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멜론북스 점포 특전

  자고로 강아지는 귀엽다.

  강아지에 그치지 않고 포유류의 아이는 귀엽다.

  새끼고양이는 말할 것도 없고 송아지, 새끼돼지, 새끼양도 귀엽다.

  세상의 여자들은 강아지를 보면 "귀여워라~~."라는 소리를 지르며 털 뭉치 같은 머리를 매만진다.

  그것이 일반적인 감성이라는 것이다.

  예외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아이는 보호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귀여워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이점이 있다.

  이를테면, 여기에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고 치자.

  골판지 상자 안에 담긴 채 빗속에서 덜덜 떨고 있는 강아지가 있다.

  길을 지나가는 것은 한 여성이다.

  그녀는 일 때문에 지친 상태로, 치유를 원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녀가 사는 맨션은 애완동물을 허락한 곳이다.

  그녀는 무심결에 강아지를 주운 뒤 자택에 데리고 돌아왔다.

  몸을 떠는 강아지를 욕실에 들이고, 따뜻한 샤워 물로 몸을 데워줬다.

  부드러운 수건으로 강아지를 정성스레 닦아준 뒤 헤어드라이기로 말렸다.

  그리고 데운 우유를 강아지에게 먹여줬다.

  강아지는 우유를 다 마신 뒤 안심한 듯 잠들고 말았다.

  그녀는 그런 강아지를 보며 큰 만족감과 함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강아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귀여운 모습을 휘두를 뿐으로 여성의 마음을 치유한 것이다.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그곳에 있기만 하면 된다.

  그러는 것만으로도 Win-Win 관계인 것이다.

  물론 어른에게는 단점도 있다.

  아이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실수를 저지르고, 어른이 그 뒤처리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어른은 아이를 나무라고, 왜 안 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

  왜냐면 지식도 경험도 없으니까.

  물론 어른은 아이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른이 알 턱도 없다.

  아이가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고 무슨 짓을 저질러도 그것은 어른은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니까 용서를 받는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외견을 지닌 엄청난 쓰레기더라도 장난으로 넘어가 준다.

  용서를 받는다.

  아아, 그건 그렇고 샤워를 하는 록시는 최고인걸.

  중학생은 될 법한 앳되고 뽀얀 몸에는 젖은 물색 머리칼이 굉장하게 빛났다.

  등을 돌린 상태인지라 중요 부위는 보이지 않았지만 반대로 보이지 않기에 비로소 최고였다.

  봐라. 젖은 머리칼이 들러붙은 등과, 아이처럼 조그만 궁둥이를.

  중요 부위가 보이지 않기에 비로소 저런 수수한 부위가 빛나는 것이다.

  으음, 그건 그렇고 절묘한 밸런스다. 나를 매료시키는 곡선이 그려졌다. 이 프로포션은 그녀 정도의 나이대 말고는 볼 수 없다.

  그야말로 신비(神秘).

  신의 소행이다.

  ──에헴. 그녀는 어디부터 몸을 씻을까. 호오, 옆구리 밑인가. 오호라. 므흐흣. 다음은 어딜까.

  오, 팔꿈치를 씻나.

  그렇군. 관절은 아무래도 때가 타기 쉬우니까.

  앗, 팔꿈치를 들고 몸을 튼 덕분에 좀만 있으면 보일 똥 말 똥────.

  "응? 거기에 누구 있나요?"

  큰일이다.

  ……에헴. 아이가 용서받는 존재더라도.

  아이는 혼나고 싶지 않으리라.

  아이에 그치지 않고 누가 됐든 혼나고 싶지 않으리라.

  어른도, 노인도, 혼나고 싶지는, 꾸지람을 듣고 싶지는 않으리라.

  혼날 것 같은 기운을 느끼면 이러쿵저러쿵 이유를 갖다 붙이며 그 자리를 벗어나고자 하리라.

  그것이 일반적인 감성이다.

  예외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인간은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고, 나쁜 짓을 하면서도 혼나고 싶어 하지 않는 법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샤워를 하는 록시의 방문 앞에서 꽁지를 내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