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마유가 이질적 사고관을 드러내면서 모난 돌 느낌으로 이야기 중에서 흘러갔지만 딱히 틀린말 한것도 없음

과정을 즐기며 다 같이 즐거운 경험을 남겼으면 좋겠다
부활동은 부활동일 뿐이고, 힘들다면 그만두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다 충분히 할수있는 말임
마유 본인은 이미 강호 학교에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기까지 하니, 진심으로 해본적이 없어서 그렇다고 폄하할 수도 없음

굳이 따질만한건 그런 나이브한 사고방식으로 왜 실력주의가 된 키타우지 취주악부에 들어왔냐 정도?
하지만 마유는 자기가 오디션에 나가지 않는다는 나름의 합리적 대비책을 이미 상정하고 있었고, 레이나 때와 다르게 본인이 고사하는데도 부장이 밀어붙인거니 할말은 있음

애초에 마유가 바란거는 자기가 덤으로 있는거였지 상을 타거나 남들과 경쟁하는게 아니었음




그럼 쿠미코 책임이냐? 그렇게 딱잘라 말하기엔 쿠미코도 당위성이 충분히 있음

마유의 제안을 넙죽 받을 수가 없는 자신의 위치
열심히 했음에도 불합리한 상황으로 흘러간 과거의 경험
부장으로서 이런저런 문제를 받아내면서 쌓이는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레이나와 솔로를 불며 마무리를 하고 싶은 마음

그러니까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마유에게 뭐라하거나 불이익을 주고 싶진 않은데 그렇다고 자기 꿈을 막을 수도 있는 실력좋은 실질적 경쟁자와 순순히 친해질수도 없는 거임. 이건 친해지는 쪽이 대단한거

쿠미코가 마유를 괴롭히려던 것도 아닌게, 마유보고 꼽주는 카나데 말은 그자리서 뭐라하기도 했음
그냥 자기 일로도 힘껏이라 말 그대로 거리를 뒀을 뿐임

쿠미코가 드라이하거나 이기심이 강한 사람이었으면 그래 오디션 나오지마 하고 퉁쳤겠지만 그 정도로 차가운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본인이 불편해하면서도 마유를 권했음. 적어도 오디션 불이익은 주지 않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표방한거지




그러니 마유 입장에선 자기를 피하던 쿠미코가 슬슬 다가온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봤을것임
마유가 쿠미코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했느냐는 청자의 여러 감상이 있겠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봤다고 생각함

지금까지의 마유 행동을 보면 딱히 악의를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지 않음
본인이 얘기한대로 무언가에 집착하질 않으니 당연 누굴 미워할 이유도 없겠지

그럼에도 쿠미코가 불편한 상대인 자신을 초대한 이유를 고심했을 터임
그리고 그걸 자기가 열심히 하는 걸로 돌려주겠다는 결론을 내린거지

즉 마유는 자길 권한 쿠미코에게 앞으로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나름의 답장을 돌려준거다, 나는 그렇게 봤음
단체사진 건은 딱히 쿠미코를 거절했다기보단 본인 성향, 그리고 부에서 자신의 위치문제 때문에 그런것 같음



결국 마유는 나이브하게 하려던 방침을 한수 접고 부의 방침에 맞춰주기로 한거고
쿠미코도 굴러들어온 돌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한거라 누굴 탓하기도 힘듬

이게 아이러니한게 뭐냐면 둘다 서로를 생각해서 한 행동의 결과라는거임

수영장 데려간것도 쿠미코는 딱히 마유보고 열심히 하라고 재촉하려던건 아니었고,
기존의 고민이 좀 덜어지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뒤늦게라도 친해지려는 노력 같았음
근데 마유는 그걸 보고 내가 어떻게 해야 쿠미코가 기뻐할까 라는 쪽으로 생각한 듯하고,
그 결론을 전력을 다하자는 쪽으로 내버려서 꼬여버렸다는거지


즉 여러가지가 얽히면서 그럴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거라 책임을 따지긴 좀 그런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