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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더모니엄(Pandemonium) 2기 3화

록시신전기사단(116.124) 2022.01.11 20:15:05
조회 342 추천 10 댓글 7
														


------------------------------에리스 시점------------------------------------------------------------------------------------------------



"그런 학생 없습니다. 에리스 양"



이 세계에서는 라노아 고등학교 교사인 지너스가 나한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있다.

(역시나 이 세계의 지너스도 흑발에 나나호시가 섞인 생김새다.)

학생 조회 관련해서 이 세계의 록시가 지너스를 추천하기에 찾아가 보았는데 말이다.



"다시 말할게요. 선생님. 루데우스 그레이랫 이라고요. 정말 없는 거 맞나요?"


"네에. 없습니다. 컴퓨터에 저장된 기록으로도, 그리고 명단을 보아도 그런 학생은 없어요."



지너스는 지금 컴퓨터라고 하는 통신 석판 비슷하게 생긴 물건을 가르키며 나에게 말하고 있다.

저 컴퓨터라 하는 것은 통신 석판처럼 하나의 자리에 고정해야 하지만, 그 기능은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단지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정보'라는 것을 저장할 수 있을 뿐이다.

통신 석판에게 있는 음성 인식이 없는 것은 이 컴퓨터라는 물건도 마찬가지다.



"혹시 선생님이 못 찾은 것은 아니고요?"


"이보세요. 에리스 학생. 저는 점심시간까지 할애하면서 당신의 요구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도 못 찾았어요.

그렇게도 못 믿겠다면 당신이 한번 찾아보시죠. 여기 현재 우리 학교의 모든 학생들의 이름이 있는 명단이 있습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그래. 지너스. 너가 못 찾은거야. 내가 찾아주겠어.

그런 생각으로 나는 지너스가 준 학생 명단을 가지고 이 세계의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과정에서 내 머리 속에서는 '혹시 이 세계에서는 루데우스가 없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 아니면 이 학교에는 없고 다른 곳에 있거나.

허나 오늘 하나하나 일일이 보게 된 학교의 얼굴들을 보면서 그건 아니라고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오늘 학교에서 보았던 얼굴들을 보니,

하나 같이 원래 세계에서 우리 가족들이 알던 지인들이 전부다

라노아 고등학교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세계에서 몇 년 전

한쪽 팔을 잃은 채 자신의 후배들을 이끌고

루드 용병단에 취직했던 졸다트

이 세계에서도 그는 그 특유한 불량한 느낌으로

'스텝트 리더'라는 서클을 조직해서 불량학생으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원래 세계에서 엘리나리제의 남편이자 키 작은 성직자인 크리프.

이 세계에서 그는 전형적인 모범생 그 자체였다.

라노아 고등학교 성적 1등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옆에 엘리나리제가 붙어서 꽁냥꽁냥한 것은 여전하다.

이 세계의 엘리나리제는 뭔가 숨기는 느낌이라서 겉모습 만큼이나 달라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래 세계에서는 봉인되었던 마왕 바디가디

그는 이 세계에서는 거대한 덩치의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남학생으로 통했다.

비록 여섯개 있던 팔이 두개로 줄어들었고, 머리 색깔도 검은 머리카락이 되는 등

이 세계에 걸맞는 외모로 변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알아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의외로 공부할 때에는 제대로 공부해서

현재 라노아 고등학교 성적 2등이라고 한다. 크리프와 성적으로는 라이벌 관계라고.

또 한편으로는 학교 바깥에서 어떤 여자랑 연애하는 것도 보았다고도 한다.

그 여자 역시 뭔가 호탕했다고 하니... 이 세계의 키시리카라는 여자는 어떤 느낌일까?


원래 세계에서 자노바 상점을 잘 운영하는 자노바

그는 이 세계에서도 조용하다가도 뭔가에 열광하는 그 성격 역시 여전했다.

특히 인형을 좋아해서 수집하는 것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도 자노바는 높은 신분이어서인지

하교할 때 아주 고급스러운 마차가 그를 맞이하면서

진저와 줄리가 그를 맞이하는 것을 보았다.


원래 세계에서 현재 아슬라 왕국 여왕 자리에 있는 아리엘

그녀는 원래 세계에서 그러했듯이 이 세계에서도 학생회장이다.

무엇보다도 아리엘은 외모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이들이 나나호시스럽게 모습이 바뀐 것과는 달리

그녀는 이 세계에서도 금발 미녀 그 자체다.

