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민심 잡아라... 게임으로 발걸음 넓히는 李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규제 정책을 비롯해 게임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게임에 관심 많은 MZ세대의 민심을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는 이재명 대선후보와 진행한 인터뷰를 12월 20일 오후 7시에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식백과 채널 운영자인 김성회씨와 1대1 면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로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게 2030 표를 의식한 ‘선심성 행보’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후보는 “표 생각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2030 투표율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영향력을 고려하면 젊은 층 위주 정책을 펼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산업체가 몰려있는 성남시, 경기도지사를 지내서 게임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다. 미래 먹거리로서 게임 산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에서 지자체 장을 했다 하더라도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목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게임사의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국내 게임사들이 단기 수익에 집중하고, 고객 관리에 진지하지 못하다. 글로벌 시장 대신 국내 시장만 바라보는 등 시야도 좁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임 산업이 성장하려면) 프로그램 설계 능력, 콘텐츠 설계, 고객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고객이 떠나면 끝이다. 국내 기업들이 방향을 많이 바꿔야 한다. 고객을 봉으로 아는 사고로는 성장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게임사를 향한 과한 규제는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과거 국내 게임 산업이 잘 나가다가 중국에 따라잡혔다. 그 시작이 4대 중독물질 지정, 셧다운제 등 불필요한 규제였다. 규제가 일방적이면 대형사는 버텨내고 소형사는 망한다. 양극화가 심해진다. 매출, 이용자 수 등을 고려해 회사 규모를 나누어 규제를 별도 적용하는 등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개발자 노동 환경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특정 기간에 집중해 게임을 개발하는 등 게임 업계 특유의 노동 환경이 있다. 윤석열 후보의 주 120시간 발언도 이런 점을 고려해 발언을 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그것도 정도가 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과한 노동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이슈로 떠오른 돈 버는 게임 이른바 ‘P2E’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하게 볼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P2E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존재하는 현실을 없는 거야라고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해외에서 이미 활발한 산업이다. 무조건 금지하면 쇄국 정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 산업과 관련해서는 ‘상무 e스포츠단’을 만들어 e스포츠 선수들 병역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e스포츠는 선수 생활이 짧다. 군대로 경력이 단절되면 손해가 크다. 역량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상무e스포츠단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G식백과 운영자 김성회 씨는 12월 2일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비롯한 주요 대선 후보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씨는 “대선 후보 진영 양 측에서 먼저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후보 측은 마지막까지 출연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출연이 불발됐다. 인터뷰 촬영은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만 응했다. 안철수 후보와의 인터뷰는 12월 23일 목요일 오후 7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게임 관련 행보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MZ민심 사로잡기’가 자리 잡는다. 게임에 관심 많은 MZ세대와 스킨십을 늘려 젊은 층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