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2019년 뉴욕타임즈의 글을 번역해서 페이스북에 올렸고, 그게 트위터 등지로 퍼져서 여기도 올려봄.
왜 미국에서 시작된 '트랜스젠더 배제적 래디컬 페미니즘'(TERF)이 미국에선 축출된 데 반해, 영국에선 헤게모니를 쥐게 되었나?에 대해 해부한 글임.
세 줄로 요약하자면,
1. 90~00년대 초,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과 소위 "유사과학"에 반발하여 나타난 회의주의 운동의 영향.
2. 식민주의 제국에 대한 추억. "생물학적 본질"에 대한 집착은 영국의 인종주의적, 제국주의적 유산과 조응함. (그 예로, 아일랜드의 페미니스트들은 식민지 경험을 이유로 영국의 TERF를 거부함.)
3. 지난 30년간 영국 사회운동의 부재. 해외에서는 세계화, 경찰폭력 등의 영향으로 인종, 계급, 젠더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의가 지속됐으나 영국에선 그런 논의가 제한됨.
그 결과, 미국의 (백인 중산층 중심) TERF가 흑인, 원주민 페미니스트들에게 두들겨 맞는 동안 영국의 TERF는 무럭무럭 자라났음.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1.포스트모더니즘이나 페미니즘이 사회일반으로 수용되기도 전에, 조던 피터슨 같은 우익 스피커들의 주장이 수입, 확산되었으며.
2.민족주의에 대한 반성, 비판적 검토가 이뤄지지도 않았고. '한국인', '한민족'의 복잡한 위치나 가해/피해에 대한 사회적 고려도 없었음. 민족 문제에는 오직 반일,반미,친중/친일,친미,반중이라는 기괴한 이분법이 통용되면서 보수양당의 정치적 세력화에 동원될 뿐이었고.
3.사회운동(특히 소수자운동)이 몰락하긴 커녕 애초부터 대중적 기반이 없었고, 한국에선 한번도 지배적이었던 적 없는 PC와 소수자 정체성정치가 허수아비처럼 두들겨 맞고 있음. ("진 보 너 머")
지난 30년간의 영국에 대한 분석은 현재 한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다. 특히 TERF와 속칭 '쓰까페미' 진영이 가장 강하게 충돌한 이슈가 트랜스젠더 이슈와 난민 이슈였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함.
"생물학적 순수성"(트젠이 아닌 순수한 여자)에 대한 집착이 계급, 인종, 민족 등에 대한 깊은 논의를 배제해온 한국사회의 결과물이라면. 난민, 장애, 성노동 등에 대한 논의에서 한국의 TERF 진영이 취해온 차별적이고 교조적인 입장이 상당부분 설명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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