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서적에서 작가는 마셜 버먼의 <<현대성의 경험>> 의 다음 대목을 인용하면서, 현실 사회주의의 타락을 인민 대중은 누구나 알고 있었음을 주장하고, 라캉의 대타자 이론을 빌려 이러한 프로젝트의 영광에 설득 당해야 했던 대타자로 소련 내/외의 작가와 관료진을 설정합니다. 또한, 흐루쇼프가 소비에트 국가의 실패를 인정했던 1965년의 연설은, 소련의 사회가 대타자를 설득하지 못했고, 따라서 사회적 체계를 결합하는 비신체적 조직이 분해되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가 본 갤러리에서 보았던 1956년 조지아 시위와 같은 여러 자료를 보면, 해당 주장과 같이 스탈린 시기의 대중이 사회 체계에 대한 믿음을 상실 했다고 보기 힘든 부분이 많아 해당 사안에 대해 식견이 있는 분의 주장을 듣고 싶어 질문글을 올립니다.
아래 문단은 서적에서 인용한 부분입니다. 스탈린 시기의 대형 프로젝트나, 그 노동환경에 대한 자료, 혹은 표트르 팔친스키 개인에 관한 내용을 알고 계신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탈린은 운하 건설 프로젝트의 발전을 지연시킬 뿐인 방식으로 그 프로젝트를 밀어붙이고 압박하면서, 발전에 대한 고도로 가시적인 상징들을 창출하는 데 열중했다. 그래서 노동자와 기술자 들은 20세기의 화물들을 운송 할 수 있는 충분히 깊고 안전한 운하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돈, 장비를 전혀 지원받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운하는 소련의 상업이나 산업에서 어떤 중요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운하가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명백히 여행용 증기선뿐이었고, 1930년대에 이 증기선은 의무적으로 그 작업의 영광을 찬양해야 했던 소련 및 외국 작가를 가득 태우고 있었다. 그 운하는 선전의 승리였다. 그러나 홍보 켐페인에 들인 관심의 반만이라도 운하를 건설하는 일 자체에 기울였더라면 훨씬 더 적은 희생자와 훨씬 더 많은 실질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그 프로젝트는 실제 사람들이 유사 사건에 의해 죽는 잔인한 소극이 아니라 진정한 비극이 될 수 있었을것이다."
"라캉의 '대타자' 개념에 대한 지젝의 정교한 설명이 여기서 아주 중요하다. 대타자는 모든 사회적 장에 전제 되어 있는 집합적인 허구, 상징적인 구조다. 우리는 결코 대타자 자체와 조우할 수 없다. 대신에 그 대역들만을 대면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대리자가 언제나 지도자인 것은 아니다. 가령 위의 백해 운하 사례에서 대타자의 대리자는 스탈린 자신이 아니라 그 프로젝트의 영광에 설득당해야 했던 소련 및 외국 작가였다. 대타자의 한 가지 중요한 차원은 그것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홍보가 기능 할 수 있는 것도 대타자에 구성적인 이러한 무지 때문이다. 실제로 대타자는 홍보나 선전의 수신자, 즉 개인들 누구도 믿지 않을 때조차 그것을 믿도록 요구받는 가상의 인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지젝이 제시하는 사례를 하나 들자면 가령 현실 사회주의가 낡아 빠지고 타락했음을 몰랐던 이는 누구인가? 인민 중에는 누구도 아닌데 이들은 그것의 결점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정부 관료 중의 누군가도 아닌 것이 그들은 모를 수가 없었다. 현실 사회주의의 일상적 현실을 알지 못한다고 간주된 혹은 알도록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대타자였다. 하지만 대타자가 아는 것, 즉 공식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것과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실제 개인들이 경험하는 것 간의 차이는 결코 '한낱' 공허한 형식적인 차이가 아니다. 오히려 '일상의' 사회적 현실이 작동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이 둘 사이의 불일치다. 대타자가 모르고 있다는 환영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을 때 사회적 체계를 결합하는 그 비신체적 조직은 분해된다. 이것이 니키타 흐루시초프가 소비에트 국가의 실패를 '인정했던' 1965년 연설이 그토록 중대했던 이유다. 당의 어느 누구도 당의 이름으로 자행된 잔혹 행위와 타락을 모르지 않았으나 흐루시초프의 공표는 대타자가 이를 모르고 있다고 믿는 것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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