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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갤사전] '여성해방은 무엇인가?' 아나르코 페미니즘. -1- 투표권이 해방인가?

심장중의강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12 20: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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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힐 - 반란하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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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르코-페미니스트인 엠마 골드만. 전에 애국심 관련 글로도 봤었을 것이다.



여성해방.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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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르코-페미니즘의 상징 흑자기


오늘은 '여성해방' 그 중에서도 '아나카-페미니즘'에 대해 알아볼까한다. 오늘 쓸 글은 '엠마 골드만'과 그 외 아나키즘 단체와 인물들이 썼던 '여성해방'과 '페미니즘과 아나키즘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일단 우리는 이들이 활동한 시기가 19세기 극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이였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알아둘 것이 있다. 이 시기는 여성들이 직접 나서서 투표권등을 얻기도 하던 시기면서도 아직까지 여성들조차도 '여성'과 '가부장제'라는 틀에 박혀있던 시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여성의 역활, 남성의 역활'등을 따지면서 말이다. 흔히 말해지는 '리버럴 페미니즘'은 이러한 '투표권'에서 활동을 멈췄지만 더 나아가 이러한 남, 여성의 역활을 강조하던 사회를 뒤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가부장제를 비판하던 급진적인 페미니즘(레디컬 페미니즘X)과 사회의 권위와 억압을 반대하던 아나키스트들의 결합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하일 바쿠닌과 같은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들 입장에서는 페미니즘은 당연히 수용할 수 밖에 없는 사상일 것이다. 옛부터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들은 '여성과 남성에게 동일한 권리'를 주장했고 여성들 또한 남성들과 같이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서 가부장제와 그 연속성에 있는 '가족제도'역시 마찬가지로 폐지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19세기 말. 몇몇 여성 아나키스트들의 의해 본격적으로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이 결집된 '아나카 페미니즘'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론적인 면에서 페미니즘을 설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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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여성의 목소리'


1896년.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신문이 발간되었다. '신도 주인도 남편도 없다.'라는 모토를 내건 신문은 1897년까지 약 1년간 발매되었고 (이후 1901년떄 재발행되었다가 다시 사라젔다.) 아나르코 코뮤니즘과 페미니즘을 홍보하고있었다. 이들은 자기들 스스로를 '아나르코 코뮤니즘의 증진을 위해서 활동한다.'라고 말했으며 나아가서 여성들의 비극적인 삶을 직접적으로 말하게되었다.



이들은 여성을 '부르주아와 가부장제의 의해 이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라고 표현하였다. 당시 '여성이 할 일'로 여겨지던 '결혼'제도를 공격적으로 비판하였고 '사랑없이 의무감으로 이루어지고 욕망과 폭력, 공포로 이루어진 결혼'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 문제의 해결을 제시하기 위해 '자유연애'를 이후 나중에는 '아나키즘적 사회혁명론'을 주장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 이런 '반 여성해방적'생각은 '남성 아나키스트들'사이에서도 있었던 생각이기에(우리는 프루동이 여성은 채찍으로 다스려야... 라는 말을 했단 것을 잊지말자.) 이들은 아나르코 페미니즘에 대해 긴장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여성의 목소리는 아래와 같이 반박하기도 하였다.




우리('비열하고 무지한 여성')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출판의 주도권을 위해서 싸우고 있었을 떄 우리는 그 것을 의심했습니다.


오! 우리는 서투른 여성들에게도 주도권이 있으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하기에


우리는 출판의 주도권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우리 여성들 또한 생각하는 사람들이기 떄문입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처음 출간되었을 떄 트로이씨도 거기 있었습니다. 오! 그들은 말했습니다.


'여성해방?' , '무엇을 위해?' , '우리의 것', '우리 것이 먼저다.' 그리고 나서 '우리 남성'들이 먼저 해방되고서 자유로워지고나면 '우리'는 인도적 바램으로써 여성들을 이끌 것입니다. 자유, 아나키, 평등, 사회혁명, 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할떄 여성이 있는 것이 정말로 좋은 것입니까? 라고


아! 그대여 그대는 우리에게 연민의 표정을 짓습니다! 당신은 여성을 연극에 쓰일 인형으로 만들려합니다!



훨씬 더 많은 자유를 위해서 사회와 남성들의 '이중 노예' 그 것은 아나키즘과 자유에 의해 끝날 것입니다!


여성이 그들에게 채워진 목줄은 끊어저 노예제는 끝날 것입니다!



