 야생의 들판에선 늘상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신성한 스포츠의 공간인 모래판 위였다.


추잡한 들참피의 저속한 행위는 용납이 되지 않는 장소란 얘기였다.


참피 씨름 규칙 제 18조 3항.


시합이 끝난 후, 상대방을 모욕하는 행동을 보이면 즉시 실격패다.


순식간에 모래판이 똥판으로 바뀌자, 심판은 호각을 부르며 선언했다.


"붉은 샅바. 실격!"


"뎃??"


김씨 할아버지의 표정은 또다시 구린 똥냄새만큼이나 구려졌다.


"데샤아아악! 똥닌겡!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데스웅! 와타시가 이겼다데스웅!!"


김씨 할아버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이번엔 심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투분을 하고 있던 잡초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챈 다음,


빠르게 씨름장을 나가, 바로 옆에 있는 도살장으로 걸어갔다.


"윽 냄새. 무슨 똥뿌리기 대회도 아니고."


"저 참피, 들참피 아니야? 모래판 위에 저딴 분충을 데려오다니, 말세야, 말세."


"대체 어떤 놈이 들참피한테 씨름을 가르친 거야?"


"보나마나 똥 같은 놈이겠지."


멀리서 들려오는 데샤앗, 데갸앗 같은 비명 소리가 점점 가까져오자,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잡초는 발버둥 치며 더욱 가열차게 운치를 지리며 울부짖었다.


"똥닌겐!!! 당장 멈추는데샤앗!!! 놔라데스!!"


"닥쳐! 이 똥벌레 새끼야!"


이래서 혈통 있는 참피들이 비싼 거였군.


참피씨름꾼 육성가 김씨 할아버지의 값싼 교훈은, 이번엔 12만 2천원이었다.


연분홍보다 무게가 덜 나가서 그런 건지, 참피 고기의 시세가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24번째 참피 장사는 또다시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추천 비추천

26

고정닉 2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84001 글-창 제목:약속 [11] 운치싸는남자(175.213) 06.01 684 31
83990 운치 수조행 [1] 운치퀼주의(220.78) 05.31 378 4
83988 그림- 3분 라면 [7] 운치퀼주의(220.78) 05.31 1022 31
83983 글-창 제목:엄지로 시작하는 일상생활 [5] 운치싸는남자(175.213) 05.30 706 26
83979 그림- 손해 안 보는 장사 [2] 운치퀼주의(220.78) 05.30 758 14
83978 운치 테에에엥! 테에에엥!! [3] 운치퀼주의(220.78) 05.30 634 12
83976 그림- 박 터트리기 [5] 운치퀼주의(220.78) 05.30 907 19
83972 운치 파객사마 돌아와줘 운치싸는남자(183.97) 05.29 252 1
83966 글-창 마마 운치싸는남자(211.243) 05.29 554 16
83962 그림- 싸개싸개 운치싸개 [6] 운치퀼주의(220.78) 05.29 993 23
83961 운치 알리 뭐 사려니까 안 사지네 [1] 운치싸는남자(211.243) 05.29 229 0
83953 운치 만화찾는데스! [3] 운치퀼주의(220.78) 05.28 313 4
83949 글-창 수조 안의 실장석 [8] 운치싸는남자(211.243) 05.28 1030 29
83948 그림- 참피 땅크 [12] 운치퀼주의(220.78) 05.28 1106 35
83945 그림- 네이비 참피 [7] 운치퀼주의(220.78) 05.27 1096 30
83943 글-창 널 '사육'해주마. [5] 운치싸는남자(175.213) 05.27 751 28
83941 글-창 실패한 실장석 관찰일지 [3] 운치싸는남자(175.213) 05.27 571 16
83939 운치 테에엑???!!!? [1] 운치퀼주의(220.78) 05.27 659 13
83937 그림- 탑건 [3] 운치퀼주의(220.78) 05.27 884 30
83926 그림- 난공불락 [5] 운치퀼주의(220.78) 05.26 838 22

게시물은 1만 개 단위로 검색됩니다.

갤러리 내부 검색
글쓴이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