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한국군 JSA 대대가 창설되고 군정위본부구역 A 및 주변 지역에 대한 경비 임무를 이양받았으나, 

 경비중대의 선배님들은 그대로 소속만 바뀌어서 계속 복무를 했다

 그러다보니 소대 편제를 비롯한 각종 SOP들, 당시에 하던 훈련들, 각종 전문용어들, 은어나 비속어 등 각종 문화들이 그대로 전파된다

 그 중 하나는 전에 쓴 글에서 몇번 언급한 '소대말투'다

 이건 쉽게 말해서 병사들끼리 대화할때 말을 줄여서 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부대만의 특색과 전통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병신 같다 여겼다

 같은 문장이지만 소대마다 말하는 방식이 매우 달라서 더더욱 애착을 갖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결국 이러한 언어 파괴는 2007년 후반에 금지시킨다

사용하다 걸리면 영락(영원히 lock-in...) 시킨다는 간부들의 위협으로 거의 사라졌지만, 상꺾이나 병장급들은 몰래 자기들끼리 사용하는걸 나도 봤었고

 무엇보다도 북쪽 끝내고 남쪽 와서 안전검사 하고 나서 외치는 소대 구호 말미에 '수고하셨!' 이라고 다같이 외칠때 소대말투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소대말투의 유래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90년대 군번 선배님들에게 물어본 결과 90년대 중후반? 쯤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말을 짧고 절도있게 해서 양놈들 보기에 군기 있고 빡쎄게 보이려고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아무튼 이렇게 소대말투는 사라졌다

관등성명 대는 방식도 원래 이름을 한자 한자 끊어서 천천히 말하는거였는데, 어느날 대대장이 터틀배럭 앞을 지나가다가 관등성명을 고래고래 악쓰는 신병을 보고 관등성명 통일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사실 육군 규정상 병사끼리는 관등성명 댈 필요가 원칙적으로는 없음ㅋㅋㅋㅋ

이와 별개로, 부대에서 쓰는 용어들 중에 미군 용어가 많았다. 헬멧을 케블러라고 부르는 것 역시 과거 미군들이 쓰던 은어인데, 정작 한국군 헬멧은 다이니마 소재로 되있는걸로 안다

BRF에서 근무나갈때 입던 은닉 방탄복도 선임들이 포인트블랭크라 부르던데, 그거 원래 미국의 방탄복 제조회사 이름이고 한국군 이양이후의 군번인 우리들은 국산업체가 만든 제품을 입었음ㅋㅋㅋ마치 스테이플러를 호치키스라 부르거나, 테이프를 스캇치라 부르는거랑 비슷

그 외에도 훈련 때는 LFX(실사격 훈련), 드라이(비사격), 블랭크(공포탄), 3박4일 휴가를 패스(원래 미군에서는 외박을 패스라 부름)라 부른다거나

SOP, IMT, 패트롤, ORP, LP/OP, 바운딩, 엔덱스(ENDEX) 등등 

당연히 '미군 잔재'를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당시 간부들은 이런 용어를 사용 금지시키고 실사격 훈련이라거나 어떻게든 한국말로 풀이해서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게, 광복후 국군 창설과정에서 미군의 교육훈련을 받았고 이후에도 미군식 교리를 그대로 따라가던 한국군은 평소에도 FTX니 ATT니 하며 미군식 영어 약어를 많이 쓰지 않던가? 

시간이 지나고 2010년대 중후반 들어서 국군 특수작전부대들이 미군 특수작전부대와 연합훈련을 자주하며 그들의 최신 교리를 배우고 업데이트하며 그들이 쓰는 용어도 거의 그대로 넘어왔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년 사이에 특수부대 전역자들이 하는 세미나나 강좌에서 이론교육을 하는 것을 들어보면 익숙한 단어들, 친숙한 개념들이 나온다

오히려 내가 군대에서 하던 것이 원래 의미에서 변질되거나 선임들이 잘못가르쳐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캡틴김상호 채널인가 보니까 고위 간부들은 요즘 특수전부사관들이 미군 교리와 전술을 너무 맹신해서 문제다 뭐 이런 발언이 공문에까지 나온다 하더라ㅋㅋㅋ

미군 교리가 정답은 아니지만, 십여년에 걸친 수많은 전투 및 실작전 경험들을 토대로 만들어진 교리는 참고할 점이 매우 많고 오랜 시간 바뀌지 않은 현행 교리를 업데이트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교육 듣다가 문득 옛날 생각나서 써본 글임

현역 때 DMZ 패트롤 했던게 밀덕짓 하는데 도움이 다 되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