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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뱅크런은 터지냐 안 터지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터지냐의 문제

노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06 13: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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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토스뱅크에 대한 뱅크런 썰이 돈 적이 있었다. 그때 토스직원이나 뭐 굳이 토스 직원이 아니더라도 그건은 루머에 불과하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재무재표 등 여러 근거를 들어가며 소문을 일축했었고 뱅크런 의혹을 제기하던 사람들도 그러한 주장에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으며 시간이 지난 뒤 역시나 뱅크런이 발생하지 않자 "숏충이들 마이클 버리 빙의해서 헛소리하는 거 보소 ㅋㅋㅋ망하라고 고사지내는 미친놈들 ㅋㅋㅋ" 소리를 들으며 헤프닝으로 끝났다.


뱅크런측이 저런 주장에 대해서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한 것은 뱅크런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건전성이 어쩌구, 자산이 대출보다 훨 많은데 어쩌구, 국가의 금융규제를 어기지 않고 준수해서 안전자산에만 투자했느니 어쩌구 등등. 하지만 뱅크런이 터지는 원인은 위험한 투자를 해서, 국가의 규제를 어겼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다. 근본원인은 그것보다 좀 더 하부영역, 오히려 국가가 이렇게 하라고 조장하는 영역에 있기 때문에 국가의 규제를 아무리 철저히 지켜 안전자산에만 투자했다고 하더라도 종국에는 반드시, 필연적으로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100%도 아니고 120% 장담할 수 있다.


왜 뱅크런이 일어나는지 알려면 먼저 모든 화폐는 부채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평생 빚, 대출이란 것과 상관없이 살아온 평범한 가정의 월급쟁이들은 왜 화폐가 대출이라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아니 돈이 돈이지 뭔 빚? 난 어디서 돈 빌린 적 없는데? 하지만 그 화폐의 출처를 생각해보면 모든 화폐가 대출이라는 사실을 바로 깨달을 수 있다. 네가 축적한 화폐는 어디서 나왔는가? 회사에서 월급으로 줬겠지. 그런데 그 회사는 그 월급을 어디서 받아와서 주는가? 시장에서 물건을 가져다 팔아서 모았겠지. 그렇게 죽 타고 올라가면 최초의 기원이 나온다.


바로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이 국가가 발행한 국채를 사들이면서 최초로 화폐가 시장에 유통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은행은 화폐 어디서 구하는 걸까? 물론 그들은 우리처럼 힘들게 일을 하며 화폐를 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허공에서 찍어낸다. 그 어떤 보증도 없이 아무 것도 없는 공중에서 새로운 화폐를 창출한다. 그들은 국가에 의해 그들의 신성한 권리를 보증받는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그들은 화폐를 찍어낼 때 국채를 사들이면서 찍어내는데, 당연히 자명한 결론으로 시중에 풀려있는 모든 화폐는 그것과 완전히 동일한 양의 부채와 동시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채는 뭐다? 바로 이자가 붙는다. 즉 사회 전체의 총 부채는 사회 전체의 총 화폐보다 무조건 더 많다는 뜻이다. 돈벌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갚아버리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돈이 풀려있을 때도 못 갚았는데 누군가가 돈을 갚아서 총 통화량이 더 줄어버리면? 더 못 갚는다는 것이다. 즉 화폐를 못 갚는 것은 그들이 게으르고 무능하고 남의 돈 떼먹는 씹새끼들이라서 못 갚는 게 아니라 애초에 절대로 수학적으로 갚을 수가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애초부터 돈 떼먹을 작정으로 빌리는 씹쌔끼들이랑 좆같이 게으르고 무능해서 못 갚은 새끼들도 있긴 한데 그런 놈이 하나도 없이 다 성실하게 일하고 유능한 놈만 모여있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못 갚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부채라는 것이 이렇게 절대로 갚을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만기에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뿐이다.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서 더 많은 화폐를 찍어낸 다음 그 화폐로 이전 부채를 갚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문제를 미루기만 할 뿐 전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만기는 미뤄졌지만 부채는 더 커진 거니까. 


이런 짓을 하며 국가의 운영자들과 그들과 친분이 있는 소수의 권력자들은 시민이 쌓아온 자산을 탈취하고 가끔씩 인플레가 너무 심해졌슙니돠 하면서 금리를 올리는 척하며 자산 가격을 폭락시킨다. 그리고 폭락한 자산을 싼 가격에 사들이며 (화폐가 아닌)진짜 가치를 가진 실물자산과 부동산, 그리고 알짜배기 회사를 갈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경기변동 사이클이 일어나는 원인이다.