주변 학생들이나 교사의 말로는 라노아 고등학교가 있는 나라

바깥에서 온 외국인 학생이라는 모양이다.

외국인 학생이면서 매우 총명해서 단숨에 학생회장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 세계에서는

궁도부라고 하는 활잡이들을 위한 학교 내 모임에서

그 모임의 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 사라


원래 세계와 마찬가지로 뭔가 불량한 느낌의 리니아와 프루세나


그리고 결정적으로 흑발의 학생으로 있는 실피와 단신의 인기 많은 선생으로 있는 록시까지...


여기에 원래 세계에서는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는 나나호시까지 고려하면

분명 이 학교에 루데우스가 있는 것이 틀림 없다.


물론 수업 시간이라는 것도 있었고, 그때마다 졸리지만 공부하는 척이라도 해야 했으며,

(솔직히 공부하는 내용도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몰라서 자칫 졸 뻔 하였다.)

그렇기에 여유가 되는 시간은 점심 시간과 쉬는 시간 밖에 없었기에

모든 학생들을 전부다 본 것은 아니긴 하다. 당장 내가 거론한 저 이름들도 이 학교에서

특히나 유명하고 눈에 띄기에 그런 부족한 시간에도 찾을 수 있었던 이름들이었다.


허나 저 이름들은 내가 원래 살던 세계에서도 제법 유명한 이름들이었다.

여기에 비록 완전히 모르는 얼굴들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원래 세계에서 익히 알고 있던 얼굴들이 이 세계에 걸맞게

좀 바뀐 것일 뿐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특히나 우리 가족들과 지인 관계에 있던 사람들은 이 세계에 맞춰서 외모가 변했을지 언정

명백하게 알아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고, 아리엘 같은 경우는 아예 원래 세계랑 외모가 똑같다.


당장 원래 세계에서의 라노아 대학에서 내가 검술을 가르쳐준 학생 중

일부가 이 세계의 라노아 고등학교에서 1학년으로 지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원래 세계에서의 이름이 나름대로 통용되는 것도 그렇고.


더군다나 이 세계는 나에게 시련으로 내려진 세계다. 시련으로 내려졌다는 것은

뭔가 맞출 수 있는 정답이라는 게 있다는 것이다. 그 정답은 아마 루데우스를 찾으면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정답이라는 것은 그 특성상 찾기 어렵지만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라노아 고등학교에 루데우스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생각으로 이 세계의 할아버지와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빠르게 마치고

지너스가 준 명단을 보려고 하였다.



"에리스. 너무 급하게 먹는 게 아니니?"


"뒤에서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허겁지겁 먹는 것은 보레아스가 답지 않는 행동이란다."


"하하하. 필립. 호탕하게 먹는데 너무 뭐라 할 필요 없어~ 보레아스라면 저렇게 호탕하게 먹어야지."


"아버지. 아무리 그래도..."


"풋..."



그러고 보니 그리운 광경이다. 그때에도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 행동에 대해서 뭐라고 하였고,

할아버지는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래, 그래. 이거 먹으려구나. 가필드"


"그래, 잘 먹는다. 토벤. 하하하하"



이렇게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은 보면 취향 역시 똑같은 것은 마찬가지리라.

그러고 보니 이 집 메이드 중에서도 이따금 개와 고양이 모자를 쓴 메이드들도 보였고..

비록 머리색과 외모가 약간 변하고,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분명 이들은 내 가족임이 틀림 없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잘 먹었습니다."


"응, 그래 에리스."


"오늘따라 에리스, 얌전하네."


"그래. 평소라면 이런 인사도 안하고 좀 시끄럽게 나갔을텐데..."



허나 내 가족이라 하더라도 어디가지나 이 시련의 세계 주민들.

나는 내 원래의 가족들을 다시 만나야한다.

원래 세계의 루데우스, 실피, 록시... 더 나아가 루이젤드.

그들이 지금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 생각에 나는 빠르게 내 방으로 가서 책상 위에 있는 명단을 펼쳤다.



"그래. 그럼 루데우스를 찾아볼까?"











지너스의 말이 거짓말이기를 바라면서 밤새도록 명단에 나온 이름 하나하나를 보면서

'루데우스 그레이랫'이라는 이름을 찾아보았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지너스 말대로 명단에는 루데우스 그레이랫이 없는 것이다.



"정말로... 없는거야? 루데우스?"