'그 것이 나타났다. 여성의 목소리'



  • 우리도 투표권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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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있던 서프러제트 운동을 조롱하는 풍자만화. 경찰들을 떄리면서 사회를 망치는 '고귀하거나 절제되지 못한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나키즘과 페미니즘의 결합이 이렇게 일어났다. 시대가 지나면서 사회주의적 아나키스트들의 수가 더욱 더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페미니즘은 아나키즘에 자연스레 혼합되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유럽은 혼돈으로 가세되었다. 독일제국이 프랑스를 꺾고서 건국되었고 세상은 점점 제국주의가 만발하게 되었으며 벨 에포크의 황혼이 끝나가기 시작하였다.



벨 에포크의 황혼이 끝나가고 수많은 혁명 (파리코뮌과 같은 일들)들이 휘몰아치는 시대 그동안 '남성의 도구'로 취급받던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고 20세기 초 '서프러제트'운동을 통해 여성들 또한 '투표권'을 얻기위해 운동에 나섰다. 팽크허스트등의 '리버럴 페미니스트'들이 일어났던 운동은 영국 사회에 비난과 조롱을 받으면서도 지지를 받았던 운동이였다.



물론 사회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들 입장에서는 그리 반갑지 않았다. 이는 그 행동이 진정한 여성해방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입장이였다. '자유의지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로자 룩셈부르크는 '부르주아 여성들의 남성 부르주아 특권에 맞선 투쟁이다. 투표권만 얻고나면 다시금 반동적이고 국가의 유순한 양이 될 것이다.'라며 비판하기도 하였다.



아나키즘에서는 어떤 입장이였는가? 미국의 유명 아나르코 코뮤니스트이자 아나르코 페미니즘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엠마 골드만은 1910년 이 유렵(뭐... 따지자면 영국이지만)을 흔들던 여성 참정권 운동에 대해서 여러 글을 썼다. 1910년 '아나키즘과 그 에세이들'이라는 책에서 그녀는 여성 참정권에 대한 '여성 참정권'이라는 에세이를 썼다.


  • 투표권이 진정한 해방인가?



우리 시대의 미신은 보통 선거권이다. 보통 선거권이라는 목표를 아직 성취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 권리를 얻기 위해 피 흘리는 혁명적 투쟁을 하고 있고, 이미 그 권리를 장악한 사람들은 이 전능한 신전에 많은 희생자를 바쳤다. 그러니 이 보통 선거권의 신성함에 의문을 갖는 자에게는 화 있으리로다!



남성보다 여성이 보통 선거권을 숭배한다. 여성의 우상은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천되어 왔지만 한 번도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고 자기가 숭배하는 신상神像의 발이 흙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여성은 아득한 고대로부터 모든 우상들을 지극정성으로 섬겼다. 여성들은 우상들이 요구하는 희생을 치러야 했다. 여성의 자유와 자기 심장의 피와 자기 생명까지도 바쳐야 했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엠마 골드만은 '보통 선거권'을 비판했다. 여성의 투표권 투쟁을 비판한 것이 아닌 '투표권' 그 자체를 비판했다.


그녀는 '국가의 부르주아 민주제' 즉 '의회 민주제'는 단지 국가와 그 기득권층이 우리들을 더 노예로 부리려하고 우리들은 그저 몇년마다 선거 한번 치루고서 다시 노예로 돌아가고 '우리에게 맞는 목줄'을 고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여성 투표권은 그녀에게 있어서 '목줄조차 고르지 못한 노예들이 목줄 고르는 노예가 되기 위한 투쟁'으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그런 '고를 수 있다'라는 것을 '숭배한다'라며 비판했다. 자기들이 그 권리를 얻지 못했으니 너무나 화려하게 보일 수밖에...




종교, 특히 기독교는 여성들을 열등한 생명체, 곧 노예로 평가 절하했다. 그래서 여성의 본성과 영혼은 억압되었다. 그렇지만 여성이 가장 열심히 기독교를 지탱하는 세력이었다. 확실히 종교가 여성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 이미 오래 전에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선교사들과 가장 열심히 교회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여성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정신을 옥죄고 자기 몸을 노예화하는 우상들의 제단에 자신을 희생시키고 있다.