그런데 이런 사이클은 십년짜리 작은 사이클이다. 조금 더 긴 시계열에서 보면 더 큰 사이클이 있다. 수십년에서 백년 단위의 화폐의 교체 사이클이다. 위의 경기변동을 몇 번 반복하면서 금리를 장기우하향 시켜가며 돈을 풀면 종국에 도달하는 것은 단 두가지 밖에 없다. 하이퍼 인플레이션 혹은 대규모 파산이다. 화폐를 갚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거 갚으려고 화폐를 더 찍어내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고 못 갚고 배를 째면 대규모 파산이지.


누군가가 못 갚는다는 말은 무슨 말인가? 당연하지만 누군가는 받을 화폐를 못 받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나는 누구한테 화폐 빌려준 적이 없으니 괜찮겠네?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부채라는 것을 무슨 계약서 쓰고 언제까지 갚겠다 라는 그런 것만 생각하니까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부채란 광의의 의미에서 나중에 꺼낼 용도로 누군가에게 넘겼으면 다 부채임. 그런 의미에서 전국민이 참여하고 있는 대출계약이 있다. 바로 예금, 적금, 입출금통장 이런 거 전부임. 이거 대출이란 말을 안 쓴 거지, 은행 입장에서보면 은행이 개인들한테 대출을 받은 것임. 


그런데 앞서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을 택하는 대신 금리를 올리고 돈을 거둬들이는 방식을 채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했지? 어 돈을 못 갚는다고 했음. 즉 은행이 배를 째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뱅크런이지. 즉 뱅크런의 근본원인은 담보가 없는 명목화폐+부분지급준비금 제도 때문이고 그 위에서는 무슨 규제를 하고 아무리 철저하게 지켜도 무조건 오게 된다는 뜻이다.


거시적으로 봤을 땐 이렇고 조금 더 미시적으로 보면 은행에게 있어 안전한 투자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음. 은행이 화폐를 버는 방법을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면 이자를 주고 화폐를 개인들에게 빌려서, 더 큰 이자를 받고 그 화폐를 나눠주기 때문임. 그 와중에 좀 위험한 자산 취급받는 게 주식, 부동산, 대출 등이고 좀 더 안전한 자산 취급받는 게 국채 등이지. 개인들에게 3% 이자 주고 1년짜리 예금상품 팔아서 그걸로 5% 짜리 10년물 국채를 사면 은행은 공짜로 2%를 무위험 수익으로 얻을 수 있음. 이것은 막 금융상품 마다 만기가 다르다는 것을 이용하고 또한 개인들이 갑자기 은행에 몰려와서 화폐를 돌려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성립되는 게임임. 


그런데 마지막 시대의 사이클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막겠다고 대출을 조이고 만기를 안 늘려주고 오히려 금리를 올려버리면 어떻게 된다고? 



아 ㅋㅋ 화폐가치는 무조건 우하향하게 되어 있다고 ㅋㅋ하면서 빚투한 영끌족, 안 그래도 이자나 겨우 내던 좆소기업, 레버리지 잔뜩 끌어다 돈놀이 하던 친구들 다 사이좋게 나락으로 가버리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돈을 빌려준 은행은 자기가 대출해둔 돈을 최소한의 손실을 보면서 회수하기 위해 저들의 자산을 대규모로 시장가에 덤핑을 하게 되고 그 짓을 감지한 다른 보유자들도 더 떨어지기 전에 다 던져버리려고 하고 그것 때문에 더 떨어지고 현대사회의 복잡한 금융시스템에서 누군가의 자산은 곧 누군가의 부채기 때문에 이들이 망하면 이들한테 받을 화폐가 있던 다른 놈들도 망하고 그렇게 연쇄 파산이 도미노처럼 번지게 된다.


국채 또한 전혀 안전하지 않게 된다. 국채가 안전자산 취급을 받는 것은, 만기 까지 기다리면 원금이 보장되기 때문인데, 바로 그 만기 까지 기다릴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빚을 갚을 때는 화폐를 줘야 하는 것인데 내일까지 안 갚으면 내가 파산인데 국채를 들고 있는 놈들도 국채를 팔아서 화폐를 번 다음 그걸로 갚아야 하는데 아까 말했듯이 이 상황에서는 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발행한 낮은 이율의 국채의 가격은 떨어진다. 즉 채권을 만기까지 안 들고 중간에 팔게 되면 확정손실이 나게 된다.


그래서 은행은 갚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대출을 갚을 화폐가 없다. 그 분위기가 제 2금융권을 넘어 제 1금융권에 다다르는 순간이 바로 현 시대 화폐의 끝이다. 이게 인간사 수천 수만 종류의 화폐가 나왔지만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다 휴지조각으로 돌아간 원인이다.