정말 없는걸까? 이 세계의 루데우스는?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안절부절하지 못할 때 즈음,

언젠가 원래 세계의 루데우스가 나한테 하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에리스. 전생의 나는 기억하기 싫어. 못생겼지.. 뚱뚱하지... 그냥 거기까지만 하자. 에리스'



못생기고 뚱뚱했다. 본인이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혹시 이 세계의 루데우스는 전생의 모습으로 라노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루데우스 본인이 원래 살던 세계에 있었을 때의 모습.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못 찾고 있는 것인지 알 듯 싶다.

더 나아가서 전생에서의 루데우스가 모습만 아니라 이름까지도 다르다면???

전생에서의 루데우스 본인의 이름이 루데우스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나보고 어떻게 찾으라는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뭔가 해결되기는 커녕 더더욱 복잡해졌다.

이 세계에서의 루데우스의 모습이 전생의 모습이고,

그렇기에 이 세계에서의 루데우스는 전생의 모습과 이름으로 활동한다면???

그럼 어떻게 찾으라는 것인지....

그런 생각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을 때에 문득 나나호시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나나호시 시즈카...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러고 보니 나나호시는 루데우스 전생이랑 같은 세계에서 왔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나호시 시즈카라는 이름도 원래 세계와는 다소 생소한 표기 방식의 이름이다.


그렇다면 전생의 루데우스 이름도 나나호시의 이름과 비슷한 표기 방식인 게 아닐까?

그러고보니 원래 세계에서 못봤던 생소한 이름들 중에서는 나나호시의 이름과 비슷한

방식으로 표기된 이름들이 보였다. 예를 들면 시노하라 아키토라던가 말이다.

단지 언어만 내가 읽을 수 있게 원래 세계 인족어로 표기된 것 뿐.


그런 생각에 다시 한번 명단을 펼쳤다.

그러면서 나나호시 시즈카랑 비슷한 방식으로 표기된 이름들을 하나하나 체크해보았다.



".... 그래도 너무 많아."



그래도 너무 많다. 나나호시 시즈카랑 비슷한 방식으로 표기된 이름들이.

더군다나 이런 이름들은 하나같이 생소하기까지 해서 도대체 이 이름들 중에

어떤 것이 루데우스의 전생 시절 이름인지 모르겠다.



"으으.. 머리 아파..."



결국 너무 머리가 아파왔기에 나는 그대로 명단을 뒤로 한 채 잠이 들고 말았다.

내일 지너스에게 사과하면서 이 명단을 돌려줘야겠다.

아, 근데 체크까지 했지. 이건 어떻게 지우지?



"길레느!! 이거 체크한 거 지워줘!!"










다음날 아침. 어찌저찌 체크한 것을 지우고 지너스에게 명단을 넘길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필기 도구로 사용한 것은 '연필'이라는 것으로서 '지우개'만 있으면

충분히 지울 수 있는 것이라고 길레느가 설명해주었다.


그렇기에 나는 밤새면서 이름 옆에 체크한 흔적들을 지우개로 지워야 했었다.

그렇게해서 깔끔해진 명단을 다시 지너스에게 돌려주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정말로 그 이름은 없네요."



물론 지너스에게 사과한 것은 덤이고 말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수업에 들어갔다.

아침 1교시는 '세계 지리'다. 말 그대로 이 세계의 세계 지리들을 가르치는 시간이다.


전부다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수업 내용을 들여다보니,

이 세계 경우에는 둥근 모양이며, 지도의 한 가운데에는 랑스 해와 같은 태평양이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세계는 서로 하나로 이어져 있는 모양이다. 동시에 넓기도 엄청 넓어서

이 세계에서는 200여개의 국가가 존재한다고 하며, 지금 라노아 고등학교가 있는 곳은

'일본'이라는 국가라는 모양이다. 이 일본이라는 국가 내에서도 라노아 고등학교가 있는 곳은 도쿄 근처라는 모양이고.


그렇다고 해도 시련을 이기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하는 나한테 도움이 안되는 수업 내용이다.

그나마 귀찮게 혼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졸음이 오는 것을 애써 참았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그럼 잘 쉬도록."


"네에~~"


"아, 그리고 에리스. 너 요즘 수업태도 좋다."



세계지리 교사는 그렇게 수업을 마치며 나를 지목하면서 수업태도가 좋다고 말하였다.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여기에 다른 학생들이 뭔가 공감한다는 듯이 나를 잠시 바라보았다. 왠지 시선이 따갑다.



"에리스 양. 당신 최근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러게. 수업 시간이면 맨날 잠을 자고, 딴짓이나 하던 그 광견 에리스가 말이야."



