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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평] 십수년에 한번씩 반복되는 인공지능 개호들갑

노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4 22:06:45
조회 494 추천 1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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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의 등장으로 또 뭐 무슨 기본소득이 필요하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러다이트 운동에서부터 발전한 게 하나도 없는 레퍼토리다. 이런 말 하면 또, 아니 인공지능이 그딴 시시한 자동화나 기계화 따위 와는 비교가 되냐느니, 세계의 석학이 노동자들 다 대체될 거라는데 니 따위가 뭐라고 별 거 아니란 듯이 말하느냐느니, 세상물정 모른다느니, 이번엔 진짜 다르다느니 하는 소리들을 하는데


과연 그럴까?


이번 인공지능 설레발은 진짜니까 이번에야말로 저번 설레발과는 다르게 진짜진짜로 대체할 거라고는 말하지만 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보니까 존나 놀라운 성과라서, 대단한 석학들이 그렇게 말하니까로 요약된다. 필연적 논리전개로 이끌어낸 결론이 아니라 자기가 얼마나 놀랍느냐가 바로 그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인데, 개호들갑으로 결론난 저번 설레발 때도 그 당시에는 현대의 인공지능에 필적할 정도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는 걸을 알지 못한다.


일단 산업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애초에 인공지능 설레발 자체도 지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자기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 밖에 알지 못하고 그 외는 상상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신기한 노릇이겠지만 자동화나 기계화 정도가 아니라 인공지능 떡밥으로 불타오르는 것이 지금이 처음도 아니고 두번째도 아니고 이미 세번째다. 처음과 두번째는 이미 모두가 아는 결말을 맞았으며 인공지능 겨울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그 당시 사람들을 열광시킨 기술은 현재의 gpt와 비교하면 정말 심심이보다 못한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진지하게 활용되기도 했으며 거기에 마음의 위로를 받는 사람도 많았고 그에 따라 호응도 높았다. 이 호들갑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붐 사이클의 절정 부근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이러면 꼭 지가 잘 못 쓰니까 어쩌구 라는 말이 딸려 나오는데


나는 현재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고 gpt 활용도가 가장 높은 직군 중에 하나다. 아주 훌륭한 서비스고 잘 활용하고 있지만서도 무슨 인간의 99% 퍼센트 대체하니 마니 하는 건 설레발이라는 걸 잘 알 수 있는데 일단 gpt는 호들갑 떠는 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수학적 추론 능력이 아예 제로에 가깝다. 코딩 테스트 문제 아주 어려운 문제를 척척 풀어내는 걸 보여주면서 이것 보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지만 그거 알고 보면 전부 인터넷에 답과 해설이 올라온 문제에 한해서만 올바른 답을 제공한다.


그렇지 않은 문제는 설사 브론즈 라고 하더라도 거의 풀지를 못하는데, 브론즈 문제의 난이도가 어떤 것이냐고 하면 딱 롤이나 오버워치에서의 브론즈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로그래밍에 어제오늘 입문한 사람들이 푸는 문제들로, 한 마디로 못 풀면 머리를 좀 다친 게 아닌가 의심해야 할 그런 문제들인데도, 베껴올 곳이 없으면 못 푼다는 것이지. 인간이면 ㄹㅇ 쌩초보도 푸는 문제들인데. 한 마디로 gpt는 추론능력이 전혀 없이 그 상황에서 제일 그럴듯한 단어를 내뱉어준다는 것인데 물론 대단한 혁신이고 놀라운 서비스지만 호들갑과는 달리 전혀 강인공지능 근처에도 못 간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또한 gpt가 인간보다 더 뛰어난 점이 있어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도 경제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니 할 수 있는 소리다. 진정한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은 다른 사람보다 무능력한 사람에게도 일자리를 준다. 왜?


일류 주방장이 있고 아르바이트생이 있다고 하자. 주방장은 요리는 물론이고 설거지도 아르바이트생보다 훨씬 더 잘하지만 자기 손으로 설거지를 하지 않고 돈을 써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맡긴다. 자기가 하면 더 빠르게 깨끗하게 할 수 있는데 왜 돈을 써가며 알바를 쓸까? 알바가 하는 만큼 설거지는 좀 부족한 점이 있고, 알바비도 들지만 그 시간에 요리에 전념함으로써 그 알바비를 상쇄하고도 남을 더 많은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자본주의는 상품과 서비스가 더 효율적으로, 더 빠르게, 더 대량으로 풍부하게 만들어질 수 있게 한다. 그 대가로 주방장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알바는 허접한 숙련도를 가지고도 일자리를 얻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더 많은 선택권과 (그러지 못했을 때 대비)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대단한 석학이 그랬다더라 라고 하는 말도 매번 똑같은 레파토리다. 그들은 그 어떤 이슈만 있다 싶으면 국가의 권력확대를 지지하는 명분을 만들어 내는 대가로 세금 지원을 받는 이들이다.


게다가 백번 양보해서 gpt가 서민들의 일자리를 삭제하는 것이 맞다 쳐도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게 기본소득이라는 것 자체가 코메디다. 정치인들이 화폐를 뿌리겠다는 말은 서민들에게 무언가를 제공해주겠다는 말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화폐를 뿌린다는 말은, 니 예적금의 가치를 삭제시키고 그걸 자기가 가져간다는 말도 동치다. 명목화폐 시스템에 너무나도 길들여져서 부와 자산의 기준이 화폐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고정되어 있는데 하루빨리 그 맹신의 늪에서 탈출하는 것이 좋다.


어떤 사회의 부가 넘친다는 것은 그 사회에 화폐가 많다는 의미와 전혀 다르다. 심지어는 금이 넘친다는 말과도 다르다. 부란 그 사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어내는가에 달려있다. 기본소득은 화폐의 가치를 낮추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하지만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지 않는 권력자는 자신이 지정한 화폐의 사용을 강제하며 가격을 통제한다. 결국 이 모든 짓은 강제노동과 가격통제와 배급제를 불러온다. 그리고 이는 자발적인 의욕을 삭제시킴으로써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압도적으로 낮추는 결과를 역시 불러일으킨다. 기본소득의 끝은 아사다.


정치인들의 무언가를 나누어주겠다는 말을 할 때 그들은 절대 자신의 것을 나누지 않는다. 그들은 항상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서 나눠준다고만 한다. 그들이 화폐를 나눠주는 것은 화폐의 본질가치가 제로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나눠주면 나눠줄수록 사회 전체의 구매력은 정치인이 훔쳐먹고 남은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이다. 나도 정치인들이 화폐가 아니라 금과 은 아니면 뭐 비트코인으로 기본소득하겠다면 백번 찬성한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국가는 항상 금과 은을 몰수해왔다. 그리고 화폐는 뿌려왔지. 이것이 무엇이 진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정치인들의 자백이며 정치인들이 화폐를 나눠준다는 게 무언가를 베풀어주고 있다는 망상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하지만 뭐 무리겠지. 역사를 알면 알수록 느끼는 것은 사람들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을 조금만 배워도 붐 사이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라는 주식 관련 유머 짤방이 있는데 자신의 멘탈리티가 해당 그래프의 "새로운 논리 탄생" 이라는 부분과 비슷하다는 알아야 한다.


화폐 교체 사이클의 주기가 주도면밀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자각하는 것은 힘들다. 하루살이는 백년에 한번 천년에 한번 일어나는 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명이 십만년, 백만년이 되는 생물이라면 그것을 잘 챙기겠지. 우리는 십만년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지성인이기 때문에 생애 한번도 보지 못한 사건에 대한 것도 대비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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