하이퍼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대규모 파산은 화폐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현상, 크게 올라가는 현상으로 언뜻 보면 정반대 되는 현상같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그 일시적 단기적으로 가치가 올라간 화폐로 폭락한 자산을 사들이려고  해도, 은행이 배를 째서 애초에 그 화폐를 뺄 수가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 된다는 점이서 완전히 동일한 현상의 두 가지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화폐가 그 본질적인 가치, 즉 제로로 돌아간 것이다. 그럼 은행에서 빼서 옷장에 짱박아두면 되지 않나요? 할텐데 저 상황까지 간 시점에서 이 통화는 더이상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게 만천하에 밝혀진 상황이라 아예 폐지하고 차세대 화폐가 나오게 된다. 환이 원으로 바뀐 것처럼. 그리고 기존 화폐는 두당 얼마 까지만 교환해주는 정책이 발표된다. 즉 일정 이상 화폐는 역시 제로로 돌아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인가? 도대체 인간들은 왜 이딴 걸 돈이라면서 사용하는 것인가? 물론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고 이게 처음 나왔을 때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 말 그대로 부루마블 종이 쪼가리와 다른 점이 없었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진짜 돈을 잊고 신용화폐를 쓰기 시작한 것은 결국 정부의 강압 때문이다. 바로 세금을 신용화폐로 걷음으로써 신용화폐에 대한 강제적인 수요를 만든 것이다.


세금이라는 이름의 벌금을 내지 않으면 모든 자산을 몰수당한다는 그들의 정책 앞에 시민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쓰레기인 신용화폐를 모을 수 밖에 없었고 그 짓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 진짜 돈이 무엇인지도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지식은 국가가 스폰하는 공교육과 학계에서는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잘 알려지지 않게 된다. 국가가 가르치는 것은 오직 노예가 알아야 할 것 뿐이다.


생각해보면 대단히 아이러니한 일이다. 신용화폐라는 것은 국가가 마음대로 확대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도대체 세금을 왜 내는가? 그냥 막 찍으면 되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서민을 돕는다는 정책도 무조건 세금을 걷어서 그걸 지원해주는 방식을 채택한다. 우스은 일이다 차라리 그냥 소비세를 면제해버리면 그 돕고 싶다는 소상공인과 서민을 훨씬 더 직접적이고 확실하게 도울 수 있다. 바로 전재산이 10%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답은 간단하다. 국가는 화폐가 필요해서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다. 국가는 화폐를 마음대로 창출할 수 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은 화폐 그 자체가 아니라 바로 "국민이 세금을 신용화폐로 낸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바로 그것 때문에 신용화폐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고 그 신용화폐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국가가 현존하는 모든 권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나코 캐피탈리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취해야 하는 자세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이 착취 구조를 깰 수 있는가? 어떻게 기존의 국가사회에서 안캡 사회로의 이양을 가능케 할 것인가?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너무나도 깨기 힘든 상식이 되어버린 현 상황에서?



무장 유혈 혁명을 통해? 안된다. 폭력 투쟁은 무고한 희생자를 낸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더러 뭣보다 현실적이지 않다. 이것은 그 추종자들에게 너무 큰 희생을 요구한다. 이상사회의 구축보다는 내 한 몸 편하게 사는 게 자연스러운 목표고 이건 안캡 구성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안캡이 다 뭐 무슨 종교적 광신에 취해서 안캡 사회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는 is 전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되는 것이지. 이런 건 지속적이지가 않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계몽시키고 기존의 국가를 최소국가로 만들거나 분리주의 운동을 펼쳐 쪼개가는 방식을 통해서? 이것은 물론 중간중간에 하면 좋을 일이긴 하지만 역시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쉽지 않은 일이고 그 운동을 펼치는 시간과 노력이 보상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위의 방식보다 덜할 뿐 구성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임이 달라지지 않는다. 지속적이지가 않다는 거지. 먹고 살기 바빠죽겠다는 민영화 시위라도 나가야 한다는 건가?



결국 지속적이며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수 밖에 없다. 근데 뭐 돈이라고 주라는 건가? 당연히 아니다. 다른 사람의 자원을 국가를 통해 슈캉할 수 있는 특수이익집단과 다르게 우리는 그런 방법을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어떻게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 있는가? 답은 이전에 이야기 했던 신용화폐의 필연적 몰락에 있다. 두 가지 결말이 있다고 했는데 그 두 가지 결말 뭐가 와도 상관없다는 점에서 일관적인 대응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하다.



신용화폐는 두 가지 결말 그 어디에서도 제로로 가기 때문에 결국 신용화폐를 통해 진짜 돈을 조금씩 긁어 나가면 된다. 이것은 실행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며 또한 가따부따 설득할 필요도 없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얻는 모습을 보고 주변인들로 하여금 따라서 오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국가 권력의 근본은 신용화폐를 통한 세금 징수이며 이를 가장 확실하게 바텀업 방식으로 깨부수게 된다. 


