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내 무영문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이청운을 되돌리고 온 사이에 큰 일은 없었던 모양이다. 나는 망량한테 성진을 아군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설명했고, 대라신선급 술사를 아군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크게 감탄했다.

"전대 전생자의 동료라? 신기한 자들이 많구려."

"다른 자들은 안 불러도 되겠소?"

"아무래도 힘들겠지."

망량이 옆에 있는 물을 마시면서 말했다.

"내 아버지나 형님, 백련교주, 진소청은 흑요석이 없다면 아군으로 회유하기 힘들 것이오. 형님은 속물이라서 어떻게 회유한다고 해도 진심으로 아군이 되지 않을 것이며, 진소청은 어찌어찌 회유하는 것이 가능해도 뇌신류의 인물이기에 공사를 혼돈하지 않을 것이오. 적어도 당신의 전생 이야기로는 그렇소."

그건 안다.

애초에 그들을 아군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도 전생의 후반부였으니까. 흑요석이 없다면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들은 나를 불신하고 배신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백련교주는 어떻소? 그한테 사대신기를 보여준다면 가능하지 않겠소? 그 스스로도 사대신기를 가져오는 자한테 복종한다고 말한 바가 있는데."

"그것도 생각해봤지만 아마 힘들 것이오. 백련교주는 사대신기를 가져와도 작은 변수만으로도 최후의 벽을 세워두는 자요. 흑요석의 기억까지 줬는데 그랬다면, 흑요석의 기억을 주지 못한다면 아군으로 회유하기 더 힘들겠지. 가능성이 적은 것도 아니지만 현 당신의 목표와 비교해서 위험이 더 크오. 전생자라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외신 같은 자들의 계략이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소."

"으음···."

일리 있는 말이었다.

실제로 백련교주가 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준 것과는 별개로 그는 최후의 거리를 두려고 생각했으니까. 성진도 백련교의 일원이지만 사대신기를 가져온 자조차도 의심했으니, 망량의 생각은 타당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번에는 미호한테 가보는 것이 어떻겠소? 미호의 소원은 천계 복귀일 터. 지금의 나라면 그 정도 소원은 들어주기 어렵지 않소."

천계에 뺀질나게 들어갔던 나다.

불법적인 방법도, 합법적인 방법도 무궁무진하게 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런 내 말에 망량은 자신의 턱을 조금 쓰다듬었다.

"전생자의 동료로써는 딱히 반대하지 않지만, 현 당신의 책사로써는 찬성하기 힘들군."

"어째서요?"

"백웅 당신이 미호님을 천계에 복귀시키는 건 말마따나 어렵지 않은 일이오. 막말로 칠요 하나만 건내주기만 해도 미호님은 죄를 용서받고 천계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오."

"그렇소."

"하지만 2가지 이유 때문에 추천하지 않소. 당신의 이야기에서 칠요는 황제의 함정이니 더 이상 집찰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보물이라는 건 달라지지 않는 바. 그렇기에 첫 번째로 차후의 미래에서 요긴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기에 벌써부터 사용하는 건 낭비라고 할 수 있으며, 두 번째로는 천계의 이목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오."

망량이 말을 이었다.

"목표를 헷갈리면 안 되오. 지금의 당신의 목표는 타인의 견제를 받지 않으며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오."

"그렇지."

"맨 처음에 이야기를 할 때 인간 세력이든 천계 세력이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이번 일의 핵심은 타인의 견제나 관심을 받지 않고 당신의 성장을 성취하는 것이 중요하오. 괜히 필요 이상의 견제를 받는 건 명백한 하책이지. 칠요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준 인간이 갑자기 중원에 이름까지 떨친다? 천계는 필시 관심을 내보일 것이오. 다른 방법으로 미호님을 천계로 올려보내도 마찬가지겠지."

"어, 그렇다면 내가 이청운을 부활시킨 건···."

내가 속으로 찔금했다.

그러면 나는 특대 폭탄을 던져버린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런 내 걱정과는 다르게 망량은 허허 웃었다.

"뇌신류 관련은 괜찮소. 오히려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

"으음?"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명예나 명성을 가져야만 했소. 어디까지나 인간 세계의 기준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인간 세계의 세력에 속하며 같은 중원에 있는 황궁이나 백련교의 관심까지는 피할 수 없는 문제지. 그렇다고 황궁이나 백련교를 일일히 박살내거나 회유한다면 다른 곳의 시선을 한껏 끌어모으기만 할 뿐이오. 그런 의미에서 뇌신류는 안심이지. 어쨌든 당신은 같은 뇌신류 사용자. 잠재적인 아군으로 만들 수도 있으며, 이청운 호법사자가 부활한 현재의 뇌신류라면 백련교는 물론, 황궁도 견제하기 충분하오.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 아니, 이 경우에는 일거양득이라고 해야하려나?"