참으로 만족할 줄 모르는 괴물인 전쟁은 여성에게 소중한 모든 것들을 빼앗는다. 전쟁은 여성의 오빠, 남동생, 연인, 아들을 빼앗고 그녀에게 고독과 절망의 삶을 안겨준다. 그러나 전쟁을 누구보다 지지하고 숭배하는 자 또한 여성이다. 아이들에게 정복과 권력을 사랑하라고 주입시키는 자가 바로 여성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전쟁의 영광을 속삭여주는 사람이 여성이다. 엄마들은 나팔소리와 총소리로 아이들의 잠을 깨운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승자에게 영광스러운 관을 씌워주는 자도 역시 여성이다. 그렇다. 이 만족할 줄 모르는 괴물인 전쟁에게 최고의 값비싼 대가를 지불하는 자가 여성이다.



여기에 가정이라는 우상도 있다. 이 얼마나 끔찍한 숭배대상인가! 가정은 여성의 생명 에너지를 빨아먹는, 황금 막대기가 있는 현대적 감옥이다. 가정의 화사한 면 때문에 여성은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정주부로서 치러야 할 대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은 가정에 강력히 집착한다. 자신을 속박하는 그 가정에 집착한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그녀는 나아가서 여성이 '미신으로써 숭배'하는 존재들을 비판했다. 현재는 투표권이지만 과거에는 종교였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미신으로써 '가정'이 있었다. 현대의 미신인 '투표권'은 여성들이 해방되지 못하는 조건임에도 '해방'될 수 있다는 미신으로써 그들을 유혹하였고 '종교'는 해방은 커녕 '노예'로 만드는 것임에도 '우리도 이렇게 남성들보다 더 억압되는 삶을 산다면 해방되겠지?'라는 마음을 줬다. 그리고 '가정'은 '여성에게 적합한 역활'이라는 명목으로써 '목줄'을 채웠다. 여성은 가정없이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사회에서 낙오된다는 분위기를 통해서 말이다.




여성은 자신이 교회와 국가와 가정에 지불하는 엄청난 희생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자유롭게 해 줄 보통 선거권을 원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여성들에게는 선거권이 자신을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성 투표권 주창자들은 이를 불경스럽다고 비난한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더 나은 기독교인과 가정주부 그리고 국가의 충성스러운 시민이 되기 위해 여성 투표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여성 투표권은 여성이 아득한 옛날부터 수행해온 희생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성들이 새로운 우상, 여성 투표권 앞에 엎드려 열광하고 헌신해야 하다니 얼마나 놀라운 모습인가. 과거의 여성이 그랬듯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박해, 감금, 고문 그리고 모든 형태의 비난을 견디고 있다. 심지어는 가장 의식 있는 여성조차도 옛날처럼 20세기의 신, 여성 투표권으로부터 기적을 바라고 있다. 생명과 행복과 기쁨과 자유와 독립 그밖에 모든 것이 이 투표권만 얻으면 당연히 나오리라 믿고 있다. 이런 맹목적 믿음에 빠져 여성은 50년 전에 이미 지성인들이 인식했던 바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투표권이 악이라는 사실, 투표권이 사람들을 노예화하고 눈을 가려 자신들이 교묘하게 복종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물론 여성들은 '우리는 이만큼 희생을 했기에(국가와 종교 그리고 가정에게) 이만한 권리는 당연하게 추구할 권리다.'


라는 말을 내민다면 그 말은 맞는 말일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런 말을 한다면 여성 참정권은 이제 막 시작일 '사회혁명'의 첫 단계일 수도 있다. 더욱더 더욱더 많은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를 못한다. 대부분의 여성 참정권 운동가들은 '우리는 국가에게 더 충실한 노예로써, 기독교인으로써, 가정의 주부로써 살기 위해 이 권리가 필요하다 여깁니다.'라고 말한다. 해방이 목적이 아닌 '종속'이 목적이다! 여성은 더욱더 희생되길 원한다! 아니 오히려 투표권을 얻음으로써 그 권리를 더더욱 강화하길 원한다! 이들은 과거에 겪었던 '웃는 인형'이 되기 위해 투쟁한다... 그들은 '행복한 가정주부, 천국에 갈 수 있는 기독교인과 같은 모습'을 위해서 투표권을 가지려한다... 투표권이 그들을 과연 자유롭게 해주는가? 투표권은 그들의 눈을 가린다. 노예로 부리려한다. 투표권은 눈가리개다. 그들은 앞에 몽둥이를 들고 서있는 노예주들을 보지 못한다...