지금 나한테 말을 걸고 있는 이 여학생 둘은 이 세계의 이졸테와 그리고 모모코라고 하는 애들이다.

이 세계의 이졸테는 어떤 애인지는 잘 알겠지만, 이 모모코라고 하는 통통하게 생긴 여학생은

누군지는 모르겠다. 나나호시랑 비슷한 방식으로 쓰인 이름을 보면 아마 나나호시가 살던 세계의 학생이겠지.



"어제 내 할아버지와 부모님께 걱정을 많이 들었어. 내 상태가 확실히 심각하긴 하더라."


"그거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 그래. 너 상태가 그동안 얼마나 심각했는지 깨달았지?"


"뭐 그동안 에리스양이 수업 시간 때마다 선생님들에게 혼나는 꼴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아쉽지만요."


"그러고보니 니나 양은 뭐하고... 앗...실수..."



순간적으로 실수했다. 니나 파리온이라는 이름은 분명 있었지만, 이 세계에서의 나와 니나 관계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아, 니나 양요? 당신 라이벌이 갑자기 안 보이니 신경쓰이나 보죠?"


"걔는 얼마 전에 사랑에 빠진 모양이더라. 갑자기 조신하게 입고 예뻐졌어."



다행히 이 세계에서도 나와 니나의 관계는 비슷한 모양이다. 그래. 사랑에 빠졌다라.

분명 그 사랑의 대상은 분명 지노겠지....

그 때에 내 머릿 속에 뭔가 스쳐지나간 게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학교에 다니는 인물들은 단순히 모습과 이름, 성격만 같은 수준인 게 아니었다.

그래... 대략적으로 사람 간의 관계도 비슷한 모양이다.

지금 이졸테와 나, 니나 관계가 원래 세계나 이 세계나 대략적으로 비슷하듯이.

그러고 보니 크리프와 엘리나리제 관계도 여기에서 성립되었지.


그렇다면!!


딩동댕동~~~


"아, 수업 시간이다. 에리스."


"다음 시간은 당신이 가장 안절부절 못해 하는 과학 시간이던데... 오늘 얼마나 달라졌는지 기대할게요~"



뭔가 생각이 번듯할 무렵에 네모난 상자에서 나오는 종소리와 함께 수업 시간이 다시 시작되었다.

과학이라고?? 언젠가 루데우스가 과학이라는 언어를 말했던 것 같은데.



"자아. 여러분. 다들 교과서 143쪽 펴시기를 바랍니다."



과학 선생이라고 들어온 교사는 다름아닌 록시. 내가 아는 록시는 아주 논리적으로 어떤 것을 잘 가르치는 성격이던데.

과연 이 세계의 록시는 어떠할지....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교과서를 펼치고 또다시 수업에 임해야 했었다.








일단 과학 시간도 넘기고, 이후에 사회, 언어 등의 수업이 들어왔다.

물론 내가 알아들은 내용은 별로 없었다. 그나마 논리적으로 쉽게 설명하는 록시의 과학 시간이

그나마 알아들은 내용들이 좀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열심히 얌전히 수업받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평소의 이 세계의 나와 다른지 수업 마칠 때마다 교사들이 나를 칭찬하였다.



"오늘의 에리스는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선생님은 정말 그런 수업태도 좋았어요."



특히나 록시가 나에게 칭찬한 것은 뭔지 모르게 기분 좋았다.

분명 이 세계의 록시는 나의 가족이 아니건만... 왠지 가족에게 칭찬받은 느낌이다.

그렇게 오전 수업 시간이 끝나고 점심 시간.

그리고 틈틈이 쉬는 시간에 정리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래. 일단 우선 나나호시다. 나나호시를 바라보자.


내가 이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는 1교시가 끝난 뒤 깨달은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이 세계나 원래 세계나 사람 관계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장 나와 니나, 이졸테 관계도 그러하고, 크리프와 엘리나리제 관계도 그러하다.

그리고 그동안 보아왔던 수많은 인물들의 관계 역시 이 세계에서도 적용되었다.


그렇다면 그 인물 관계를 이용해서 루데우스를 추적하면 되는 것이다.

비록 루데우스 본인이 전생의 모습와 이름으로 있다고 하더라도

이 원래 세계에서의 관계는 분명 그를 추적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나나호시부터 바라보기로 했는가?

그건 루데우스와 나나호스가 같은 세계 출신이기 때문이다.


