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안 짤릴 거 같으니까 '과제비로 계약여부 달라지니까 고용불안정하다' 이런 것보다도 다른 게 더 신경쓰임. 다른 과학자들은 머저리들인지 별로 신경 안 쓰는 거 같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대한민국에서 정상성 규범에 해당되는 또다른 사례라고 보임.
1. 노조 가입 불가 및 여러 사내 혜택 제외
회사마다 다를텐데 나는 병원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라 정규직 전환시 사무직 되고 일단 노조 가입 가능함.
내가 다니는 곳이 국립대 병원이라 문재인 때 연구직 포함 계약직들의 정규직 일시 전환을 해줬던 거로 아는데, 나는 나중에 취업해서 해당 사항 없음.
일단 문재인의 공로로 다닌지 오래된 청소노동자들도 사학연금 가입하고 복지포인트 활용 같은 다양한 사내 혜택 대상자가 되었음.
이에 반발이 있는지 블라인드 같은 곳 보면 간호사들(?)이 쁘띠부르주아 스럽게 계약직 노동자들이 인국공처럼 정규직 전환되어서 노조의 다수를 차지한 데에 불만을 지껄여놓은 글이 있다고 함.
2. 종합소득세 신고로 인한 각종 정책적 혜택 제외
다들 알고 있나 모르겠는데 학자금 대출 중에 등록금 대출은 변제시 세액공제 혜택이 연말정산시에 존재함. 근데 종합소득세는 그런 거 없음.
이외에도 월세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거나, 전세보증금 대출 같은 걸 하고 싶어도 중기청 (내가 다니는 곳은 당연히 중소기업이 아니기는 하지만 보편 사례에 비춰봤을 때) 등등의 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존재함. 사실 부동산 같은 경우에는 계약직으로 연명 중인 상당수의 연구직들이 비교적 많은 불이익을 본다는 걸 선배들을 통해 들어온 적이 있음.
나는 4대보험 안 되는 조건으로 비교적 높은 연구용역비(이라고 쓰고 연봉이라고 읽음)로 쉽?게 계약이 되었는데 사업장에서 절반 부담을 안 해주니 이걸 내게 되면 국민연금보험료만으로 연봉의 9%를 뜯김. 세전 연봉 4000대가 세후 월급 200대가 되는 매직이랄까?
연금공단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니까 내라고 하고, 요즘들어 다양한 사유로 안 내는 사람들한테 계좌 압류까지 하는 모양이던데 솔직히 말해 난 최대한 뻐겨 볼 작정임.
뭐 사업장이 양아치일 수도 있고 나도 거기에 맞게 양아치스럽게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고 또는 내가 얘기한 대로 이 사회 자체가 개양아치겠지. 연구노동자들은 대부분 연구책임자(다른 말로 PI, 교수들)와 계약이 되는데 대개 연구노동자들와 비슷한 인생역정을 겪어왔고, 테뉴어 아님 그들도 그냥 계약직들일 뿐임. 이들은 일단 과제비가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아 적절히 인상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얘기들을 하는데, 같은 연구소여도 4대보험 잘만 되는 곳들 보다보면 핑계라고 다분히 느껴짐.
솔직히 나도 비록 계약직인데도 운이 좋은 소수의 사례이긴 함. 다른 곳은 연봉 계산을 퇴직금 포함해서 한다거나, "포괄"이라든가 아주 답도 없는 상황들이 많음. 약간 원천봉쇄 같긴 한데 정출연도 채용 자체가 적어서 그렇지 연구자들 빨아먹는 거 보면 크게 다를 거 없음.
다른 기업에 경력직 정규직으로 이직해라, 정규직 전환이 되게 노력해라, 이런 건 한도 끝도 없는 개인적 자구책일 뿐이고 내가 그리 된다고 해도 결국 사회에서 연구자들의 일정 인구만큼은 이런 거지같은 노동환경에 처하게 됨. 나로서는 대안이 뭐가 있을까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