핀란드도 여성에게 평등한 투표권을 부여했다. 아니, 정확히 말해 의회에 앉을 권리를 주었다. 이 권리가 주어진 이후 핀란드 여성은 러시아 여성의 열정보다 더 뜨거운 영웅적 열정을 발현했는가? 핀란드 역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러시아 차르의 철권통치 하에 신음했다. 핀란드의 어디에 혁명적 러시아 여성들 같은 인물들이 있는가? 어디에 핀란드의 페로프스카이아(Perovskaias), 스피리도노바(Spiridonovas), 휘그너(Figners), 브레쉬코프스카이아(Breshkovskaias)가 있는가? 조국의 문제를 위해 기꺼이 시베리아 유형을 가는 핀란드의 어린 소녀들이 어디 있는가? 핀란드는 지금 슬프게도 영웅적 해방자가 없다. 어떤 이유로 투표권이 영웅적 해방자의 출현을 막는 역할을 했는가? 핀란드에서 자기 민족의 복수를 감행한 자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남성은 투표권보다 더 효율적인 무기를 사용했다.


여성이 투표를 하는 미국 내 여러 주들이 있다. 이런 주들은 멋진 주라고 계속 칭송을 듣는다. 그러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주에서는 무엇을 성취했는가? 성취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투표권 없이 열정적인 노력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이었는가?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여성은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요구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기의 존재가 남성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면 분개한다. 남성들이 자신 앞에서 계속 담배를 피우고, 모자를 들어 올려 인사하지도 않고, 자신이 일어날 때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지도 않으면 무례한 행동이라고 분개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정말 사소한 일들이지만 그럼에도 미국의 여성 유권자들은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영국의 숙녀들은 이제 확실히 이런 어리석은 개념에서 벗어났다. 영국 여성들은 자신의 성격과 힘을 최대로 발휘했다. 영국의 여성 유권자들이 보인 영웅성과 강인함에 경의를 표한다. 영국 여성들의 열정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는 일부 미국 여성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 자신의 맥없고 줏대 없는 모습을 반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여성 유권자들도 참된 평등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참된 평등의식이 있다면, 여성 노동자 대중들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없고 한줌도 안 되는 귀족여성만을 위한 엉터리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그렇게 많은 용감한 투사들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으며 투쟁하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사실 정치가는 기회주의자다. 정치가들은 모든 것을 얻을 수 없으면 중간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지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여성들은 투표권이 무기라고 생각하고 기득권을 박탈당한 자로서 경제적으로 우월한 계급보다 더 많은 투표권을 원한다. 경제 기득권층은 이미 자신들의 경제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많은 권력을 누리고 있다.



영국의 여성 참정권운동의 유능한 지도자인 에멀린 팽크허스트(Emmeline Pankhurst) 여사조차도 미국 강연 투어 때 정치적으로 우월한 자와 열등한 자 사이에는 어떤 평등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영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여성 기득권자들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 섀클턴 법안Shackleton bill[4]을 통과시킬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아마 열성, 헌신, 그리고 신에 대한 독실한 믿음으로 무장한 애니 케니(Annie Kenney)와 같은 계층들이 자신의 경제 지배자를 당선시켰듯이 자신들의 여성 정치 지도자들을 지지하여 당선시킨 결과일 것이다. 이것이 영국에 정착된 보편적인 선거운동의 결과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전혀 자신들을 함께 걱정해주지 않는, 정의라고는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 투표의 힘을 믿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결과를 낳는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 생각하라. 여성해방은 '미신'이 이루는 것이 아니다.



미신숭배의 유포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우리가 이단자들을 화형에 처하는 시대를 벗어났음에도, 우리는 아직도 사회적으로 용인된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비난하는 편협한 정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아마 여성의 적으로 낙인찍힐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 나는 처음에 내가 말한 바를 계속 주장할 뿐이다. 여성이 정치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성이 정치를 더 개선시킬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이 남성의 실수를 개선시킬 수 없다면 왜 여성이 나서서 남성의 실수를 계속하려 하는가?