루데우스가 전생 전의 모습과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 관계도 전생에 가까울 지 모를 일이고,

그렇다면 나나호시와 루데우스는 어떤 식으로든 인간 관계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해서 나나호시에게 우선 다가갔다. 나나호시가 있는 곳은 내가 있는 반에서 좀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



근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

전생의 루데우스와 나나호시 관계가 어떨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 안 한 것이다.

같은 나라에 있다고 하더라도 먼 곳에 있으면 아무 인간 관계도 세워지지 않는다.

지금 나나호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서야 느낄 수 있었다.



"야, 아키토. 입가에 뭐 묻었어."


"어, 그래? 나나호시?"


"야, 아키토. 지금 나나호시가 너에게 점을 묻힐려고 그러는거야. 속지마!"


"나나호시? 정말이야? 그럴려고 했어?"


"아니야! 아키토!, 세이지! 자꾸 나를 모함할래?"



나나호시 주변에 있는 남자 두명. 그들은 아무리 보아도 루데우스 같아 보이지 않았다.

비록 전생의 루데우스에 대해 들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허나 루데우스 본인이 그나마 언급했던 것들.


뚱뚱하다. 못생겼다. 그리고 그냥 떠올리기 싫다.


나나호시 주변에 있던 두명의 남자. 시노하라 아키오, 쿠로키 세이지. 그 둘은 그런 것과 전혀 무관해보였다.

거기에 원래 세계에서 루데우스가 이 둘을 나와 록시, 실피, 단 네 명이 있을 때에 들은 적이 있다.

나나호시는 이 둘을 기다리는 모양이라고 하면서. 그 때에 루데우스는 마치 남 얘기 하듯이 그 둘의 이름을 언급하였다.

그렇기에 저들은 분명 루데우스가 아니다.


그래도 혹시나 나나호시 주변에 남자가 또 있나 해서 살펴보았지만,

시노하라 아키토와 쿠로키 세이지 외에는 주변에 남자가 나나호시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면 실피인가?"



아무래도 같은 세계 내의 같은 국가에서 살았을 뿐 루데우스와 나나호시는 서로 별로 아는 관계는 아닌 모양이었다.

마치 같은 아슬라 왕국 내에 있어도 내가 루크라는 기분나쁜 남자를 처음 만난 시기가 그때가 처음인 것처럼 말이다.


차라리 루데우스에게는 실피가 더 가까웠던 모양이다.

실피가 이 사실을 알면 기뻐하려나? 실피를 보면 은근 나나호시를 의식하던데 말이야.


그 생각을 하면서 실피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실피는 점심 먹으로 급식실로 갔다.

마침 배가 고프던 참이었는데, 실피랑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인간 관계 등에 대해서 물어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급식실에 들어갈 때였다.



"꺄아아악!"



갑자기 급식실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학생들이 배식을 받기 위해서 줄지어 있는 곳이었다.

급하게 달려가서 보았다. 보니깐 실피가 바닥에 쓰려져 있었다.



"돼지 새끼 하나 보호한답시고 달려드는 여자애는 처음 보네."


"그래서 이 돼지가 그렇게도 좋냐? 빨래판아?"



보아하니깐 불량하게 생긴 남자 세명 중 한명이 실피의 뺨을 때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남자 세명은 또다른 남자.. 그것도 뚱뚱하게 생기고 안경을 쓴 남자의 멱살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가려는 모습이었다.



"따라와. 이 돼지놈아."


"으으으..."


"그 애를 놔 둬!! 틀린 말을 한 게 아니잖아!"


"뭐래, 돼지년 좋아하는 빨래판이!!"


퍽!!!



남자 세명... 모른다. 전부다 본 적이 없는 남자들이다. 원래 세계에서도.

그리고 그들이 끌고가고, 실피가 보호하려는 뚱뚱한 안경의 남자... 그 사람도 본 적이 없다. 원래 세계에서도.

근데 이상하다. 뚱뚱한 안경의 남자가 초라하게 어디론가 끌려가는 것이 왠지 모르게 너무 가슴이 아프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그리고 화가 난다. 저 세명의 남자... 솔직히 말해서 죽이고 싶다.



"야."


"응?"


"넌 뭐야? 아, 에리스인가 하는 애였..."


"그 남자한테서 손 떼."


"응 지금 이것이 뭐라고..."


"손 떼, 이 버러지들아!!!!"



그날 급식소에서 어떤 기억이 났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확실한 것은 정신 차려보니 급식소가 난장판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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