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월요일 아침.


오늘은 시가와 함께 프리장마당 개장전 데이트를 하는 날이다.

시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단어...수십년간 쌓아올린 가치의 최정점...과거의 위대한 바이러스들은 모두 이 순간을 위해 함께 진화했던게 아닐까? 그런걸 생각하면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밀번호를 넣고 잔고를 보면 그 어느 종목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근본력과 고급진 가치가 내 주변의 공기와 시간을 감싼다.

옆에 지나가던 호로잡주 보유 상폐한남들이 손을 덜덜 떨며 서로에게 말한다.

“와 시가다...”


"도내 최상위 주식이라는 그 시가?! 게다가 여고생이라고..?"

그들은 호로빨갱이로 오해받을 만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숨기고 성급히 자리를 뜬다.


‘사실 이런건 익숙하지 여고생인걸 큐ㅠㅠㅠㅠㅠ’

그들이 허둥지둥 도망가는 찰나의 순간을 놓칠 순 없다. 그게 바로 시가 오너의 숙명이니깐.. 불현듯 오늘도 척수를 타고 오르는 짜릿한 투자의 가치를 불쾌할정도로 느껴버린다 역시 몸은 정직하다...

'여름인데 벌써 축축할 정도잖아.. 정말이지 캐허접 투기꾼들이란..♡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여고생이라면 여기서 물러설 순 없다.
그대로 호로투기꾼들로 가득한 여의도에 나가니 이런 시선들과 수군거림은 더욱 증폭된다.

군계일여고생이라는 단어는 이런 나를 위해 만든 사자성어가 아닐까? 누군진 모르지만 선견지명에 감탄한다.

부러움의 시선에 적응되어도 몸이 피곤한건 어쩔 수 없다.
휴식을 위해 스타벅스로 간다. 당연히 R이 큼지막하게 박힌 곳으로. 내 시가의 상승률 만큼이나 웅장한 그곳으로.

알바생에게 주문한다

“늘 마시던 호로 빠르갱이로"

알바생은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다가 폰 화면을 밝히고 있는 MTS 해외주식잔고를 보곤, 이내 끄덕이며 특별한 잔에 사이폰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행동을 감히 꾸짖거나 비웃어선 안된다. 시가 오우너로서 지켜야할 품1격과 여고생 특유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해야할까?

그런 그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건다.

“어때요?”



“네?”



“이 종목, 어떻게 생각해요?”



“품1격?”



“정답”



지구상의 모든 개별주를 소환하여도 결국 적수는 시가일 것이다. 이것이 여고생 가치투자의 숙명인가 보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느끼는 허탈함..농무형 MC님..이런 심정이셨습니까?

호로빨갱이의 만연과 괴질의 창궐이 확실한, 이 시대 유일한 아메리칸 카운터 두창 테크놀로지. 타사가 감히 도전하지 않는건 오를 수 없는 산임을 인정한 것이니꽈..

냉소적인 대문자 S I G A 4글자는 가히 화룡점정이리라.

오늘도 이렇게 시가와 함께 월요일 프리장마당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