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설정법 예전부터 올리려고 했었는데 내 공부가 바빠서 못 올리다가 이제야 올림

안키 통합 덱 공유해준 사람 진짜 너무 고맙다!!! 덕분에 N3 고득점 합격한 듯 ㅎㅎ

이 글은 아래 통합 덱을 받기는 했는데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면 좋은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씀

https://gall.dcinside.com/jlpt/76621

일단 안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부터 할게.

안키는 뇌의 망각 곡선을 모사해서, 내가 단어를 잊어버릴 것 같은 타이밍에 다시 그 단어를 띄워줘서 복습을 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야.

예를 들어 90%의 기억률을 설정하면, 어떤 단어를 잊어버렸을 확률이 10%가 넘었을 것 같은 날에 그 단어를 다시 보여줘서 까먹지 않도록 하는 거지.

만약 어떤 단어를 공부하고 하루 뒤에 복습했는데 그 단어를 맞췄으면 뇌가 그 단어를 잘 기억하고 있으니까

다음 번에는 3일 뒤에, 또 맞추면 그 다음 번에는 7일 뒤에 다시 보여주는 식으로 간격을 조절해.

만약 복습하다가 틀렸으면 "재학습"이라고 해서 간격을 줄여서 보여주고.

결국 안키는 내가 잘 기억하고 있는 단어는 긴 간격으로 보여주고, 잘 까먹는 단어는 자주 보여주는 정말 효율 높은 암기 프로그램이야.

일반적인 단어장들이 이미 정해져있는 단어들을 랜덤으로 보여주는 거와는 차원이 다르지.

어려운 단어만 계속해서 볼 수 있어서 매일 10분, 100 단어씩만 복습해도 수천 개 단어를 외울 수 있어.

어쨌든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설정법으로 들어가보자.

안키 덱을 불러오고 나면 뭐 여러가지 뜰텐데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덱 옵션"이야.

보통 설정에서 새 카드 개수나 이런 걸 조정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할텐데 설정은 진짜 기본 설정이고, 학습과 관련된 설정은 덱 옵션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OS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이런 UI로 되어 있음

보면 제일 위에 "기본(79개 덱에서 사용 중)"이라고 되어 있지?

모든 덱에서 이 설정을 공통으로 사용중이라는 뜻이야. 만약 이걸 바꾸고 싶으면 일일 한도의 "사전 설정"을 "현재 덱"으로 바꾸면 돼.

보통은 모든 덱 공통으로 쓰기는 해.

들어가기 전에, 카드의 학습 단계에 대해서 설명할게.

모든 카드는 "새 카드"부터 시작해서, "학습 카드"를 지나 "복습 카드"가 돼.

"복습 카드" 중에서 까먹은 카드는 "재학습 카드"로 분류되고, 이걸 다시 학습하면 "복습 카드"로 다시 올라가.

간단하지?

일일 한도의 새 카드/일은, 하루에 몇 개의 새 카드를 배울 건지를 설정해.

이건 직접 해보고, 내가 부담 없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 중 외울 수 있는 단어 숫자로 설정하는 게 좋아.

만약 안키로 처음 단어를 공부한다고 하면, 100개 미만으로 설정하는 걸 추천해.

기억력이 정말 좋지 않은 이상 하루에 처음 보는 단어를 100개씩 외우려면 30분 ~ 1시간은 써야 할 걸?

매일 30분~1시간씩 새 카드를 배우면서 복습까지 하려면 금방 질리고, 그만 두게 돼.

안키의 핵심은 "매일"하는 거야. 매일 10분 100개 복습하고 10개 새로 배우는 거지.

꾸준함이 제일 중요해.

다른 데서 배운 단어를 안키로 관리하고 싶으면 임시로 이걸 9999 등으로 바꾼 다음에 할 수 있는 만큼 몰아서 넣으면 돼.

물론 그만큼 복습량이 많아지겠지만, 하다보면 안정화될거야.

만약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모든 단어를 봐야겠다면 대충 계산해서 나누면 돼.

예를 들어 10일 동안 단어 1000개를 외우고 싶으면 하루에 100개로 설정하면 되겠지?

물론 이렇게 벼락치기 한 단어는 머릿속에 남아있기 쉽지 않겠지만 말야.

최대 복습량/일은 말 그대로 하루에 몇 개의 단어를 복습할 것인가를 설정해.

보통 새 카드를 적게 설정하고 천천히 단어를 배우면 복습량도 그에 맞춰서 적을 거야.

그런데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한 번에 단어를 많이 공부했으면 복습량도 폭발하게 되는데, 복습은 적게 하고 새 카드도 꾸준히 보고 싶다면 이걸 작게 설정하면 돼.

다만 웬만해서 복습은 최대한 하는 게 좋아. 복습을 안하면 다른 단어장이랑 다를 바가 없어져서, 망각 곡선에 뒤처지기 전에 계속 따라잡는 게 중요해.

이제 제일 밑으로 내려가서 FSRS 항목을 보자.

자 이게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야.

안키는 SuperMemo 2(SM2)라는 scheduler를 사용해서 망각 곡선을 모방하고 있어.

그런데 최신 SuperMemo는 19 버전인거에 비해 알고리즘이 꽤나 오래됐기도 했고, 더 나은 FSRS라는 알고리즘이 나와서 이걸 쓰는 걸 추천해.

머신러닝으로 망각 곡선을 추정해서, 5%의 오차로 꽤나 정확하게 적용되더라구.

