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보니 철학책에 관심이 있는 애가 보이던데

철학에 관심이 있으면 철학사 책부터 보는 걸 추천한다.

탑다운으로 하든 바텀업으로 하든 결국 나중에 결과는 같지만

전공자가 아닌 이상 처음 답답함과 갈증을 해소하는 건 이게 더 좋음.

철학사 책을 통해서 대표되는 인물과 그 사람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요 생각,

주요 개념 같은 것에 관한 간단한 설명, 주요 저서 등을 알려주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학창 시절에 사회나 도덕 같은 책에 나온 주요인물과 생각, 사상을

압축해서 외웠던 걸 좀 더 풀어서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주는거라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전반적으로 찬찬히 보면서 너가 가진 의문이나 생각에 맞는 내용을 좀 더 파보든지

아니면 책을 보면서 다시 떠오른 생각에 너한테 맞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는거임. 

서양 철학은 파트를 크게 본다면 

존재론 - 만물은 무엇인가?, 육체와 정신 중에 뭐가 진짜인가?, 존재란 무엇인가?, 세계는 계속 변화하는가?, 시간은 무엇인가? 등 

인식론 - 고정불변의 절대적 진리라는게 있는가? 진리란게 뭔가?, 진리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가?

논리학 - 논리적이라는게 뭔가?, 어떻게 해야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과학철학 -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이 비과학과 뭐가 다른가?

수리철학 - 수학이란 무엇인가, 수라는게 뭐냐?, 무한이란 무엇인가, 참도 거짓도 아닌 수학적 명제는 존재하는가?

윤리학 - 윤리란 무엇인가, 윤리가 있을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이 좋은 행위인가?, 좋은 행위에서 그 좋다는게 뭘 의미하는건가?, 객관적 윤리라는게 존재하는가? 

언어철학 - 언어란 무엇인가?, 언어의 의미란 무엇인가, 언어는 어떻게 세상과 관계를 가지는가, 

종교철학 - 종교란 무엇인가, 철학과 종교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철학에 배치되는 신학은 어떻게 판단할건가?, 신은 존재하는가?

심리학 -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내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간의 내면 심리는 어떻게 되어있는가?

정치철학 - 이상적인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미학 - 예술이 무엇인가? 미(美)는 뭔가? 미의 정의는 어떻게 내릴 것인가?

정도의 파트로 나눠져 있음.

이 중에서도 서로가 연관을 가지고 추후에 파생된 것도 있고 하지만 제일 근본 중에 근본은 존재론과 인식론쪽이라고 보면 됨.

여튼 철학사 책을 통해서 주요 문제나 논리에 대해서 서로 어떻게 이야기하거나 해서

가령 내가 궁금한 건 '고정불변의 절대적 진리라는게 있는가'라는게 궁금하다면 

이는 진리가 절대적인지 상대적인지에 대한 궁금증이니

스크라테스나 플라톤의 내용이나 고르기아스, 피론 같은 회의주의자들의 생각을 보면서

이후에는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부림사건에도 나온 불온서적이라고 했던 그 책 맞음.)나 

칼포퍼의 저서를 보며 반증주의를 안다거나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보거나

그 밖에 핸슨, 푸코, 게티어, 퍼트넘, 콰인, 제임스, 듀이 등의 책을 보는게 좋음.

그리고 이걸 생각하면 결국엔 '대체 진리가 뭔데?'나 '진리라는게 대체 어디서 나오는건데?' 같은게 궁금하다면

오컴의 면도날로 유명한 오컴의 저서나 근대 경험론의 대표인 로크나 흄의 저서를 보면서 이를 비판한 칸트의 저서를 보거나 하는 식으로 가면 됨.

물론 바텀업 방식으로 가령 내가 니체의 '차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 같은 걸 보고 여기서 나는 수많은 내용이 상징적으로 표현된 걸 보고

대체 상징이란게 뭐고 왜 이리 쓰는걸까? 상징은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쓰이는가? 하면서 칼융의 '인간과 상징' 같은 책을 보면서 또 그렇게 보는 방식도 있으니

각자의 방법이 있는건데 대충 술자리서 이야기하거나 좀 전반적으로 얇게라도 아는 느낌이 들고 싶으면 저게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