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큘러스로 알아보는 뻘 정보글들과 프랑스문화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 프랑스어 오프닝곡이나 들어봐 - 레이디버그 갤러리 (dcinside.com)

혼자서 미라큘러스 주요 등장인물들 국적 추리해보기. - 레이디버그 갤러리 (dcinside.com)

미라큘러스 불어 버전에서만 느낄수 있는 재미 (1) - 레이디버그 갤러리 (dcinside.com)

미라큘러스 불어 버전에서만 느낄수 있는 재미 (2) - 레이디버그 갤러리 (dcinside.com)

서문

프랑스어 자격증(DELF)의 고급 난이도로 가면 작문영역이 있고, 어김없이 주어진 주제에 '공식적인' 편지를 써야하는 문제 유형이 있다.

주어지는 주제로는 통상, 시장님이 중앙 공원을 밀어버리고 백화점 세울라하는데 이걸 예를갖추어서 반대하고 설득하세요라거나,

노조대표가 되어서 임금동결에 있어서 전투적인 협상을 한다거나 하는 굉장히 사회이슈적으로 민감한 주제들이 자주 나오고

내가 그 이슈의 해결자가 되야하기 때문에 당연히 편지는 내가 당사자에게 직접 보내야한다는게 작문영역의 설정이자 핵심이다.

즉, 프랑스식 편지 형식에 완벽하게 맞추어야하며 내 이름과 신분, 주소까지 프랑스식으로 써야하는데

이때 시험응시자들은 시험지에 '발신자'로, 프랑스 이름을 그럴싸하게 짓는 기회가 주어진다.

나는 3월 시험을 봤을때 작문영역에서 주어진 주제가

<당신은 작은 마을의 공동체 대표이고, 시장님이 중앙 공원을 밀어버리고 대형 주차장과 쇼핑센터를 짓는다니까 이걸 막아보시오>였다.

(당연히 열린 토론과 혁명의 나라답게 하나하나 논증을 제대로 들어서 설득해야지 땡깡부렸다가는 처참한 점수를 맞이한다...)

이름을 프랑스 이름으로 써야했기 때문에 나는 레이디버그 팬심 가득담아 "Adrien DUPAIN-CHENG"을 썼고, 딸래미 이름은 "Marinette"로 설정했다.

(딸이름을 작문영역에서 왜 쓰냐고 물으면, 그냥 예시로 '내 딸래미 마리네뜨가 중앙공원에서 어린시절부터 자주 뛰어놀았는데,

이런 자연교육의 장을 부수는건 옳지않음 ㄴㄴ' 이런식으로 설득하려는 의도였음)

시간이 흘렀고, 작문영역은 나름 고득점으로 합격하면서 기억 저편으로 이 헤프닝은 사라지는가했다.

그 후에 같은 레벅 팬인 여자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마리네뜨'라는 이름을 작문영역에서 내 딸 이름으로 했다라고 하니까

정말 자지러지게 웃는다. 무슨이유인고하니, 프랑스에서 마리네뜨는 증~~~~말 노티나도 이런 노티나는 이름이 없다는것..

헐...?

이게 무슨말인고하니, 요즘 젊은애들중에서 -nette로 끝나는 이름을 가지는건 정말 매우 드물며,

만일 자기 자식 이름을 이렇게 짓는다면 그건 정말 아이들이 부모에게 아주 큰 원한을 품을 가능성이 높을정도랜다..

그러고는 나에게 링크 하나를 보내주었는데, 프랑스 문화에 관심이 있을지 모르는 레겔러들에게도 도움이 될까봐 공유하도록 하겠다.

Recherche prénoms : rechercher un prénom pour son enfant - Magicmaman.com

이 사이트는 MagicMaman이라 해서, 프랑스 엄마들이 자기 자식들 이름짓는데 도움되라고

최신 트렌드와 과거 어떤 이름이 유행했는지를 싹 빅데이터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사이트이다.

데이터 분석 자체는 1900년대 초부터 시작하고, 데이터 출처는 INSEE 즉,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에서 제공된다.

이 연구소 자체가 프랑스 제정경제부 소속이기 때문에 공신력은 충분히 있고, 한국의 통계청정도로 보면된다.