적용하는 건 간단해. 그냥 FSRS 버튼을 누르면 돼.

Desired retention은 내가 원하는 기억률이야.

물론 기억률이 100%가 되면 좋겠지만,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럴려면 거의 모든 단어를 매일 반복해야 해서 매우 비효율적이야.

또 이게 너무 낮으면 복습 카드를 완전히 까먹어버려서 다시 새로 배워야 하는 수준이 되기 때문에 이것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어.

그래서 anki에서는 0.85에서 0.95 사이로 retention을 추천하고 있어. 만약 시험에 완벽히 대비하고 싶으면 0.95로 올려도 되겠지?

그 밑에 parameter는 기본값으로 설정되어있을텐데, 공부를 많이(1000 단어 이상)하고 나서 Optimize를 누르면 너의 뇌 능력을 추정해서 parameter를 최적화 해줘.

Evaluate을 누르면 현재 parameter의 망각 곡선 추정값의 오차를 계산해서 알려줘. 나는 RMSE가 4.04%야.

Anki 얘기로는 이건 한 달에 한 번만 해줘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심심하면 한번씩 누르는 편...

이 Optimize를 하게 되면 내가 새로 배우는 단어들의 복습 간격을 새로운 parameter에 맞춰서 설정해줘.

그런데 Reschedule cards on change를 체크하면 새로 배우는 단어 뿐 아니라 모든 단어들의 복습 간격을 재설정해줘.

그러니까 원래라면 오늘은 이미 복습이 끝났어야 했는데, 이걸 키면 몇 개 단어를 더 공부해야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지.

만약 FSRS를 안 쓰다가 키고 이거까지 설정하면 갑자기 복습 단어가 엄청 많아질 수도 있으니까 이런 경우는 안 쓰는 게 좋아.

다음으로 설정해야할 거는 다시 맨 위로 올라와서 "새 카드"의 "학습 단계"야.

이게 원래 기본값이 10m 1h 이렇게 되어 있었나? FSRS를 사용할거면 무조건 10m ~ 30m 정도의 1단계로 설정하는 게 좋아.

10m 1h 이런 식으로 설정하면 새로운 카드를 실패하면 10분 있다 다시 보여주고, 맞추면 1시간 있다 다시 보여주고, 또 맞추면 복습 카드로 넘어가는 건데, 이러면 FSRS의 알고리즘이 사용되기가 어려워. FSRS는 망각 곡선 그 자체를 추정하는 거라서, 맞췄으면 바로 복습 단어로 넘어가는 게 좋거든.

또, 자고 일어나면 망각이 일어나는 걸로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 내에 학습을 끝낼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해.

결국 10m ~ 30m 정도로 추천한다는 소리야. 나는 10m으로 사용중이야.

즉, 새 카드를 실패하면 10분 뒤에 다시 보여주고, 맞추면 바로 복습 카드가 되는 거지.

만약 여러 번 실패하고 성공하면, FSRS가 자동으로 이 카드는 어려운 카드라고 추정해서 더 자주 복습을 시켜줄거야.

실패는 복습 카드를 실패했을 때 얼마 뒤에 다시 보여줄 건지를 설정해. 이것도 마찬가지로 짧은 1단계로 설정하는 걸 추천해.

복습 카드를 자주 실패하면 마찬가지로 FSRS가 난이도가 높은 카드라고 추정해서 자주 카드를 보여줘.

나머지는 기본값으로 두고 써도 큰 문제 없고, 매뉴얼 보면 바로 이해가 갈 거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학습할 때 버튼 4개가 있는 건 알고 있지?

다시 / 어려움 / 괜찮음 / 쉬움

이렇게 있는데, 다시랑 괜찮음만 누르는 게 좋다고 하더라구.

어려움이나 쉬움까지 사용하려면 사용자가 기준을 계속 일정하게 유지해야 알고리즘이 정확히 추정해줄 수가 있는데, 그러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정확히 기억했으면 괜찮음, 조금이라도 잘못 기억했으면 다시를 누르면 돼.

학습 관련 내용이랑 FSRS 관련 내용은 한글 자료가 거의 없고 매뉴얼을 한땀 한땀 읽어봐야 돼서 정리해봤어.

만약 직접 찾아 보고 싶으면 아래 두 사이트에서 보면 돼.

모두 공부 파이팅!!!

https://docs.ankiweb.net/intro.html

Introduction - Anki Manual

Introduction - Anki Manual

docs.ankiweb.net

https://github.com/open-spaced-repetition/fsrs4anki/blob/main/docs/tutorial.md

fsrs4anki/docs/tutorial.md at main · open-spaced-repetition/fsrs4anki

A modern Anki custom scheduling based on Free Spaced Repetition Scheduler algorithm - open-spaced-repetition/fsrs4anki

github.com

P.S. 아 그리고 단어장 중에서는 나는 암기고래 단어장이 제일 좋더라. 단어도 제일 많고 설명도 충실하고.

한끝은 좋긴 한데 OCR로 옮겼는지 정확하지 않은 단어가 꽤 있었어. 처음에는 일일이 수정하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옮겼음 ㅋㅋ

단, 암기고래 좋긴 한데 한끝이나 해커스에서 한 단계 높은 단어를 쓰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건 따로 공부를 해줘야 해.

실제 시험에서도 어렵게 내고 싶을 때 한 단계 높은 급수의 단어가 나오는 것 같긴 하더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