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사 전공하고 서양전쟁사, 중국전쟁사도 공부했음. 학부생이라 좆문가이긴 한데 현실성있게 전개하려면

창앙과 전리미가 자의적으로 사마상 뒤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왕전의 지휘로 그렇게 했어야 함. 이목의 의도를 뒤늦게 깨달은 왕전이 창앙/전리미 군의 예비대를 각 부대의 뒤가 아니라 곧 짓쳐들어올 사마상의 본군을 대비하기 위해 본대 앞으로 이동시키고, (만화 묘사와 달리 전투에 들어간 병력은 빼기 힘들다. 그래서 예비대가 중요)

예상대로 밀고온 사마상이 예비대를 강하게 밀어붙임.

왕전은 이대로면 예비대가 박살이 나니까 양옆으로 길을 터주면서 재정비하고 통과한 사마상군을 뒤에서 압박하라고 하고, 사마상은 그대로 지휘부를 부술 생각으로 돌격.

군의 지휘부가 마비되면 전군 통솔이 안되니까 사마상이 돌파해올때 왕전이 자꾸 2차, 3차 방진 세우면서, 지휘체계 무너지지 않는 한계까지 뒤로 물러나는 거.

사마상군의 뒤를 잡은 군이 사마상군을 앞뒤로 포위해서 쪄먹을지

아니면 왕전 중군이 돌파당해 지휘부가 마비될지의 시간싸움으로 갔어야 했음. 트레비아 전투에서 후방을 기병에 공격당해 완전 포위당한 로마군도 한니발의 중앙을 돌파하면서 상당히 많은 수가 생환했으니까 그런 구도로 가는거지. 제대로 통제되고 지휘되는 정예병은 충분히 포위상태에서도 돌파해내는 경우가 많음. 칸나에는 밀집도때문에 통제가 아예 안된 상태에서 대량학살당한거고.

왕전은 버티기만 하면 결국 사마상군이 기동력 잃고 포위당해서 청가군 수만을 전멸시킬 수 있으니까 최대한 오래 시간을 끌면서 계속 뒤로 빠지고 사마상군은 왕전 중앙군 뭉게면서 계속 따라가고. 하지만 결국 뒤를 치는 예비대들의 존재로 사마상군도 엄청난 피해를 입는 상황.

그러다가 결국 왕전 본인의 목숨이 위험해지는 순간이 오면 왕전이 냉정하게 이미 중상을 입은 아광에게 후위대를 편성할 것을 명하고 전장을 이탈하는 걸로 가면 됐었음. 사마상을 잡을 확률에 걸고 있었는데 본인 목숨이 저울에 오르니까 바로 미련을 버리고 예비대/아광의 후위대까지 희생시키며 퇴각하는 왕전.

왕전은 전리미/창앙군에 전령을 보내고, 왕전의 이탈로 통일 지휘체계를 잃은 예비대와 아광의 후위대가 사마상군에 의해 정리되는 몇 시간 동안 전리미/창앙군은 왕전의 명령에 따라 마찬가지로 조금씩 뒤로 빠지면서 전장 이탈.

알렉산더와 다리우스가 맞붙은 가우가멜라 전투에서도 다리우스가 알렉산더의 1천 헤타이로이 돌격에 도주하지 않았다면 후방에 4만에 가까운 징집병들이 있었음. 다리우스가 그냥 버티면서 후방 징집부대 투입했으면 몰랐는데 목숨이 위험해진 순간 내빼버리니까 지휘체계가 무너지고 중군이 박살났는데 비슷한 구도임.

이러면 전개 비슷하면서 왕전이 병신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서로 수싸움도 되면서 마지막에 아광의 충성과 왕전의 냉혹함, 그리고 사마상을 잡을 확률이 있는데도 자기보신을 최선으로 여기는 왕전의 사고방식, 동시에 사마상군을 통째로 포위속으로 밀어넣는 도박수를 하면서도 왕전의 성격상 본인 목숨까지 걸지는 않을 거라는 것까지 예상한 이목 등 전부 뛰어나게 묘사할 수 있었을 것 같음.

근데 왕전 벙어리 멍청이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