역사는 거짓의 축적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역사에는 몇 가지 진실이 담겨있다. 우리는 이 진실의 안내를 받아 미래를 개척한다. 남성들의 정치활동의 역사를 통해 남성은 무슨 일이든 보다 직접적이고 비용이 덜 들고 영속적인 방식으로 해나간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사실 남성이 차지한 모든 땅들은 끊임없는 전투의 연속이었다. 투표권이 아니라 자기를 주장하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여성이 투표권의 도움을 통해서 스스로 해방되리라고 가정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가장 끔찍한 절대왕정의 나라 러시아에서도 여성은 투표권이 아니라 여성 자신의 투쟁적 의지로 남성과 동등한 위치를 얻었다. 러시아 여성은 스스로 투쟁하여 배움의 길과 생업의 길을 얻었고, 동시에 남성의 존경과 동료의식을 획득했다. 아니, 그 이상을 얻었다. 러시아 여성은 찬양받았다. 전 세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이런 결과를 투표권이 아니라 경이로운 영웅적 행동과 용기, 능력과 의지력으로 이루어냈다. 자유를 위한 투쟁에서 각고의 고통을 인내함으로써 얻은 결과였다. 보통 투표권이 실시된 나라나 미국 내 몇 개 주 중에서 러시아 여성의 승리와 같은 승리를 얻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는가? 미국 여성의 업적을 되돌아보면 여성 투표권이 아닌 보다 심오하고 강력한 요인이 여성 해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해방'은 결국 '투표권'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방'은 '여성들의 투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다움, 남성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유순한 양, 가정에서 어머니 역활을 잘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여성은 더욱 더 발전함을 추구해야한다. 그들은 이미 '투표권'을 얻었던 '남성'들이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된다. '투표권'이 없는 여성은 오히려 '기회'이다. 여성은 투표권의 도움을 얻으려하지말자. 자기자신을 위해 투쟁하자! 이 것이 여성해방일 것이다. 투쟁적 의지. 그 것이 해방일 것이고 남성과의 동등한 권리일 것이다.



'투표권'은 해방을 이루어주지 않는다. 여성해방은 여성 자신의 투쟁적 의지로써 이루어진다. 자신이 투쟁함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콜론타이와 같은 러시아의 혁명가들을 보라! 그들은 '투표권'을 위해 싸웠고 '투표권'에서 '해방'을 얻었는가? 아니다. 그들은 남성 혁명가들과, 여성 혁명가들과, 다른 성별의 혁명가들과 손을 잡고 어꺠를 걸치며 투쟁했다. 그럼에서 그들은 '남성, 여성'등으로 가지는 '차별'이 아닌 '우리와 같은 혁명가 동지'라는 의식을 가젔다. 여성해방은 여성의 투쟁으로써 얻는다.





세네카 폴스 협약Seneca Falls Convention에서 극소수의 여성들이 모여 남성들과 동등한 교육권과 다양한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기회 균등의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 고작 62년 전의 일이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성취요, 승리인가! 무식한 자가 아니고서야 누가 여성을 단지 부엌데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또 누가 감히 이런저런 직업은 여성에게 개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겠는가? 그 후 60여 년 동안 여성에게 유리한 새로운 분위기와 새로운 삶의 형태가 조성되었다. 이제 모든 인간적 사유와 활동영역에서 여성이 주도적인 인물로 등장했다. 투표권이 없어도, 법을 만들 권리가 없어도, 판사와 간수와 사형집행자가 되는 특권이 없어도 모든 일을 여성이 할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아마 여성의 적으로 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여성에게 조금이라도 빛을 비출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여성의 불행은 남성의 일을 할 수 없다는 데 있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남성을 능가하는 데 소모한다는 것에 있다. 여성은 오랫동안 누적된 전통 때문에 물리적으로 남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었다. 물론 몇몇 성공한 여성들도 있지만 얼마나 과도한 희생과 비용을 치르고 얻은 성공인가. 중요한 것은 여성 직종의 양이 아니다. 일의 질이 문제다. 여성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투표권이 새로운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그것은 여성 자신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그 어느 것도 얻을 수 없다. 여성의 발전과 자유와 독립은 여성 자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것은 첫째, 여성 자신을 성적 상품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주장해야 이루어진다. 둘째,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하고자 하는 자의 권리를 거부하라. 즉 여성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임신을 거부하라. 신, 국가, 사회, 남편, 가족에 대한 복종을 거부하라. 그리고 삶을 보다 단순화하라. 그러나 깊고 풍요롭게 하라. 모든 영역에서 삶의 의미와 본질을 배우려 애쓰고, 여론과 대중적 비난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투표권이 아닌 바로 이런 노력으로 여성은 해방되고 지금까지 이 세상에 없었던 강력한 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게 된다. 여성은 참된 사랑과 평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신성한 불을 담을 수 있고, 생명을 부여하며, 자유로운 남성과 여성을 창출하는 세력이다.


여성 참정권 - 엠마 골드만



다음편 '여성해방의 비극'에서 계속..


https://kr.theanarchistlibrary.org/library/emma-goldeuman-yeoseong-camjeonggw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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