그들과 싸우는 게 아니다. 그들 시스템을 나와서 부를 그 밖에다가 쌓으라는 것이지.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조금씩이나마 진짜 돈을 활용한 상거래를 발생시키면 된다. 굳이 뭐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경제 활동은 신용화폐로 하더라도 축적을 진짜 돈으로 하는 정도만 해도 구매력의 상승이라는 이점을 누릴 수 있고.



물론 현재의 경기 침체가 마지막 사이클의 대단원일지 매번 있어왔던 작은 사이클일지 정확하게 판별하는 건 쉽지 않다. 작은 사이클의 일부라면, 적당한 디플레가 오지만 신용화폐가 아예 절단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고 금과 은을 포함한 자산 가격은 떨어지기만 하기 때문에 개씨발 어디서 헛소리 들어가지고 손해만 봤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 그게 십년이고 갈 수 있다. 진짜 돈이랍시고 사고 있는데 십년 동안 떨어지기만 하는 거지. 하지만 이것도 결국에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다. 종국에는 그 가치를 찾는다는 가정하에서라면 당연히 내가 경제활동을 계속한다는 가정 하에서라면 계속 떨어져주는 게 좋다. 노년에서 이때까지 모아뒀던 돈 몰빵하는 게 아니라면 떨어져주는 게 오히려 더 큰 상승을 보장한다. 왜? 니가 이제 초년생이라 사모으기 시작하는데 하필 그게 바닥이었다? 살 때 마다 가격이 올라가 있어서 평단이 점점 더 올라가기만 한다. 근데 아니다? 오히려 십년간 떨어지기만 한다? 평단을 아주 낮출 수 있다. 결국 종국에는 엄청 높이 올라가 있는 건 똑같은데 평단은 후자가 오히려 더 낮은 것이다. 



물론 이건 신용화폐는 종국에는 제로로 간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그 십년을 버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확신이 있는 정도를 넘어서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흔들림 없이 이 방법을 고수할 수 있다. 이 방법의 가장 좋은 점은 국가 권력을 가장 확실하게 부술 수 있는 점이면서도 개인에게 경제적 인센티비를 주고 뭣보다 심지어 현행법 상으로 전혀 불법이나 탈법의 여지도 없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하면서도 아주 평화로운 방법이다.




Q : 신용화폐가 종국에는 제로로 간다는 게 맞다 쳐도 왜 하필 금과 은인가? 다른 게 훨씬 더 오를 수 있는 거 아닌가? 애플 주식이라든가?

A1 : 맞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에는 화폐가치의 상승과 하락이라는 변수보다 훨씬 더 지배적인 변수가 있다. 그 회사가 잘되냐 마냐 라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 갑자기 애플보다 더 인기 있는 회사가 나올 수도 있고 미래세상에는 갑자기 스마트폰이라는 것 대신 전혀 다른 새로운 기기가 대세가 될 수도 있다. 주식은 그런 것에 따라서 진짜 돈인 금과 은 보다 훨씬 더 뛸 수도 있지만 반대로 훨씬 덜 뛰거나 혹은 아예 제로로 갈 수도 있다.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회사의 가치가 하락해버리는 거지. 나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대규모 디플레이션으로 인한 공황상태에서 살아남을 기업은 많지 않다.

A2 : 맞췄다 쳐도 강력한 리스크가 있다. 부동산, 주식 이런 것들은 정부에게 그 자금흐름이 전부 보이는 자산이다. 앞으로 세금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인플레 방어만 한 것인데 명목가치로는 어마어마한 상승을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그 경우 엄청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내가 누구랑 뭐를 얼마로 거래하는지 정부가 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과 은은 확실한 안전을 제공해준다.


Q : 코인은요?

A : 돈은 전형적인 winner takes all 게임이다. 지금 여러개가 난립하는 것은 현 시대 신용화폐가 망해가고 있고 아직 어느 것이 최종 승자가 될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인은 주식과는 전혀 다르다. 코인은 돈으로서의 쓰임 말고 다른 용도로 쓰일 확률이 거의 없다. 회사는 어떤 회사가 이런 일을 하면 어떤 회사는 저런 일을 하고 지 할일만 하니까 당연히 여러 회사가 공존 가능하지만 코인은 그렇지 않다. 승자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다 망할 것이다. 그런데 정확히 뭐가 승자가 될지 알 수 없어서 위험한 점이 있다. 하나 정도는 금은과 더불어 살아남을 것 같긴 하다. 나는 그게 아마 비트코인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만 알 수 없는 노릇이지. 자신 있다면 해도 좋다. 다만 거래소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개인지갑에 보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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