"후, 다행이군. 실수한 건 아닌가."

"하하, 당신은 참으로 신묘한 인간이오. 어떨 때는 전혀 종잡을 수 없는 천외천처럼 느껴지는데, 이런 모습을 본다면 평범한 인간 같기도 하구려."

"하하, 놀리지 마시오."

우리는 그렇게 백웅교를 만드는 것에 착수했다.

망량의 책략, 내가 여태까지 전생하면서 모은 전생 자산, 무영문의 협조까지 섞이니 그럴듯한 교단을 만드는 건 순식간이었다. 이제 나머지는 명성을 휘날려서 백웅교의 이름을 중원에 알리는 것이었으며 이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미 오대세가 중 하나인 남궁세가를 박살냈고, 이후에는 사천당가로 쳐들어가 당산을 구했다. 당산은 28회차에서 대웅제국을 배신한 배신자였지만,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으며 당산의 취급이 너무 심했기에 한 선의였다. 겸사겸사 당산의 소원도 들어주고 말이다.

나는 미래에 당산이 절대고수가 되어서 사천당가를 멸문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이 시기의 당산은 그것을 모른다. 자신의 재능에 확신은 있겠지만 오대세가 중 하나인 사천당가를 확실히 멸문시킬 자신까지는 없으리라. 아무리 당산이 천재여도 현재의 당산은 아직 어리니 말이다.

'어디 보자.'

그리고 백웅교의 전력을 늘리기 위해서 궁왕 연종휘, 백리세가의 백리정운, 미래의 독왕 당산을 백웅교에 받아들였다. 이 셋을 회유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고, 내가 마음 먹고 육성시킨다면 금방 뛰어난 초절정고수가 되는 건 금방이리라.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한숨을 내쉬면서 뇌혼에 집중했다.

저번에 분신들이 말한 것도 있고, 확실히 얼굴 마담이라는 의미에서 내 얼굴은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외모지상주의는 첫 생부터 여실히 느꼈던 것이기에 기분이 더러운 것과는 별개로 제대로 숙지하고 있다. 30회차에서 했던 것처럼 뇌혼으로 최고의 성형수술을 하려는 것이다.

'누구의 외모로 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인간 모습의 복희였지만, 복희의 외모를 유지한다면 구천현녀나 여와 등으로 시끄러운 문제가 된다. 복호의 인간 모습은 명백히 자연적으로 태어날 수 없는 천상의 외모였고, 그 외모를 가지고 있는 시점에서 수상한 인물이 되기 때문이다.

'거창할 필요는 없겠지.'

뇌혼을 이용한 성형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떠올리는 가상의 이미지였다.

그렇기에 확고한 성형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으면 안 됐으며, 나는 굳이 거창한 성형 모습을 떠올리기 보다는 전생 초기에 화서명이 나한테 해준 성형 모습을 떠올렸다. 복희의 인간 모습보다는 못하겠지만 충분히 미남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파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의식은 부상한다. 바깥을 확인하니 시간이 그렇게 오래 지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원래 뇌혼의 성형은 시간이 조금 더 흐르지 않았던가? 30회차에서 일을 생각하면 뇌혼을 다루는데 더 익숙해진 모양이다.

바뀐 내 외모에 망량을 포함한 검마, 서문혜는 놀란 눈치였고, 이내 나라는 것을 입증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눈으로 확인하는 건 다르기에 그들은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잠깐 확인하고 올까.'

이내 지금 당장 해야하는 대략적인 것을 끝냈다고 생각하고는 한 장소로 움직였다.

내가 향하는 곳은 스사노오가 있는 곳이었다. 뭐, 대홍수나 그런 건 결국 전생자 츠쿠요미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황제 공손헌원이 봉인된 여파는 여전히 존재하니까 말이다. 현재의 상황을 알아볼 필요는 있었다.

"뭔데?"

하지만 내가 도착한 장소에 스사노오는 없었다.

여기가 아닌가? 아니, 여기가 맞는데. 어떻게 된 거지?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의아하자, 이내 현 상황에 대한 답이 안에서 나왔다.

"····그렇군."

황제 공손헌원의 봉인이 풀린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