원하는 이름을 검색해보면 프랑스 전체에 분포되어있는 해당 이름을 가진 사람의 수,

그리고 지역별로 어디가 제일 많은지, 몇년도에 유행했는지가 나온다.

다음은 우리 갤주 Marinette에 대한 검색결과이다.

Marinette에 대한 이름 검색 결과, 프랑스 전역에는 고작 7589명이 있으며

이 마리네뜨라는 이름이 정점을 찍은 해는 1950년이다.

한마디로, 저기 깡시골에 사는 뭐 아무개 농부까지 조사가 되지 않은 통계라고 감안을 해도

충분히 적은 인원임을 보여주는데다가 그마저도 1950년대에 해당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고하니

얼마나 구식이름인지는 알 수 있겠다. 한마디로 지금 마리네뜨라는 이름을 가지신분은 샤를드골의 몰락과,

알제리가 프랑스로부터 떨어져나가는 역사적 타임라인과 함께 살아오신 나이 지긋한 할머니시라는사실.

사실 너무 궁금한나머지 여자친구 뿐만 아니라 학과 프랑스인 교수님에게도 물어본적이 있는데,

Marinette는 자기 평생 만나본적이 없고, 영어권의 '마리아'에서 파생된 또 다른 이름인 'Marine(마린)'이 '인기있는건'아니지만,

훨씬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을것이란다. Marine도 검색해보았다.

Marine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프랑스 전체에 118,075명이고

(지극히 여성이름을 가진 160명의 남성들에게 동정심을 표함..

대충 우리나라에서 남자가 수지, 소영, 은지 뭐 이런 이름 가지고있는거랑 비슷..)

대부분이 1990년대생인거로봐서는 확실히 Marinette보다는 훨씬 현대에 가까운 이름이긴하다.

자, 이쯤되면 -nette로 끝나는 아주 유명한 한 사람이 떠오를것이다

바로 프랑스 혁명으로 단두대에세 사라진 마리 앙뚜아네뜨

Antoinette는 어떨까?

거의 대부분이 1900년대초. 그만 알아보자.

심지어 여자친구에게 앙뚜아네뜨는 어떠냐고 물으니 요즘 부모가 자식이름 저렇게 짓는다면

학교에서 이름으로 왕따당할 순위 1순위라는 첨언을 해 주었을 정도이다.

자, 그러면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마리네뜨건 마린이건 그냥 상관없는거 아냐? 이름 이쁘면 그만이잖아!

과연 그럴까.

프랑스인들이 듣는 'Marinette' 어감을 한국식으로 바꾸기 위해,

1950년 유행이름 자료를 찾아보았다.

1950년대 한국에서 가장 유행하던 여성이름은 바로 영숙이다.

즉, 한국에서 어떤 히어로물 아주 귀엽고 예쁜 여성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이름이 '김영숙'이나 다를바 없는것이다.

내가 김영숙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놀리거나 비하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 어감자체가 그렇다는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거의 쓰지 않는 '-숙'돌림 이름이 '-nette'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성인 "DUPAIN-CHENG"역시 찾아볼 수 없는 아주아주 희귀하고 유니크한 성이므로

김영숙이 아니라 공영숙, 사마영숙, 제갈영숙 뭐 이정도 되려나 모르겠다.

자, 그러면 요새 가장 인기있는 요즘 세대 여자이름과 남자이름은 뭘까?

여자친구는 나에게 두가지를 알려줬는데 Pauline(뽈린)이랑..

놀랍게도 Chloe(클로이)였다.

(남자는 Loïc[로익]이 좀 흔하댄다. 근데 뽈린이랑 로익은 미라큘러스에 나오지 않는 이름이니까 패스하겠다)

보이는가. 마리네뜨에 비해 저 압도적인 숫자와 비율.

클로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실상 집계가 거의 최근에나 있을정도로 아주아주 현대식 이름인셈이다.

클로이 부르주아의 1승인셈.

그래그래, 너가 이겼다 클로이..

도대체 왜, 과거에나 유행했던 이런 고전이름을 갤주 이름으로 썼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없는 자그.

한순간에 틀니가 되어버린,

지구를 지키는 우리의 영숙씨 마리네뜨.

그래도 갤주는 예쁘고 매력적이다.

그러면 장땡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