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너무 충격적이고 제가 세상을 여전히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정은 한 줄로 줄이고 왜 어제 사전투표에서 이재명을 선택했는가를 말씀드리면
사전투표 하루 전날 급조된 이른바 국민통합정부가 대한민국의 권력을 잡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수요일 밤에 토론을 하고, 새벽에 의논을 해서, 목요일 아침에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저는 아주 늦었지만 목요일 저녁에는 국민통합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기를 기다렸습니다.
목요일 아침 기자회견에는 국민통합정부의 원론적인 방향성과 포부 정도만이 담겨 있었지요.
우리 국민들은 짧게는 약 100일 전부터, 길게는 현 정부 임기 시작인 5년 전부터 나라 정치를 관찰하고 다음 지도자감으로 누가 적당한가를 고민했습니다.
공무원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선거운동, 후보자 토론회, 선거 벽보 및 공보물 등의 형태로 후보자들의 유세 행위를 보장하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세금이 사용되었습니다.
언론인들과 비평가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고 정책을 분석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국민들이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선거권을 행사할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국민통합정부는 이러한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과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충동적인 과정으로 설계된 정치 집합체입니다.
문재인이 당선되자마자부터 또 다시 5년 동안 왜 안철수인가 생각해왔던 저는, 하루 만에 충동적인 선택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국민통합정부가 그렇게 중대한 사항이라면, 토론회에서 국민통합정부와 관련된 질문들이 오갔어야 했습니다.
적어도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안철수와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을 포기한 안철수가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했습니다.
윤석열과 안철수가 만났다면, 윤석열의 생각 중 무엇을 폐기할 것인지, 반대로 안철수의 생각 중 무엇을 살릴 것인지 설명했어야 했습니다.
저는 정말 기다렸지만 윤석열과 안철수는 이런 궁금증을 끝내 해소시져주지 못했습니다.
1년 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의 야권 후보 결정 과정은 이보다 훨씬 민주적이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었습니다.
안철수는 출마와 거의 동시에 야권 단일화를 약속했고, 그래서 안철수와 금태섭의 승자가 국민의 힘 경선 승자와 맞붙는 가상의 대진표가 그려졌습니다.
당선자 오세훈은 서울시 공동운영을 약속하며 안철수의 측근 김도식을 서울시 정부무시장에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오세훈의 임기가 끝날 무렵인 지금, 저는 아직도 안철수의 생각 중 무엇이 서울시정에 반영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윤석열과 안철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사전투표 하루 전날 아침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물론 이재명이 당선된다면 임기 내내 윤석열이나 안철수가 훨씬 나았을 것이다라는 비판에 시달릴 것입니다.
그 중에는 타당한 비판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정치 지도자의 극복해야 할 숙명입니다.
월드컵 우승팀 축구팬들도 위기를 겪을 때마다 필드의 선수들이 아니라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이나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들을 바라보며 비판합니다.
이러한 비판이 등장할 때마다, 안철수와 윤석열은 재외국민들이 이미 표를 던진 후, 사전투표 하루 전에 부랴부랴 합쳐졌다는 것을 상기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이 깊을수록 그 믿음이 깨졌을 때의 아픔도 큽니다.
다시는 안철수가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시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