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13년 가을, 나는 입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교 복학 시기도 맞춰야 되는데 육군 자리는 없고 입대는 해야되고.

병무청을 들락날락 거렸다. 그때 병무청 한 구석에 있었던 해양경찰 모집광고.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입대 시기도 적절하고, 제대 시기도 복학시기에 맞았다.

그렇게 면접을 보고 체력시험을 보고 2014년 1월 진해해군교육사에 입소했다.

가족들이 다 내려왔었는데 당시 작은아버지가 해군 XX함장이어서 우리가족은

입소식 끝나고 함정견학을 다녀왔다고 한다.



나는 훈련소에 입소하기 전까지 해경에 가면 취사를 하고 배를 타는지 몰랐다.

순전히 복학시기를 맞추려고 입대했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취사를 하고 배를 타는 것도 입대해서 동기들한테 들었다.


그리고 훈련소에서 해경소대만 데려다가 츄라이 시키더라 겨울에 찬물만 나오는

취사장에서 고무장갑도 없이.


그렇게 X같은 훈련소를 마치고, 훈련소랑 경찰학교 썰 생략하고

나는 중형함정을 첫 배치를 받았다.


3월20몇일 이었다. 2주 정도 맞선임에게 취사, 분리수거 기타등등 인수인계를 받고

4월 초쯤 동기와 둘이서만 취사를 시작했다. 한두 출동 뛰었을까 어느 정도 요령이 생기고

안정감을 찾던 시기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출동이었다.



항상 식당에 TV를 틀어놓고 취사를 했었는데, 생생히 기억나는게 오전 10시 30분쯤 YTN속보로 세월호 침몰

XXX명 탑승 XXX구조 이렇게 적혀있었다.

와 순간, 형(동기) X됐어.

이러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뉴스를 지켜봤다.

뉴스에서는 전원구조라는데 배는 뒤집혀있고 바다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

바다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고 주위에 배도 없는데 어떻게 전원구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게 다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던 직원들도 줄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청 전체의 분위기가 심각해졌고 외출외박휴가가 전부 금지 되었다, 혹시 나가더라도 기자들과

절대 접촉금지 등 엄명이 떨어졌고 의경들 사이에서는 해군으로 재편입된다는 썰이 돌았다.

직원들도 다른걸 알아봐야하지 않겠냐는 직원들도 있었다.

때는 이때다 싶어 육경으로 넘어간 직원들도 있었다.

인천서에 있던 중대형 함정들이 진도로 지원을 나가서 나머지 배들이 거의 0.5교대를 뛰었다.

14년 당시 순경 명세서에 세후 550이 찍힌걸 보았다.



사건이 터진 직후에는 해경을 폐지한다는 소문과 이런저런 소문들이 돌고 분위기도 정말 어수선했다.

차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국민안전처에 편입되는게 낫다는 직원들도 있었고 여러 부류들이 있었다.

또 쓰고나니 노잼이네


나름 군생활 재밌었는데 재밌는 사람도 많았고

중형탈때 샤워하고 알몸으로 의경 내무실 들어와서 꽈추 흔드는 특전사출신아재도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